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라는 프로그램을 해외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즐겨 보고 있어요.

도무지 제어가 될 것 같지 않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가 달라지니까 신기하게 바뀌는 걸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문제 아이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 라는 말에 동의하곤 하죠. 저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구요.


저는 공개하기가 좀 쑥쓰럽지만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위를 받은 후 지금은 대학교에서 유아교육 교수로 일하고 있어요.

제 이력을 말하면 누구라도 "아동 교육에 관한 전문가" 라는 생각을 하시죠.


그런데...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고, 정작 제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저도 쩔쩔매고 힘들 때가 많아요. 교과서에 나오는대로, 연구논문에서 밝힌대로, 남들에게 조언은 할 수 있지만, 정작 제 자신에게 문제가 닥칠 때는 알면서도 실천에 옮길 여유가 없다거나, 아무리 좋다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봐도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은, 저는 다른 엄마들에 비하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행동지도를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다는 점...

하지만 때때로 좌절하고 힘든 건 엄마라면 누구나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느날 동료 교수님이 신문 칼럼 하나를 오려다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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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반드시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은 저마다의 자유 의지대로 자라나는 것이지, 부모가 아이의 성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녀의 문제행동 때문에 고심하는 부모들에게 세 가지 조언을 하고 있네요.


첫째, 당신의 자녀가 일으키는 문제는 당신 앞에 가로놓인 것이 아니라, 당신 자녀 앞에 놓인 것이다. (즉, 한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말)


둘째, 당신 자녀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돌리려는 시도는 매우 제한적이고 제대로 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녀는 그들 나름의 자유 의지에 따라 성장하기 때문)


마지막으로 (제게 가장 와닿고 위로가 되었던 말이예요 :-), 부모는 그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가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당신의 자녀가 해야할 일이다.


http://www.apiacere.net/xe/19842

제 블로그에 썼던 원문에는 조금 더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좋은 엄마아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렇지만 뚜렷한 성과를 볼 수 없어 낙담하고 좌절하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 칼럼에서 위안을 받으실 듯 해서 나누러 왔습니다.


좋은 가을날 되세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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