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8_길.JPG 

뒤늦게 써 보내는 탄생 축하시

/ 이어령


아기야

이제 온 우리 아기야.

너 어느 먼 별에서 찾아왔느냐.

넓은 지구 하고많은 나라 모두 다 뿌리치고

엄마 아빠 찾아 아장아장 걸어왔느냐


한국이 그리 좋아 보이더냐,

대궐 같은 집 저리 많은데

초가삼간 이집이 

네 마음에 들었느냐.


너의 작은 손가락 걸고

맹세한다. 우리 아가야.

네가 자랄 따뜻한 집을 

꼭 만들어줄게.


마음 놓고 뛰어다닐 놀이터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줄게.

"우리나라 좋은 나라"

백번이고 천번이고 외쳐도 될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나라를 만들어줄게.


네가 마실 물 네가 숨 쉴 공기가

이래서야 되겠느냐.

엄마 아빠가 네 이웃이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게

호루라기를 불 연습도 한다.


아가야, 우리 동이야

어둠 속 헤치고 왔느냐.

빛을 타고 왔느냐.

네가 울며 태어날 때

반갑다, 사랑한다.

우리는 웃으며 손뼉을 쳤다.


엄마의 살 아빠의 뼈

그리고 대한민구 반만년의 역사로

오늘

너를 맞는다.

사랑의 이름으로

생명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이어령 지음(열림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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