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어제 저녁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는 분이 책을 한 보따리 들고 왔다. 다음날 아침 낯선 책을 발견한 딸아이(“나 다섯 살 유치원생이라고”를 외치는 아이)는 마침 <청개구리>를 골라 엄마와 함께 읽었다.

딸 : 엄마는 왜 죽었어?

엄마 : 엄마가 하라는 거 반대로 해서.

딸 : 엄마는 왜 죽었어?

엄마 : 아파서 죽었어.

딸 : 무덤이 뭐야?

엄마 : 죽으면 땅에다 묻는데, 묻은 자리 표시한다고 동그랗게 만든 것.

 

다음날 아침, 엄마는 딸아이에게 머리를 감자고 했다.

엄마 : 서령아, 머리 감자.

딸 : 싫어

엄마 : 그럼 유치원도 싫겠네.

딸 : 유치원은 좋지만 뭐 하자고 하는 건 싫어. 엄마가 머리 감자고 하면 싫어, 아빠가 머리 감자고 하면 싫어, 아빠가 이렇게 하자면 싫어.

엄마 : 서령이가 싫어해서 엄마가 아파.

청개구리 엄마처럼 아픈 척 하며 안방으로 쌩하니 들어갔다.

딸 : (그런 엄마를 보고) 아픈 거 아니네. 말하네.

엄마 : 이제 머리 감으러 가자.

아빠 : (아내를 보고) 청개구리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야!

머리를 감지 않으려고 내빼는 딸아이, 좁은 집에서 잘도 숨는다.

아빠 : 서령이가 청개구리야?

딸 : 묵묵부답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다 어쩐 일인지 마음을 바꿔 재잘거리며 머리를 감았다. 딸아이에게 물었다.

아빠 : 서령아, 청개구리는 왜 울까?

딸 : 엄마한테 미안해서.

아빠 : 뭐가 미안한데?

딸 : 비가 오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아빠 : 그렇구나.

청개구리 엄마가 오죽하면 병까지 나서 죽었을까? 그 엄마 심정, 이제는 충분히 알 것 같다. 그런데 청개구리 엄마가 딱 한 가지만 알았더라면. 이 무렵 아이들은 “싫어”를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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