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드립니다.

자유글 조회수 3058 추천수 0 2014.03.27 08:19:22

안녕하세요, 


미국 중부 작은 동네에서 15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입니다. 

남편 유학 차 이 곳으로 온 지 2년 7개월쯤 되었고, 그래서 아이도 여기서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넉넉한 형편도 아니면서 타지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희는 조금 더 특수한 경우입니다. 아이가 원인도 치료법도 알려지지 않은 선천성 희소질환을 갖고 태어났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해야 할 것, 깨쳐야 할 것도 더 많고 특별한 경험도 더 많이 하게 되더군요.


어딘가에 공개적으로 글을 써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러한 경험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꽤나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이라 유학 나올 당시부터 가능하면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이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가 아니라 '한국에 돌아갈 수 없겠구나' 하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 아이와 지금처럼 행복하게 웃으며 살 수 없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희소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도적 장치, 그에 수반되는 경제적 문제, 의료, 아이 교육 문제 등 무엇 하나 걸리지 않는 것이 없는 겁니다. 


그런 얘기들을 나눠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인사합니다. 

안타깝게도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난 수많은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을 생각하며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그들과 함께, 때로는 그들 대신, 그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무엇이 힘들고 무엇이 문제이며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 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다른 부모들과 똑같이 겪는, 양육의 노고와 즐거움과 보람을 잊지 않고 나누는 그런 소소한 재미도 함께 누리고 싶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겪은 임신, 출산, 육아의 전 과정을 한국의 문화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구요. 


아마 당분간은 제 나름대로 글감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하며 조용히 지내게 되겠지만, 다른 분들 글 읽고 즐기며 덧글로나마 인사드리겠습니다. 요 며칠 아이 어금니가 나는지 밤에 통 잠을 못 자고 있는데, 이것도 또 금방 지나가는 거겠죠? 흑...출산 후 잠 제대로 못 자는 게 가장 힘든, 16개월차의 엄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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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슬
'활동가-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막연했던 그 꿈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은 운명처럼 태어난 나의 아이 덕분이다. 아이와 함께 태어난 희소질환 클리펠-트리나니 증후군(Klippel-Trenaunay Syndrome)의 약자 KT(케이티)를 필명으로 삼아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라는 제목의 연재글을 썼다. 새로운 연재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은 아이책, 어른책을 번갈아 읽으며 아이와 우리 가족을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내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함께 잘 키워내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과 삶을 꾸려내고 싶다.
이메일 : alyseul@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alyson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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