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기차 사랑이 대단한 아들 얘기를 해 주신 윤영희 님 글을 읽고 마음이 동해 짧게 글 남깁니다. 저희 집은 아들보단 엄마가 기차를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제가 유독 좋아하는 그림책과 노래에는 모두 '기차'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혹시 기차 좋아하는 아이를 두신 분들, 영어 그림책중에 내용 괜찮은 것 찾으시는 분들께서 관심 있으실까 해서 소개합니다. 


The Little Engine That Could 


banner_littleengine.jpg


저는 이 책을 우연히 어디서 얻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책이 미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하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산 너머 동네 아이들에게 줄 장난감과 음식을 실어나르는 작은 기차 한 대가 있는데, 이 기차가 운행 중에 갑자기 멈춰버립니다. 그래서 이 기차를 끌고 산을 넘어 줄 엔진차량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른 엔진들은 모두 이 일을 거절합니다. 자기들은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잘난척을 하면서 아예 이 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 엔진도 있고,  자신은 너무 늙고 피곤해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며 거절하는 엔진도 있습니다. 


그런데 맨 마지막에 나타난 작은 파란색 엔진이 이 이야기를 듣고서 고민에 빠집니다. 자기는 덩치도 작고 평소 하는 일도 다른 엔진들에 비하면 아주 하찮은 일인데다 산 너머로는 가본 적도 없다면서요. 하지만 이 엔진은 산 너머에서 장난감과 먹을 것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떠올리며 용기를 냅니다. "I think I can!"(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라고 말하면서요. 그리고는 천천히 산을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내내 주문을 걸 듯 'I think I can' 이라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이윽고 산 꼭대기에 오른 파란 엔진. 이제 내리막길만 달려 내려가면 산 너머 아이들에게 선물을 갖다 줄 수 있다는 생각, 산길을 성공적으로 올랐다는 생각에 신이 난 파란 엔진은 신나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며 이렇게 외칩니다. "I thought I could, I thought I could, I thought I could!!" (난 내가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만 19개월 케이티와 함께 보기에는 글이 너무 많고 호흡이 길지만, 저는 이 기차가 외치는 저 두 마디 말이 참 좋아서 이 책을 자주 꺼내 봅니다. 양 팔을 몸에 붙이고 오르막을 힘겹게 달리는 포즈를 취하며 "I think I can, I think I can"이라고 말할 때, 또 가뿐한 마음,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I thought I could"라고 말할 때, 저도 모르게 어떤 힘과 성취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찾아보니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네요. 책을 한 장씩 넘겨가며 읽어 주는 영상이 있기에 링크 걸어둡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H7FTPv7QcQ



(덧.. 그런데 이렇게 쓰고 보니 조금 망설여지네요. 이렇게 대놓고 '영어 그림책'을 소개하는 것, 어쩐지 마뜩찮아서요. 처음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내용의 책이라 공유하고 싶어서 쓴 거였는데, 올려놓고 곰곰 생각해보니 이런 게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평소 외국어 간판이 넘쳐 나는 한국 거리의 풍경을 보며 '우리 엄마처럼 영어 잘 모르는 사람은 커피 한 잔 사 마시기도 어렵다니까! 이런 것도 차별이야!' 하고 생각하던 저였거든요. 개인 블로그에만 글을 쓰다가 베이비트리에 좀 더 자주 쓰게 되니 점점 이런 저런 고민들이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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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슬
'활동가-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막연했던 그 꿈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은 운명처럼 태어난 나의 아이 덕분이다. 아이와 함께 태어난 희소질환 클리펠-트리나니 증후군(Klippel-Trenaunay Syndrome)의 약자 KT(케이티)를 필명으로 삼아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라는 제목의 연재글을 썼다. 새로운 연재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은 아이책, 어른책을 번갈아 읽으며 아이와 우리 가족을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내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함께 잘 키워내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과 삶을 꾸려내고 싶다.
이메일 : alyseul@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alyson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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