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저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시야가 흐려서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부모에
의해 죽어가는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그런데
저자가 만난 검사나 기자들 조차 "나도 아이를 때릴 때가 있는데, 부모의 체벌을 어디까지 문제 삼아야 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한다는 대목에서 놀랐다.
이건
법 제도의 문제이기 보다는 사회 구성원 인식의 문제겠구나.
성인이
성인을 때리면 폭력이 되고, 어린이 집 선생님이 아이를 때리면 바로 문제가 되는데 부모가 "내 자식 버릇 나빠질까 가르치는데 뭐가 문제냐?"에는
속수무책인 현실.
동반자살도
그랬다. 사실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본인은 자살을 한 것이라 살인과 자살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데,
자식이
부모를 죽이면 존속살해로 가중처벌을 받지만 반대의 경우는 "오죽 했으면 그랬겠냐"며 오히려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
또한
사회가 책임질 부분도 오로지 부모의 몫이라 생각해서 자신이 죽기 전 자식들을 홀로 남겨 두지 않으려는 심리도 작용한다고.
저출산
문제를 미혼모와 연결한 부분도 새로운 시각이었다.
저출산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으면서도 꾸준히 아이가 버려지고 해외로 입양 시키는 나라.
미혼모의
출산율이 높은 나라가 출산율도 높다는 비교 또한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미혼모의 아이가 있다고 항의하는 이상한 정상가족이 존재하는 하는 현실에서 과연 출산율이 높아 질 수 있을까?
<이상한 정상가족>은 동네 독서모임에서 추천한 2018년 첫 책이었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2일 전에 겨우 구입해 읽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없었지만 다 읽었다는 회원.
바빠서 e-Book으로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다시 책을 사야겠다는 회원.
보통
책을 읽는 동안 인상적인 구절을 표시 해 두고 모임에서 공유하는데 정부 정책과 연결되면 좋을 부분만 따로 표시 해 두었다는 회원.
다들
입을 모아 이 책을 극찬했다.
책을
읽은 소감을 차례대로 말하고 듣고 회원들께 물어봤다.
어릴
적 맞고 자랐는지? 그리고 아이의 훈육을 위해 때리는지?
30대 후반~50대 초반의 회원들 대부분은 맞고 자랐지만 자식을
때리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아이를
기르면서 물리적인 폭력 외 언어적 폭력도 자제하려 했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며 조금 더 일찍 아이가 어렸을 때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워했다.
나도
내 남동생들도 맞고 자랐다.
난 아이를
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남동생들은 아이를 때리는 경우가 있었다.
"너도 맞고 자라 싫을 텐데 왜 때려?" 물으니 "맞아서 이 정도라도 사람 된 거잖아?" 그때 다시
놀랬는데,
저자도
그 지점을 짚어준다. 맞고 자란 사람은 맞아서 이만큼이라도 된 거라고 정당화 하는 심리가 있다고.
맞지
않고 자랐다면 더 잘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듯 아이 한 명이 죽는데도 온 마을의 암묵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은 또 얼마나 섬뜩한가?
그러니
체벌 외 아동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조목 조목 짚어주는 이 책은 누구라도 꼭 한번 읽기를 강추한다.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