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처럼, 내 말처럼 읽혀졌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빙빙 멤돌던 고민과 생각들이 이렇게 콕콕 찌르는 말들로, 정확하게 표현되었을까 신기해하면서...

아마 대한민국 부모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거울'처럼 보기 싫은 내 모습까지 여과없이

비춰주는 느낌을 받지않을까 싶다.

나또한, 이 책에서 거울처럼, 내 자화상처럼 투영되는 모습들이 스쳐지나간다.

 

사실 나는 상담가로, 미술치료사로 5년여간 아이들을 만나면서 책에서 말하듯,

이러한 시스템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건강을 챙길수 있을까? 안쓰러웠다.

엄마손에 상담실에 끌려온 아이들, 혹은 학교측에서 의뢰된 아이들을 만날때마다

저마다 처한 상황과 겪은 일들을 들을때면,

정말로 지금 이렇게라도 버틴게 너무 놀랍고 고맙기까지했다.

나라면, 내가 어렸을때 그런 일들을 겪었다면, 나 더 미치지않았을까? 아니 삶을 포기하지는 않았을까 싶은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아이 뒷편에 앉아있는 부모들...

정말로 "아이는 부모의 증상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아이를 통하지않고서는 나의 존재로 확인할 방법이 없는 엄마들"

사실, 상담실에 온 아이들보다 엄마들을 만나는게, 엄마들을 회복시키는게 더 힘들때가 많았다.

처음에는 도대체 자기 아이를 저렇게까지 내몰수 있나? 저렇게 무감할 수 있나?라면서

부모에게 화가 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차츰, 아이 뒤에 웅크려앉은 엄마들의 자책, 죄책감, 불안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나 또한  아이가 감기만 걸려 병원에 가서 의사앞에 앉으면

괜히 내잘못마냥 주눅들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아이를 낳고 내 안에 수많은 그늘과 상처, 죄책감, 불안들을 만나면서

가슴아프게 공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안에서 소용돌이가 치기 시작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스스로에게는 지치고 아이에게는 무감각해지는 모습

골목길까지 수시로 드나드는 차들, 온통 시멘트길의 서울

나는 출근하고, 아이는 어린이집 가고, 퇴근해서는 밥먹고, 씻고 자기 바쁘고

물론 일을 하게되면 어쩔수 없는 문제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과한 일과 빡빡한 생활로

내 안에 균형점이 깨지면서, 아이와의 관계 또한 균형점이 깨지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소용돌이들이, 일에 대한 욕심, 제주생활의 막막함, 불안들을 내려놓고

제주이민을 선택하게 된것이 아닐까 싶다.

 

제주에 와서도, 나는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고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시 다니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몇개월동안 아이와 자연속에서 뛰어놀면서 책에서 말한 것처럼

"부모가 먼저 자신만의 삶의 기준을 갖자.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첫걸음"을 뗀 것 같다.

 

나의 기준은, 나 자신의 균형을 항상 유지하는 것이다.

일과 육아, 나 자신과 가족, 나 자신과 나의 내면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과 내 역할들에 충실하는 시간들

어느것 하나가 과하게 되면, 하나는 무너진다.

엄마로써의 역할에만 몰입하면, 나 자신의 행복과 균형점이 깨진다.

결국 책에서처럼, 부모 자신이 먼저 독립해야되는 것이다.

 

하지만, 빽빽한 한국사회에서 게다가 할일도 정말 많아도 너무 많은 한국워킹맘들이

자신의 마음건강을 지키면서, 아이를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가?

나는 차마 이 책처럼, 명확하게 딱부러지게 말하진 못할듯싶다.

그저 "지금껏 너무 고생했다고, 힘들었겠다고, 나또한 아이 키우면서 그럴때가 많다고"

그래도, 그렇게 힘들어도

"아이가 우리를 부모로, 어른으로 자라게 하지않는가"

부모로, 어른으로 자라는 성장통으로 생각하고 힘내자고.. 그렇게 토닥여주고싶다.

내가 만나는 엄마들에게도, 그리고 엄마인 내 자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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