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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어느 날...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나일이랑 매일 놀이터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 어느 날..

나는 우리 딸이 여간내기가 아님을, 내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날의 시작은 이러했다.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있던 나일이는 심심한 나머지 모래 위에 누워서 뒹굴고,

모래를 다리에 붓고, 시체놀이를 하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나보고 같이 놀자고 했지만, 민석이가 엄마의 두 손을 차지하고 있었던 지라,, 나는 입으로만

"나일아, 두꺼비 집 만들까? 나뭇잎 따서 얼굴 만들까?" 하며 간신히 달래고 있었던 찰나였다.

7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오더니,,, "나도 모래놀이해야지~" 하며 나일이 앞에 털썩 주저앉았고

"뭐 만들고 있었어?" 하며 다정하게 물었다.

그러자 나일이는 날 보더니, 씨~~익 웃으며 입모양만, 소리는 내지 않고, 나만 보이게

"오빠가 같이 놀재 "라고 속삭이곤 입이 귀에 걸린다.

그런데 이내 표정을 싹 바꾸며 남자아이에게 "내 모랜데? 왜 가져가냐?" 하며 뾰로퉁  + 애교 + 도도 하게

다짜고짜 따지는 거다. 그러자 남자아이 왈, "왜~ 같이 놀게~~" 하더니 나일이에게  몇살이냐, 유치원은 어디 다니냐, 어디사냐 등등... 처음 만나면 으레 주고받는 멘트를 날려준다.

 

나는 남자아이 물음에 역시나 뾰로통 + 애교 + 도도 + 신비주의로 완벽하게 무장한 나일이를 보며,,

헐~ ....

 

'얘, 내 딸 맞아? 왜이렇게 밀당을 잘하지? 고수가 따로 없네? '

그리곤,, 이내,,, 카카오스토리에 나일이랑 남자아이가 노는 사진을 찍어 올리자...

'카스 친구' 들께서. 속성 댓글을 달아주었다.

L 엄마닮았고만,,

L 네 딸 맞다.

L 나일아, 이모한테도 전수해주겠니?

등등..

 

내가 그, 랬.었.나?????

 

뭐,, 쨌든.. 그날 나일이와 남자아이의 대화를 들으며, 깜놀한건 사실이지만 약간 안심이 되기도 했다.

지고지순한, 청순가련형 여자보단 낫겠지 싶어서.....

그런데 가장 웃겼던 대화 내용은,,,, 나일이가 "우리 삼촌은 호주 갔다왔다~" 하자..

남자아이는 "우리 삼촌은 군대갔다왔다~" 했던 것 ^^ 넘넘 웃겨서 집에 오니,, 녹음이라도 해둘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

 

그런 우리 딸.... 그 뒤론 ... 글쎄... 나하고 밀당을 한다. --'

<엄마와 연애할 때> 책의 저자와 딸 윤서처럼,,, 나일이도 나에게 마음을 열어줄 듯 말 듯,,

애정표현을 찐~하게 해주려다가도 "엄마는 민석이만 이뻐하니까~" 하며 날 스쳐가는 거다..

어우, 이런 재주는 언제부터 부리게 되는 거니?? 응?

남편은 이런 나일이를 보며,, '영악'하다고 했다. 당신 닮아서... 헐.

 

부담없이 술술 읽힌 책인 만큼,, 읽으면서도 이런 저런,, 지난 날들이 떠올라 풉, 하고 종종 웃음이 나왔다.

나일이가 밀당의 고수였음 확인했던 사건 외에도, 아이를 데리고 처음 해외여행을 갔던 그 날의 심정, 모유수유를 하며 느꼈던 우울함... 울음을 터뜨리면 내 입에서 음매~하는 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아 애써 참았던 그 순간... , '일'과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 등등.... 그동안 나를 훑고 갔던 사건들이 한 단락, 한 단락 떠올랐다. 그리고 저자의 바람대로, 나는 저자의 글을 읽고 뭔가 하고 싶어졌다.

그 뭔가는... 일단 나 자신을 먼저 추스리는 일이다. 그리고 육아로 인해 너무 상처받지 말아야겠다며 지난 일들을,,, 툭툭 털어내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가슴에 못박아두었다.

그리고... 우리 나일이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되면 좋겠는지...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떤 사랑을 하면 좋겠는지... 엄마로서 딸에게 들려주고픈 그럼 말들을 한번은 정리해둬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몇 년 전, 나일이를 임신해서, 태교에 열중한 답시고,,, 별다른 일 없이 시간을 보낼 때..

우연히 인터넷에서 저자의 칼럼을 읽었었다.

그리곤.. 생각했다. '이런 글.. 나도 쓸수 있을것 같은데?. 뭐,, 내가 남자가 좀 많이 만나봤어야지~ 후후' 하며.. 사실.. 그렇게 많이 만나본 것도 아니지만 ^^;;;

한글 파일을 열고 자판위에 손을 올려놓았다가..... 이내 멀뚱멀뚱 놀고만 있는 손이 겸연쩍어 '연애 칼럼은 아무나 쓰는게 아니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니, . 그 글이..

나로 하여금.. 또다른 연애 칼럼을 써보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던 들.

연애칼럼을 쓰는 그녀는..그때도 '엄마'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살짝 실망스러우면서도, 많이 부럽고, 멋지고,,,

그리고...,,, 엄마들은 역시..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임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 파이팅!! ^^

 

-- 책.. 재밌게 정말정말 잘 읽었답니다~ 책 안에 끼워주신 은행잎까지....

이런 정성어린 마음이 담긴 선물을.. 너무 오랫만에 받아,,, 감동이었어요 ^^

이러니 제 입에서.. 베이비트리 짱! 베이비트리 사랑해요! 저절로 나올수밖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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