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고 엄마가 되었지만 '어린이 날'이란 말은 예나 지금이나 저의 마음을 참 설레이게합니다.

 

어릴 때에는 어린이 날에 엄마가 읍내에서 사다주신 짱구 5봉지, 빵빠레 5개가 그렇게 좋았어요.

5개를 제가 다 먹으건 아니구요, 우리 5형제가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먹으라고 엄마가 한명에 하나씩 선물을 주신 것이지요. 사실 지금처럼 과자를 쉽게 사먹을 수 있는 형편도 아니였고, 설사 과자가 있더라도 5명이 넉넉하게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었죠.

 

그런데 어린이날에는 예외였어요. 누가 뺏어먹을까 허겁지겁 먹지않아도 되고, 과자의 참맛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었죠.^^* 거기다 어린이날만큼은 엄마가 청소며 심부름을 시키지 않으셨어요.

맛있는 과자를 먹으며 만화를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날, 그 날이 바로 어린이 날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소박한 어린이날의 풍경이지만 그땐 천국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했다니까요!

 

어린 시절을 지나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면서 우리 형제들에게 더 이상 어린이 날의 추억이 생겨나진 않았어요. 하지만 조카가 생기면서 다시 어린이날은 선물받는 즐거움 보단 선물을 준비하는 설레임으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해를 지내다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니 어린이 날은 준명절 급으로 급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3살이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니 요구사항이 많아졌어요. 얼마 전부터 솜사탕 노래를 그렇게 열심히 부르더니...결국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놀이를 갔다가 책에서만 보던 솜사탕을 실제로 보게 된 것이죠. 그땐 솜사탕 사달라는 아이의 시선을 분산시키며 어물어물 잘 넘겼는데 이번 어린이 날에는 그래 어린이 날이니까! 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솜사탕을 사주었어요.^^;;

아이도 제가 그랬던 것 처럼 솜사탕 한입하고 아! 천국의맛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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