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만나지 어느덧 26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네요.

돌이켜보면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막상 글로 쓸려니까 어떤 말부터 써야할지 모르겠어요.

7살 때였죠.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가 말이에요.

전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우리 엄마였음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우리 엄마 해주세요!"

라고 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제 소원대로 엄만 우리 남매의 엄마가 되어주셨는데 살아가는 시간들 속에서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위로와 격려를 해줘야 하는 시댁 식구들은 오히려 감시의 눈초리로 엄마를 색안경끼고 바라보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야 하는 남편은 오히려 엄마에게 더 혹독하게 대했었죠.

그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엄마가 힘들어 하고 아빠와 싸울 때면 제발 나가지 말아달라며 울며 붙잡기만 했었어요. 그럴 때마다 엄만 짐을 쌓다가도 동생과 저때문에 떠나지 못했어요...

사실 엄마가 낳은 자식도 아닌데 우리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여지껏 살아오신 것을 보면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입니다....

 

엄만 하나님때문에 너희들을 버리고 나갈 수 없었다고 고백하곤 했습니다. 그때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면 참 다행스럽단 생각만 했었지 엄마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었어요.

그리고 내가 크면 엄마에게 더욱 잘할테니 참아달라고 말했었죠.

가정에 소홀한 아빠, 게다가 학창시절 맨날 사고만 치고 다니는 동생으로 인해 약 15년이란 긴 세월을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제가 결혼을 하고 또 아기를 낳아보니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고, 또 위대한 분이셨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엄만 지금의 제 나이에 우리집에 왔었죠...

만약 나에게 엄마와 같은 일이 닥쳤다면 전 일주일도 제대로 견디지 못했을 것 같아요.

내가 낳은 아이도 돌보는게 쉽지 않은데 엄만 어떻게 우릴 키웠는지...

혹 아빠와 이혼하더라도 우리만은 포기할 수 없다던 엄마의 말에 얼마나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았는지 몰라요...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 고맙고 또 사랑하는 당신께 전 이제껏 제대로 보답하지도 못하고 제 위주로만 살았던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합니다....지금 이 순간까지도 당신의 삶보다 우리 남매를 더 많이 생각하고 위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그저 감사하고 또 죄송해요...

엄마...

제가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제 엄마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고 모진 세월 우리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고, 또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엄마...정말 사랑합니다...

 

                                   엄마의 딸이어서 행복하고 감사한 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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