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함께해온 아내와 두 아이.

[한겨레 토요판] 가족관계증명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과 함께한 지도 10년이 훌쩍 넘어 버렸네. 그런데 어제만큼은 오랜만의 데이트여서인지 무척 설레었어. 어제 오랜만에 단둘이서 함께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삶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은 것 같아 즐거웠어. 며칠 전부터 영화관 같이 가자고 약속했잖아. 그러고 보니 우리 함께 영화 본 것도 1년이 넘었던 것 같아. 영화 티켓 사면서도 좀더 저렴하게 보기 위해 함께 오랜만에 고민도 해보고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당신의 행복해하는 모습에 자주 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

가족 나들이도 계획을 해봐야겠어.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예전보다 야외에서 가족들끼리 시간을 갖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거 같아. 주말만 되면 당신은 당신대로 계획이 있고 나 또한 집에서 쉬고 싶은 생각에 가족끼리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아이들하고 놀아주지 못해서 계속 마음에 걸리네. 모처럼 가족끼리 벚꽃축제도 가보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싶네. 경제적인 부분이 좀 걸리긴 하지만 내가 좀더 열심히 벌면 되지 뭐.

당신과 나보다 아이들을 항상 우선시하며 앞만 보면서 달려왔는데 이젠 좀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살고 싶어. 어르신들이 늘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니, ‘살면 얼마나 산다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다는 것을. 우린 이제 반환점을 막 돌았잖아. 앞으로 하루하루를 가치있게 행복하게 살고 싶어.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서로 자존심을 지키다가 싸움이 커지고, 후회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서로간의 애틋한 마음보다는 미움이 많이 자리잡았던 것도 사실이야. 부부싸움 하고 나서 혼자서 집 지킬 때 얼마나 외로웠는지 몰라. 왜 그랬을까 항상 후회되지. ‘후회하지 말자!’ 살겠다고 하고선 항상 후회만 하는 행동을 하고 마네. 내 잘못이 조금 더 컸던 것 같아. 내가 더 노력할 테니 앞으로 우리 다투지 말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당신 건강도 좀 신경썼으면 해. 나도 숨쉬기 운동 빼고는 하는 운동이 없어서 내일부터라도 아침 일찍 일어나 걷는 운동이라도 해야 될 것 같아. 요즘 뱃살이 장난 아니게 찐 거 같아서 내 몸에 대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어. 예전에는 너무 말라 살이 찌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다이어트해야 하다니… 당신도 몸매 관리 했으면 좋겠고, 아이들 등교시키느라 바쁘겠지만 조금 일찍 일어나서 같이 운동했으면 좋겠어. 우리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하게 살도록 하자.

당신한테 항상 고맙고 미안하네. 잘해주지도 못하는 남편과 살기가 그동안 너무 힘들었지? 앞으로 정말 잘해줄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앞으로 존중하면서 사랑해줄게. 사랑한다 오은희~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편이.

▶ 평소 쑥스러워 가족들에게 전하지 못한 사랑과 감사, 미움과 용서 등 마음속 얘기들을 <한겨레> ‘가족관계증명서’ 코너에서 들려주세요. 마음을 담은 편지 글(200자 원고지 6매)과 추억이 담긴 사진을 함께gajok@hani.co.kr로 보내주세요. 채택된 사연에는 빕스(VIPS)에서 4인가족 식사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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