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순화님의 책 ‘두려움 없이 엄마 되기’를 때로는 눈물을 찔끔거리고

때로는 불편해 하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아이를 낳을 때의 벅찬 감동,

햇살 같은 아이들이 커 나가는 모습에 감격하는 엄마의 마음을 읽을 때마다

내 아이를 낳았던 그 순간,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이의 모습을

가끔 넋을 잃고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하지만 아이를 믿고 자연을 믿고 생명을 믿으며

두려움 없이 엄마 되는 일이 어찌 그리 쉽기만 할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의 가치관이 얼마나 약하고 흔들리기 쉬운지 알 수 있다.

이 사람의 말이 옳은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는 게 옳은 것 같기도 하고,

무엇하나 정답이 없다. 삶의 정답이 없듯, 육아에도 정답은 없지만

내 삶 안에서 최선의 방식을 찾아 가는 길이 행복한 육아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를 보면 끝없이 나를 자책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를 병원에서 낳은 것부터가 잘못된 선택이었나 싶었다.

천기저귀를 쓰지 못했던 것, 직장맘도 아니면서 아이가 두 돌 되자마자 어린이집에 보낸 것,

주말에 출근하는 남편 때문에 하루 종일 혼자 아이를 보느라 헥헥 거리고

나중에는 귀찮아하기까지 했던 것 등을 생각하면

아이 셋을 이렇게 씩씩하게 키우고 있는 엄마에 비해 난 너무 초라한 모습의 엄마가 된다.

지난 번 아이가 아파 열이 39도가 넘어갔을 때 아플만큼 아파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해열제를 먹였던 내가 또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 자책감이 든다.

이렇게 자책을 하고 나면 남는 건 더 깊은 우울뿐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 한 일이 엄마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그 때문에 앞날을 두려워하고 이렇게 나를 자책하기도 한다.

우울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은 단 하나.

지금의 아이 모습, 그리고 내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 모습을

자꾸 발견해서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이다.

40개월된 우리 아들 아토피가 심했지만 이제 보기에는 아주 건강하다.

모든 음식을 유기농으로 먹이지는 못해도 아직 과자나 사탕, 아이스크림을 사 준 적이 없고

(초콜렛은 가끔 사줬다 ㅜ.ㅜ) 가끔 외식을 하긴 하지만 패스트푸드 점에는 가지 않는다.

어린이집도 공동 육아 어린이집 처럼은 못하더라도 자연 친화형 발도르프 교육을 하는

어린이집을 보낸다. 아이는 어린이집 뒷 동산에 매일 올라가고

친구들과 모래 놀이를 하며 놀다 온다. 한 때 말이 늦어 걱정했지만

지금은 어록을 매일 기억하기 위해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고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워 온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면 나도 같이 따라 하고

아이를 맘껏 끌어안고 뽀뽀하고 사랑한다고 잘생겼다고(!) 매일 말해준다.

잔병 치레도 많지 않고 늘 씩씩한 이 다섯 살 어린이는 우중충한 내 삶의 햇살이다.

아이가 밝으니 나도 밝아진다. 내가 행복해하면 아이도 행복하다.

 

 

  회전_IMG_20111223_173757.jpg

카리스마 짱! 형민군! 엄마가 "형민아, 사랑해" 하면 "뭘~" 하거나 "별말씀을~" 하는

아주 쿨한 아들. (이미지 캡션이 안들어가서 본문에 씁니다 ^^;;)

 

어쩌면 이 엄마는 계속해서 남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자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자책감에서 예전처럼 허우적 거리지 않고 조금 빨리 벗어나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도, 엄마 속에 있는 불쌍한 아이도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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