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치원에서 주말에 간단히 해보라고 보내주는 숙제.
"나에게 특별한 숫자는?"
.....
우문이라고 생각했다.
꼬맹이들이 숫자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가졌기 힘들테니까.
아이 가방을 정리하며,
하이틴 잡지의 앙케이트 처럼 참..지면 메꾸기도 아니고 이건 뭐람~
하고 팽개쳐두었더니
그 앙케이트(?)를 꼬마가 혼자서 열심히 메꿔놓았다.
여러분은 좋아하는 숫자가 있나요??
나는...숫자따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굳이 꼽으라면 안정감 있는 3.
양적인 의미, 1과 2를 양쪽에 끼고 다닐 수 있는 3을 좋아하겠다. ^^;;
특별한 숫자를 쓰고 그 이유를 쓰는 란에 적힌
우리 꼬마의 답은 이랬다.
" 경 ... 많아서.
조 ... 경보다 작지만, 십보다 많아서
1억 ... 만보다 많아서 "
보통의 사람들도 좋아하는 숫자를 물으면,
0과 9 사이의 숫자 중 어떤 것 한가지를 고를텐데..
이 녀석의 당돌한 글이 너무 웃겼다.
남자 아이 특유의 "센 놈 되기"의 연장선 상에 있는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요 사이 부자였음 좋겠다는 녀석의 바람이 담긴 것인지
나로서는 이해 할 수 없지만,
엉뚱한 생각이 간간히 엄마와 아빠를 즐겁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정도가 생겼다..고나 할까..
후훗..
웃기 힘든 현실에, 한 줄기 빛이었던 에피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