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나빠요....

책읽는부모 조회수 4951 추천수 0 2012.05.18 07:23:42

  베이비트리에서 보내준 세번째 책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변화시킨다"를  받고서 "어!"라고 외쳤다. 우리집 서재에 꽂혀있는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변화시킨다'와 동일한 저자였기 때문이다. 내용을 살펴보니, 이번 책은 예전 책의 증보판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사서 읽었던 책인데, 별 감흥없이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좋은 말로 가득한 책이었던 거 같은데. 시중에 가득한 육아서적 중 하나쯤으로 기억될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받은 책을 읽을 땐 왜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많은지. 공감 200%였다. 처녀 적에 막연하게 육아를 상상하면서 읽을 때는 분명 그저 그랬는데, 세월이 흘러 아내, 엄마가 되어서 읽으니 가슴에 쏙쏙 와닿는 구절이 가득하다. 궁할 때 가장 큰 배움이 이루어진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

 

 퇴근길에 김밥을 사가지고 아이와 함께 공원으로 산책가는 엄마, 얼마나 재밌게 놀아주었던지 유치원도 가기 싫다는 아이의 엄마,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국인과 꽤 대화가 되는 여성, 밖에 나가서는 남편 험담 안 하는 아내, 그리고 학생들을 무지하게 사랑해서 편지를 써주는 선생님....


  책에 나온 선생님의 얘기를 읽으면서 그래. 나도 아이 속도에 맞춰서,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놀아줘야지. 남편도 사랑하고 자기계발도 하고 그래야지. 하다가도 문득 현실을 바라보면 그게 말처럼 쉽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깨어있는 시간에는 무조건 엄마 옆에 있고 싶다는 18개월 딸 때문에 밥상 차리는 것도 버거울 때가 많다. 아이 재울 때 같이 잤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설겆이와 빨래를 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순간 우울해진다. 아이를 키우는 지혜를 찾아 책도 읽고 싶고, 교육 프로그램도 시청하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미래를 위해 영어 공부도 하고 싶은데... 근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그럼에도 이영미 선생님처럼 할 자신은 없다.


 '선생님은 친정어머니가 도와주셨으니까 나보다는 좀 더 나은 조건이었어.'

 ' 자주 새벽에 들어오는 우리 남편보다는 한가한 남편분을 두셨을 거야.'
 뭐 이런 핑계도 찾아본다. 그러다가 또 우울해진다. 너무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신 선생님이 미워진다. 혼자서 몰래 '선생님, 나빠요. 흑흑' 하기도 하였다. 정말로.


  꿈처럼 멋지게 인생을 살아가시는 선생님이 부럽다. 아련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꿈일지라도 꿈을 포기할 수야 없지. 암. 그렇고말고. 다시 한번 의지를 다져보며 밑줄까지 그었던 서문의 글귀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아이는 지금 행복해야 한다. 지금 행복해야, 그리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 앞으로의 인생도 행복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차게 될 것이고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줄 거라 생각한다.(13p) 나는 좋은 엄마이기보다 행복한 엄마, 행복한 아이들의 엄마이고 싶다.(15p)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888 [자유글] 아이를 돌보는 고마운 동물들... image [1] wonibros 2012-05-22 4746
887 [책읽는부모] 공부두뇌... 내 아이 아닌 우리 아이들 이야기 [2] blue029 2012-05-22 5701
886 [자유글] 갑자기 생겨난 자유시간, 할 일이 없다! [8] 분홍구름 2012-05-21 4909
885 [책읽는부모] 아이의 공부 두뇌… 전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 다시 읽어야 할까봐요. ^^;; [1] jsbyul 2012-05-21 4504
884 [자유글] 무림의 고수들을 만나다 imagemoviefile [6] anna8078 2012-05-21 5316
883 우리 가족 자존감 높이기 [1] wakeup33 2012-05-21 4947
882 [가족] 당신은 첼로, 나는 비올라 image 베이비트리 2012-05-21 4660
881 [가족] ‘쇼윈도 부부’ 집에선 각방쓰고 밖에선 행복한 척 image 베이비트리 2012-05-21 5122
880 <아이자존감의 비밀-서천석> 아이들이 좌절할때에도 좋은 부모가 떠오른다면? [2] ping337 2012-05-20 7397
879 [자유글] 며칠 전에 읽은 글을 찾고 있는데.... [2] haengdong 2012-05-20 4119
» [책읽는부모] 선생님. 나빠요.... zizing 2012-05-18 4951
877 [책읽는부모] 기다리기 정말 어렵습니다. [2] wakeup33 2012-05-17 5441
876 [자유글] 호박킬러, 다욜라에요 ^^ imagefile [2] bora8310 2012-05-17 4774
875 [요리] 양파, 재주 많은 놈 같으니라구 image 베이비트리 2012-05-17 7156
874 [직장맘] 나의 육아기는 앨범북 imagefile [3] yahori 2012-05-16 23194
873 (5.12. 아이 자존감의 비밀) 후기 ~ 성공 경험이 정말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imagefile [1] wordfaith 2012-05-16 4815
872 서천석 선생님 ‘인기 인증샷’이요 imagefile anna8078 2012-05-16 7231
871 [가족] <책읽는 부모 2기> 표현이 서투른 우리 아버지.. [3] biggy94 2012-05-16 5031
870 [가족] 미국에서도 물귀신 image 베이비트리 2012-05-16 4382
869 [가족] 이혼 뒤 잠수탄 ‘옛 남편’…애는 어쩌구요 image 베이비트리 2012-05-16 5667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