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최근 둘째 아이 거짓말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벤트가 생겼네요.ㅋㅋ
직장맘인 저는 아이 선생님과의 소통은 주로 수첩으로 하죠.
지난주 수첩에...
"어머니, 불만이야기 시간에 00가 엄마가 공원에 안데려가준다고 화를 내네요.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이야기해서 어머님께 말씀드려요..."
어린이집에 웬 불만이야기 시간?
나중에 알고보니
최근 '거울로 내 얼굴보기' 프로젝트 수업의 일종으로
화나는 얼굴 시간에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화내는 시간이 있었나봐요.
수첩에 적힌 글을 보고 곰곰히 생각해봤죠.
'요즘 원에 다녀오면 언니랑 매일 하는게 근처 공원가서 뛰어 노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외할머니가 힘들어하시는데 혹시 엄마랑 안가서 그런걸까?'
졸지에 전 선생님과 아이 친구들에게 공원에도 안데려가주는 나쁜 엄마가 되었답니다.
눈치가 빤한 5살 아이에게 잠들기전에 슬며시 물었죠.
"oo야, 공원 가고 싶은데 못간 적 있어?"
"아니, 왜?
선생님이 수첩에 뭐라 썼어?"
"아니.... 그냥... oo가 그런적 있나 싶어서.. 자자.."
서툰 제 유도신문에 넘어 올 아이가 아니죠.
잠든 아이 얼굴을 보며 또 생각해봤어요.
뜨거운 주말 낮시간에 공원 나가지 말라고 그래서 그랬을까?
외할머니가 아닌 엄마랑 같이 나가고 싶어서 그랬을까?
다들 화내는 시간이니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한다고 거짓말 해본 걸까?
별거 아닌일일 수 있겠으나 아이가 '거짓말' 했다고 생각하니 별별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다음날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서 선생님을 뵙고
그런적 없다고 답변을 드렸죠.
선생님은 이해해주시는 척 하셨지만
웬지 나쁜 엄마를 보는 듯해서 내내 마음에 걸렸답니다.^^;
(* 공원에서 '나무늘보'를 보여주겠다며 운동기구에 거꾸로 매달린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