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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병원에서 뒤바뀐 아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진정한 아버지다움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프리비젼 제공

고레에다 감독 ‘그렇게 아버지…’
진정한 아버지가 되는 길 그려

“피는 물보다 진하다.”

아직까지 ‘자손을 낳아 대를 이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한 한국과 일본 등 동양에서 이 말은 여전히 움직일 수 없는 진리처럼 통용된다. 그래서일까? ‘병원에서 뒤바뀐 아이’라는 설정은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역시 이 낯익다 못해 다소 신파적인 설정을 끌어왔다.

호텔처럼 좋은 집에서 아름답고 다정한 아내 미도리(오노 마치코), 6살 아들 케이타(니노미야 게이타)와 사는 대기업 직원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삶은 안락하고 행복했다. 병원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기 전까지는. “당신의 아이가 친자가 아니다”라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같은 날 태어난 두 아기가 우울증에 걸린 간호사의 악의 때문에 뒤바뀐 사실이 드러난다. 6년 동안 서로의 아이를 친자식으로 길러온 두 가족은 그렇게 만나게 된다. 경제적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독립적이고 규칙적인 삶을 강조하며 아이를 키운 료타와 달리 작은 전기상회를 근근이 운영하는 유다이(릴리 프랭키)는 자유로운 방목형으로 아이를 길러왔다. 이렇게 가치관과 환경이 너무도 다른 두 가족은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빨리 각자의 원래 자리에 돌려놔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 앞에 갈팡질팡하게 된다. 기른 정인가, 낳은 정인가?

고레에다 감독은 기존 드라마나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관객 앞에 이런 질문을 던져놓고, 료타와 유다이 가족의 선택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눈물 콧물 다 짜내는 최루성 드라마나 신파 영화의 정형화된 문법이 아닌 ‘가족이란 무엇인가’, ‘아버지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통찰로 영화를 풀어낸다. 아들이 자신처럼 뛰어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료타의 욕심, 팍팍한 삶 속에서도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하는 유다이의 노력을 장면마다 섬세하고 예리하게 그려내며, 감독은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낳는 것’만이 아니라 ‘애정과 사랑으로 시간과 추억을 쌓아 가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자 아버지가 되는 길임을 말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모가 어떤 아이를 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남자가 아버지로 성장해 가는 성장 이야기에 무게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를 잘 살려낸다. 고레에다 감독은 배우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뽑아내기로 유명하다. <아무도 모른다>(2004)의 야기라 유야는 칸 영화제 최연소(14살) 남우주연상을, <공기인형>(2009)의 배두나는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일본의 꽃미남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료타 역)와 아역 배우 니노미야 게이타(케이타 역)의 연기가 돋보인다. 19일 개봉.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신문 2013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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