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모두들 추석 잘 보내셨나요? 시골 다녀오랴, 제사 지내랴, 귀성길에 힘들었을 우리 엄마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국 명절이면 외국살이 며느리의 특권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토토로네 엄마는 가족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한 가지 경험을 빼면은요.

 

추석즈음해서 The Lunar and Planetary Institute에서 주관하는 '달관찰'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보름달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이는 요즘에 제격인 행사였는데요, 토토로네가 살고 있는 곳이 나사 우주센터도 있어서 인지, 곧잘 이런 행사들이 무료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것 같습니다. 몇가지 코너로 구성된 곳을 자유롭게 오고가면서 달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도 듣고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용어를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잘 설명해주었는데요, 달에서 직접 가져온 돌들도 관찰해보고, 만져보게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달의 표면에 구멍이 보이는 원리를 요리활동으로 표현해보고, 실제 달 박사님의 프리젠테이션도 들으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천체만원경으로 달보기! 저녁 8시부터 진행된 행사였기 때문에 잔디밭에 위치한 천체만원경을 통해 실제 달을 관찰해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음영이 선명하게 보이는 달. 어릴적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상상의 달이 제 눈앞에 이렇게 가까이 보이다니!!! 아이들보다 제가 더 신나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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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만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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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채취한 돌 관찰하기 여념없는 토토로네 엄마 

 

학창시절 과학이라는 과목은 저와는 정말 담을 쌓은 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와 화학원리들 때문에 질려버렸으니깐요. 제게 과학은 너무나도 어렵고, 수능공부를 위해 존재했던 과목에 불가했지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아이들은 제가 그렇게 싫어하던 과학적인 질문들을 쏟아붓네요. "엄마, 왜 똥이 나와?","엄마, 왜 비가 와?""엄마, 왜 도마뱀은 빨리 도망가?","엄마, 왜 달이 우리를 따라와?","엄마, 왜 그림자가 이렇게 커?"...수많은 질문들이 오고가면서 우리의 삶이 바로 과학과 무관하지 않는다는 것, 의문과 질문을 통해 과학은 시작되고 일상 속에 숨겨져 있는 과학의 원리와 현상들이 이렇게나 매력적인 것이었나 되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정답을 알려주어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었는데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땐 동화적인 이야기로 무마했지만, 사고능력이 발달하는 유치원 연령시기부터는 "왜 그럴까?" 엄마도 함께 의문을 가져보면서, 실제 관찰도 해보려고 하고, 안되면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살펴보면서 탐구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즈음이면 "왜 그런것 같아?"라고 되물어보니 자신들의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그럴듯한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엄마가 되어서 비로소 아이들을 통해 과학적인 삶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는 것을 깨닮게 되었네요.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벌레와 생물들, 꽃과 식물, 사계절의 변화, 날씨의 변화, 우리 몸의 변화, 요리에서 발견하는 물질의 변화...이 모든 것에 의문점을 가지는 것부터 '과학'은 시작된다는 것.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소소한 과학적인 의문이 비단 '과학'으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자세와 시각에도 과학적인 시선이 있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적에는 이렇게 꼬마 과학자들이었지만, 어른이 되면 점점 변화에 둔감해지고 의문을 품지 않고 주어진 대로, 있는대로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가고는 있진 않는지...한번쯤은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삶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조금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더이상 엄마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저희들 스스로 의문을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아이들과 '과학자' 놀이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토토로네 아이들이 지난주 죽은 금붕어가 "왜 뒤집어져서 죽었을까?"를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마지막 보루인 "선생님한테 물어봐"라고 해야할까..고민중인 요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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