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태어나기 전에, 우리는 딸과 아들인지를 궁금해 하기 보다는 누구의 기질과 체력을 물려받을 건지 궁금해했다. 히말라야 베이스캠프까지 다녀온 우주아빠는 사서고생하는 탐험가형이라면, 그림보고, 티비보고, 손으로 쪼물락거리는거 좋아하는 나는 방콕형인간이기 때문이다. 아빠의 성격과 엄마의 체력 조합이 우리가 가장 두려워한 것이었다. 결론은 우리 우주는 아빠의 성격과 체력을 70% 이상 물려받은 것 같다.

 

우주 아빠의 육아는 갓난아기일적에 산후조리원에서 잘 안아주고 우유도 먹여주곤 했는데, 모유수유로 돌아서고 난 후 간혹 안아재우기, 자주 스마트폰으로 추억 남기기 등 육아보조자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와 둘이 있는 것을 무척 두려워해서, 한 10개월까지는 아이를 놔두고 집앞 마트에만 재빨리 다녀오곤 했다. 간혹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성난목소리의 남편과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 목소리가 휴대폰 넘어로 들려오곤 했다.

 

아이가 세살이 되자, 아빠랑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기 시작했는데, 타요버스타고 마트가기(우리집에서 세정거장)로 시작해서, 아빠랑 할머니댁가기(KTX로 2시간)을 시도했다. 우주아빠는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을 싫어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데, 아이한테 책 읽어주기 이런 분야는 질색을 한다. 다행히 네살이 된 올해는 자전가 트레일러를 중고로 구입하여, 아빠랑 우주랑 집근처 수목원, 광장등에서 저녁시간을 잘 보냈다. 남편은 아이와의 추억을 만드는 것에 흡족해했다. 물론 집에 와서 달래면서 씻기, 재우기, 먹이기는 내가 할 몫으로 남았지만.

 

아빠와 여행중의 절정은,

지난 수요일에 "거창"(우리집에서 150KM)으로 번개*  공개방송을 다녀온 일이다. 여름부터 어린이집 친구의 번개* 자랑에 기죽은 우리 우주는 망토달린 번개*옷으로 한동안 버티다, 드디어 몇번의 시도끝에 공개방송에 당첨된 것이다. 남편이 휴가를 내고 부녀 둘이서 자가용으로 다녀오기로 했는데, 장거리인데 우주혼자 카시트에 앉아가는 것이 불안했다. 더구나 딸아이는 아빠의 흥분과 뿌듯함에 비해 시큰둥한 모양새였다.

 

그 둘은 무사히 다녀왔다.

남편말로는 주차장에 번개*옷을 입은 아이들이 절반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 우주도 다녀와서 다음에 또 가자고 조른다. "멀어서 어떻게 다녀왔어?" 하니 "갈 때 잤어."하고 쿨하게 대답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벌써 이렇게 컸나 싶어 대견하기도 하고, 이상하게도 아이가 훌쩍 큰 데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아빠와 우주의 즐거운 여행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주가 자라나면서 둘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관계로 지속되기를 바란다.

나와 우리아빠처럼

 

그날 이후 ,

우리 우주의 번개체조는 더 정교해졌다.

파워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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