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는 다섯살이다.
나는 다섯살에 어린이집에 처음 갔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우리집이 단칸방에서 독채 전세로 이사갔고,
오빠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고,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동네에 생겼으며,
이 모든 것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아마도 내게 "기억이 생생한 나이"인
다섯살 우주를 대하는 심정이 남달랐다.
우주에게 다섯살이란,
완전한 형님반이며,
50명 규모의 작은 어린이집인 엄마 회사 보육시설의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300명 규모의 어린이집의 학교같은 분위기에 적응하는 큰 일을 해냈으며,
엄마 뱃속에 동생이 생겨,
아빠와의 결속과 다툼, 비밀과 미움이 커져간 시기이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의 돈독함이 더욱 강해진 시기다.
미술실력이 일취월장하여,
무한한 창조력으로 한달에 포트폴리오가 한권씩 생기며,
우리집과 외가 냉장고의 벽을 온통 자신의 작품으로 도배한다.
아, 이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서 너무 기쁘고 고맙다.
<우주가 그린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