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옆에서 사진은 왜 찍는데?

자유글 조회수 11606 추천수 0 2011.09.09 14:43:08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화려하게 아늑하게 절경 펼쳐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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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갑고 눈부신 햇빛,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시멘트 차단벽, 그리고 줄을 잇는 매연 뿜는 차량들, 기지개 한번 못 켜고 앞차 꽁무니만 뚫어져라 바라보며 전진해야 하는 운전자들. 생각만 해도 가슴 한구석이 갑갑해져온다. 그런 점에서 귀향길·귀성길이든 출장길이든 오고 갈 때, 아래와 같은 휴게소를 거칠 수 있다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휴게소 경치가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어 하시는 분들, 들러보면 알게 된다. 차에서 내려 굳었던 몸을 펴며 기지개 한번 크게 켜는 순간, ‘오호, 제법 괜찮은데!’ 하는 감탄사 절로 터지게 하는 휴게소들이다. 설치된 대형 망원경(500원)들이 경관 빼어난 전망대임을 웅변한다. 전망 좋고 경치 좋은 휴게소 네 곳을 소개한다.



발아래 펼쳐진 망망대해 → 동해(동해 쪽)·옥계(강릉 쪽) 휴게소

“시원하고 경치 좋고, 피로가 저절로 풀리네그랴.” “난 가끔 일부러 여길 찾아온다니까.” 지난 1일 강릉과 동해를 잇는 동해고속도로 옥계휴게소. 한떼의 아저씨·아주머니들이 바다 쪽 울타리 옆 평상에 김밥·음료수를 펼쳐놓으며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들뜬 표정들이다.



꽃피는 철에도 단풍철에도 눈 쌓이는 철에도, 들르는 이들에게 빼어난 경관으로 상쾌한 휴식을 안겨준다는 곳. 옥계·동해 휴게소는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 중 가장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유일한 바닷가 휴게소다. 남쪽을 바라보면 울타리 구실을 하는 나무들 너머로 도직 해변과 망상 해변으로 줄달음쳐가는 겹겹의 파도들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모래밭 안쪽으론 강릉~삼척을 오가는 ‘바다열차’ 철길과 해안도로, 고속도로가 나란히 뻗어 있다. 북쪽 옥계항 쪽은 시멘트공장에 가로막혀 경치가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미니 골프연습장이 있는 2층 계단으로 오르면 경관이 한결 나아진다.



옥계휴게소에서 전자제품 매장을 운영하는 김광용(54)씨는 “골프 연습도 하고 바다 경치도 보고, 여기만한 휴게소가 어디 있겠느냐”며 “골프공 한 박스 치는 데 3000원이지만, 시간 되는 대로 맘껏 치다 가셔도 좋다”고 말했다. 휴게소 1층엔 옥계테마박물관도 있다.



더 높은 곳에서 더 트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고속도로 맞은편 휴게소인 동해휴게소(동해 쪽)다. 기존 휴게소 건물은 할인매장을 들이고, 최근 바다 쪽 전망이 좋은 새 휴게소 건물을 지어 문을 열었다. 2층 식당에서 식사하며 창밖으로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바다 전망대는 여러 곳이다. 건물 1층 옆 널찍한 광장에 ‘포토존’이 있고, 나무의자들과 고성능 망원경을 설치했다. 건물 3층 전망대에도 망원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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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고속도로 옥계휴게소(강릉 쪽)의 테마연못과 쉼터.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줄기→ 경부선 금강휴게소(양방향)

동해·옥계 휴게소가 바다 전망이 으뜸이라면, 내륙의 경부선 금강휴게소는 유려하게 흐르는 금강 물줄기 풍경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내륙 최상의 전망대 휴게소라 할 만하다. 금강나들목과 함께 있어 왔던 길로 되돌아갈 수 있는 양방향 휴게소다. 금강 물줄기 쪽으로 건물 옆에 파라솔이 설치된 테라스가 있어, 밥 먹고 음료수 마시며 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리(금강4교) 쪽으로 흐르는 물길에선 수상스키가 물살을 가르고, 건너편 강변의 낚시꾼들도 눈에 띈다. 매운탕·도리뱅뱅이 등 민물고기 음식을 파는 식당과 패스트푸드점이 있는 휴게소 2층에서도 창밖으로 강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휴게소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포장마차 즐비한 물가로 내려갈 수 있다. 한 포장마차 주인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중에서 술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자랑했다.



춘천 시내와 주변 산줄기 한눈에→ 중앙선 춘천휴게소(양방향)

춘천에서 대구까지 이어진 중앙고속도로의 북쪽 끝에 있는 양방향 휴게소다. 춘천에서 출발하는 이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거나, 춘천으로 가는 고속도로 이용객이 마지막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휴게소 옆쪽으로 조성된 아담한 숲길 산책로(꼬부랑길) 한쪽에 춘천 시내와 주변 산줄기를 건너다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가 있다.



용인에서 왔다는 손수훈(39)·이수진(36)씨 부부는 “다른 휴게소에선 먹을 것만 사들고 다시 차를 타게 되는데, 여기엔 공원과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쉴 겸 해서 자주 들르게 된다”고 말했다. 산책로엔 대형 개구리·잠자리·기린 등 동물 모형이 설치돼 있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쉬기 좋다. 언덕 위에 세워진 대형 풍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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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동해 쪽)의 바다 전망대.




말 귀 닮은 마이산 바위봉우리 장관→ 진안(익산·장수 쪽)휴게소

마이산(전북 진안)은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산이다. 얕은 산줄기들 사이에서 거의 수직으로 일어선 거대한 두 바위봉우리다. 멀리서 바라봐도 뾰족한 두 암봉이 기이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백악기에 형성된 역암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암마이산으로 불리는 서봉이 높이 685m, 수마이산인 동봉이 678m다.



호남고속도로 익산과 대전~통영 고속도로 장수를 잇는 익산~장수 고속도로 진안휴게소 두 곳(장수 쪽·익산 쪽) 모두에서, 쫑긋 세운 말 귀 형상의 마이산을 감상할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달리든, 멀리서 갑자기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나타난 뒤 곧 진안휴게소로 들어서게 된다. 두 휴게소에 모두 마이산 전망대인 정자 마이정이 마련돼 있다. 나무계단을 따라 언덕 위로 잠시 오르면 정자에 이른다.



마이정에 서면, 마이산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다가와 있고, 고속도로 건너편 휴게소 정자도 바라다보인다. 좀더 뾰족해 보이는 왼쪽 봉우리가 수마이산, 오른쪽이 암마이산이다. 늦은 여름휴가를 내 홀로 여행중이라는, 청주에서 온 오국진(55)씨는 “마이산 반대쪽은 풀 한 포기 없는 바위절벽인데, 이곳에서 보니 녹음으로 덮인 모습이 새롭다”고 말했다. 정자 아래쪽엔 망원경도 설치돼 있다. 진안휴게소 환경관리인 정봉원(66)씨가 말했다. “단체손님이라도 오면 주차장에서부터들 마이산 사진 찍느라고 난리가 나요, 난리가.”



글.사진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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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테마가 있는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f7143e783e44ea421e71bbdf77360c1f. » 전망 좋은 휴게소와 이색 시설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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