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네집에 오신 경상도 친정엄마는 미국의 일상을 보시면서 여러가지를 비교하십니다.

 

미국여자들 참 옷 편하게 입네, 유행도 없구먼, 남 신경 안쓰고 잘 다니네~

업고 안고도 없고, 카시트에 애기 달랑달랑 들고 다니는거 봐라~

여기는 세탁해서 옷 널을 일 없어 너무 좋네~ 건조기가 마음에 딱 든다!!

미국 여자들은 손톱에 매니큐어 엄청 바르네~ 저래가 요리는 하겠나!

음식도 너무 간편하네! 오븐에 땡 넣으면 그만이고, 냉동식품이 아이구 많기도 해라~

걸레가 없구먼, 티슈로 닦고 버리면 끝이고! 편하네 편해!

애들 도시락도 빵쪼가리에 너무 간편하구먼~ 설겆이 거리도 없게 비닐에 넣었네!

아침도 씨리얼로 먹으면 일도 없네없어~

사과도 그냥 베어먹네. 과일 껍질도 안깍고 먹는가벼. 좋네~

 

친정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참 편한 일상인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서구식 생활은 동양쪽보다 훨씬 간편한 것 같구요.

사실 처음에 놀랐던 건 엄마들이 결혼반지, 큰 다이아가 툭 튀어나온 반지를 거의 다 끼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저 반지를 끼고 설겆이도 하고, 집안일도 하는걸까?'의아해했었는데, 미국 엄마들은 거의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물에 손을 넣을 일이 많이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보통 결혼반지는 끼고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오히려 결혼을 했는데, 결혼반지를 끼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보통 싱글맘 아니면 이혼녀? 정도로 생각한다구요. 그래서 저도 부랴부랴 결혼반지를 찾아서 끼려고 했으나, 그 동안 끼지 않은 탓도 있지만 손가락이 굵어졌는지 들어가지 않는 슬픈 현실...겨우 찾은 것이 아주 작은 다이아가 막힌 프로포즈 반지. 그거라도 끼고 다니고 있답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식기세척기, 건조기, 오븐을 정말 잘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식기세척기가 용량이 커서 하루동안 그릇을 모아서 저녁때 한번만 돌리니 편하더라구요. 그런데 어쩔 수 없이 한국먹거리들은 냄비, 소쿠리, 통들이 많이 쓰여서 큰 것들은 따로 설겆이를 하기는 하죠. 그리고 세탁기의 건조 전용의 건조기 너무 좋습니다. 드라이 클리닝 옷감이 아니라면 40분만에 건조 끝~ 먼지도 깨끗이 빨아들이는 망이 있어서인지 뽀송뽀송 너무 좋더라구요. 여행 한번 갔다오면 한보따리 빨래들을 하루에 모두 개서 옷장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오븐요리 사실 어려운 줄 알았는데, 너무 간편합니다. 오븐 요리 레시피도 엄청 많고, 고구마, 감자도 오븐에 넣고 구우니 더 맛있구요. 아이들 쿠키도 슈퍼에 만들어져있는 가루들이 많아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자원낭비는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일회용품이 범람하더라구요. 식당에 가면 냅킨, 일회용 컵, 포크, 접시를 제한없이 씁니다. 스타벅스도 머그컵이 없고, 모두 종이컵들이구요. 아이들 학교 파티에 가서 보면 종이접시, 냅킨, 컵 모두 일회용으로 쓰고 나서 바로 버리죠. 남은 음식도 모두 버리구요. 냅킨이나 종이접시 컵들은 일회용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너무 예쁜 것들도 많지만, 그대로 쓰레기통으로...어떤 식당은 아예 그릇이 없어요. 그리고 슈퍼마다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어요. 물건을 사면 종류별로 비닐봉지에 담아주네요. 집으로 와서 내용물을 냉장고에 넣고 나면 비닐봉지가 수북히 남을 정도로요. 땅이 넓어서 쓰레기 처리에 문제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원절약이라는 개념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더라구요.

 

집안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표도 나지 않는 일이라며 불평불만을 털어놓으면 친정엄마는 항상 그러십니다.

나는 앞치마만 10년 한 여자다!

아이들 어릴때 10년동안은 아무 딴 생각없이 아이들 먹거리 잘 해먹이고, 잘 먹고 잘 자게 해주고, 어디 다녀오면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그러고보면 어린 시절 맛난 음식에 즐거워하던 삼남매였네요. 어딘가 놀러는 많이 가지 못했지만 항상 우리집 문은 열려있었고, 동네 아줌마들의 수다 속에서 친구들과 부대끼며 정을 나누던 무언가 훈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엔 항상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던 엄마의 푸근한 웃음이 있네요.

 

사실 집안일에 묶여온 '엄마'의 역할들이 많은 기계들이 대신해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친정 엄마 시절과 비교해보면 정말 할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고하고, 전업주부인 저는 청소도우미를 쓰는 친구를 부러워하고, 좀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떼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자유시간을 좀더 늘릴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삶의 방식이 바뀌고, 직장맘이든 전업맘이든,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살고 있어도, 그래도 우리에겐 '엄마'만이 가지고 있는, '엄마'만이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을 미국땅에서 다시금 느껴봅니다.

앞치마 아직 벗으려면 저 5년 남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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