이런 기회가 또 한번 오는구나.

우연히 도서관 프로그램을 검색하다가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도서관에 이 분이 직접 오셔서 강의를 하신다는 소식을 접했다. 바로 '신청하기'를 꾹 눌러 신청완료! 둘째가 유치원 끝나는 오후 2시부터 한창 바쁘게 움직여야 할 4시까지가 강의시간이다. 어쩌지? 어쩌랴, 어떻게든 시간을 내야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두구두구두구 바로,

'고미숙'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처음 베이비트리를 찾았던 그 해에는 이덕일 선생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더니

또 한번 좋아하는 선생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일단 사인 받을 선생님 책을 준비했다. 강의 시작 시간이 다가오는데 5교시 수업을 하는 첫째는 왜이리 연락이 없는지 초조해졌다. 첫째가 오면 바로 함께 도서관으로 달려갈 수 있게 준비를 했다. 아무래도 둘째를 데리러 갈 수는 없었다. 유치원에 전화를 드리는 수밖에.

다행히 첫째가 늦지않게 집으로 왔다. 가방을 놓게 하고는 바로 엄마랑 갈 때가 있다며 같이 나섰다. 집 근처 마을버스 타는 곳에서 버스를 탔다. 걸어가면 강의 전에 사인을 받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역시 내 걸음보다는 버스가 빨랐다. 강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릴법도 한데 없었다. 강의 장소가 어디인지 1층 어린이도서관에 가서 물어보고서야 찾아갔다.

3층에 있는 강의실에 갔더니 문이 잠겨있었다.

강의실 앞에 있는 작은 카페에 우선 앉았다.

헝클어진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 묶어야겠다 싶어 화장실로 이동하려는데

'아, 저분이구나!', 책에서 본 듯한 선생님의 모습을 한 분이 나타나셨다.

"혹시, 아...... 선생님 사인 좀 부탁드릴게요."

아직 강의 시작시간까지 여유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 선생님의 사인를 받았다. 베이비트리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쭤보고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사진도 함께 찍었다.

첫째는 1층 어린이도서관에 가서 책보라 하고 선생님을 따라 강의실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중간에 나가야할 것 같은데 뒤에 앉기는 싫어서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요런게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10대 소녀의 마음일까?

 

둘째를 데릴러 가야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강의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으면 그 때 일어나야지 하면서 1시간이 흘렀다.

선생님이 쓰신 책을 여러 권 읽어서일까

강의 내용과 책의 내용이 서로 일치하여 어떤 얘길 하고자 하는지 스펀지처럼 흡수되는 듯했다.

아마 선생님 책을 읽지 않고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의 저자 강연회란 제목만 보고 오신 분들이라면

느낌이 사뭇 다를거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마, 공부의 달인이란 표현에 혹해서 오셨다면 이게 뭐야 하셨으리라.

 

다행히 강의는 2시간을 꽉 채우지 않았다. 

시간적 여유를 많이 남겨주신 점이 내겐 오히려 감사했다.

강의를 끝내고 선생님이 먼저 강의실에서 나가셨다.

바로 따라나갔다. 완전히 어린아이 같은 나를 발견했다.

실은 강의 전에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니 너무 어두워서 영 아니다 싶었기에

또 한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였다.

1층에서 책 읽고 있는 아이를 빨리 불러 내서는 먼저 밖으로 나가신 선생님을 쫓아갔다.

어디로 가셨을까? 벌써 멀리 가셨나? 차를 갖고 오셨나?

아, 저기 저 앞에 가고 계셨다.

강의를 들으러 오신 수녀님들과 함께 걸어가고 계셨다.

다행히도 내가 걸어가야할 방향과 일치했다.

아이와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

수녀님들이 먼저 맞은 편쪽으로 길을 건너가셔서 선생님께 또 한번 부탁드리기가 쉬워졌다.

혹시 귀찮아하시지 않을까 약간 머릿속으로 멈짓했지만

오히려 어둡게 나온 사진에 속상한 내 맘을 먼저 알아주셨다.

이번엔 아이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폰을 맡겼다.

선생님께서 오히려 한 번 더 찍어달라고 아이에게 주문하셨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확실히 사진이 잘 나왔다.

선생님이 가시려는 전철역 근처까지 함께 걸었다.

우린 전철역 앞 버스 정류장에 멈추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직접 걸어가시는 모습이 책을 통해 알고 있던 선생님의 모습과 일치하는 듯했다.  

 

나를 만나러 여기까지 오셨다는 착각을 할만큼 기분은 최고였다.

이런, 강의를 듣고 나오는 사이 유치원에서 몇 번 전화와 문자가 온 걸 확인했기에 

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는 택시를 바로 잡아타야만 했다.

게다가 4시에 할 일이 있어 그 시간을 맞추려면 택시 외엔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택시는 요럴 때 타는거라고 첫째에게 말해주었다.

아이는 "네가 뭐랬나뭐."란다.

엄마 기분 최고야라고 자랑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선생님을 아이와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엄마의 설레는 모습, 엄마의 좋아 들뜬 모습, 이런 엄마의 자연스런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선생님, 언제 한번 선생님이 계신 필동으로 찾아갈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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