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책을 읽을 때 꼭 책장의 저자소개를 먼저 읽습니다. 내가 원해서 보기 시작하는 책이지만 그 책을 지은이에 대해 내가 알아야 책을 쉽게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심리때문이지요.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내가 처음 들어본 책이니 저자가 누구인지 더욱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저자소개에서부터 뭔가모를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 이 책은 나에게 어떤 교육학적 이론이나 심리학의 이론을 강요하지 않겠구나.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나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서로 어루만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쏟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산의 고통을 나누면서, 아이를 키우며 싸우고 반성하며 서로가 커가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부모가 되어서야 내 부모의 마음을 깨닫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어 내려갔던 건 바로 공감이겠지요.

 

사실 조산원에서의 출산이나 예방접종에 대한 생각 등은 제가 공감을 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일반 육아서에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 양육을 하며 엄마가 하는 실수에 대한 반성과 그로인해 느끼는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 등은 여태 읽었던 육아관련 책 중에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예로 저도 아이에게 인스턴트나 과자와 같은 간식을 주지 않고, 밥과 반찬은 항상 집에서 조미료 없이 만들어서 주어야 한다고 고집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도 필규처럼 밖에서 보는 과자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결국 가끔은 먹이는 편이 욕구의 제어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우리 모두 무엇이든 경험하고 실수 하고 깨닫고 한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사실 보통 육아서를 보면 죄책감만 한다발 얻을 때가 많잖아요.)

 

결정타는 에필로그였습니다. 내가 아이를 낳고 기르며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저자도 똑같이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 사실 저는 저자처럼 봉사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아이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지도 않고, 식구 많은 집 딸도 아닌데 단지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분모 하나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생기더군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아마도 잠 못자고 불편하게 밥을 먹으며 힘겹게 즐거운 육아를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책을 덮고 나서 꿈나라 여행을 하고 있는 두 딸을 한번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속삭였습니다. 주변에서 처음으로 아이를 낳아 그 누구의 도움도, 조언도 받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내가 이 천사들을 키운 경험을 주변에 알려주며 두려움 없는 엄마가 되도록 격려할 수 있도록 나를 키워준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말입니다. 고슴도치의 사랑처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마음껏 사랑하며 내 사랑으로 더욱 건강하게 자라날 내 아이들이라는 믿음을 두려움 없이 엄마되기를 통해 얻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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