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는 잡지에서 공부에 대한 강의를 연재하고 있다.

공부, 16년을 학교라는 데를 다녔는데도 아직도 공부를 잘 모른다.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있나 싶다. 오히려 학교라는 곳을 그만 다니고나니, 이제 애까지 생겨 애를 공부시켜야 할 판에 내가 공부에 관심이 생겼다.

잡지 기사를 보면MIT를 나온 이는 이곳 공부 생태계에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문제 창조 정신, 현장 정신, 마지막으로 뭔가를 알고 나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만드는 창업 정신. 그래, 이런게 진짜 공부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서 달달 외우고, 다섯 가지 중 한 가지를 고르는 시험 문제는 공부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 사람이 미국을 뒤흔든 세계 교육 강국 탐사 프로젝트를 했단다. 거기에 한국이 핀란드, 폴란드와 함께 들어가 있다.

그리고 책 제목은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이다.

아니 도대체 뭘 기준으로 똑똑하다고 하는 거지. 미국 아이들보다 한국 아이들이 더 똑똑하다고? 그래, 17,18시간을 학교에 잡혀서 반복, 반복을 하니 수학 문제는 더 잘 풀지 모르겠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자기 이야기로 푸는 것도 더 잘 할까? 공부 생태계가 잘 구축됐다는 대학이 수두룩한 미국에서 이런 걸 한다고?

궁금했다.

먼저 이 책의 내용을 동의하고 따라가려면 피사라는 시험의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 피사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의사소통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책 앞부분을 보니 피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잘 나와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제대로 학생들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하고 수정하고 있다. 그래, 그럼 기준은 피사의 시험 점수라고 하자.

타임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는 2010년 어느 날 OECD(국제경제협력기구) 회원국 34개국을 포함한 세계 65개국 만 15세 학생 51만 명이 참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 피사의 결과를 분석한 표 하나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2009년 미국 학생들은 피사 수학시험에서 26, 과학에서는 17, 읽기/독해 능력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산업현장에서는 곳곳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신입사원에 대한 이야기들이 터져나온다. 그녀는 학생들의 점수와 생활인으로써 업무 수행 능력의 연관성, 미국의 미래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공부로 세계 1등을 하는 나라들을 찾아나섰다. 생생한 현장을 보기 위해 교환학생으로 그 나라에 간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하며 그 까닭을 찾아나섰다.

사실 글 형식은 흥미롭다. 폴란드, 핀란드,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간 아이들 셋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그 나라 교육 관계자들에 대한 인터뷰, 그 배경, 방대한 자료와 설문조사로 얻은 자료들을 잘 엮었다.

 

그리고 결론은?

공부잘 하는 나라는 교육, 폭넓게 학교와 교사를 포함해 교육에 엄격함이 있다.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성휘할 수 있는 기준을 높게 잡는다. 교사의 수준도 높게 잡고 사회에서 교사는 권위있는 직업이다.

 

핀란드에 교환학생으로 간 킴이 친구들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 공부에 신경을 쓰는 건데?" 그 말을 들은 여학생 둘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킴을 쳐다봤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졸업하고 대학을 가서 좋은 직장을 구하겠어?" 킴은 고개를 끄덕였다. … 어쩌면 진짜 미스터리는 왜 핀란드 아이들이 공부에 신경을 쓰는가가 아니라 왜 오클라호마 아이들이 신경을 안 쓰는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교육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문 158 

 

핀란드 아이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도 길지 않고, 사교육도 많이 받지 않지만 공부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폴란드는 가난했고, 피사 점수도 낮았다. 그러다 몇 년 사이 획기적으로 피사 점수가 높아진 나라.

역시 교육의 엄격함을 부여했다. 교사들의 직업 개발 정도에 따라 보너스를 주고 자율권을 주었다. 학생들에게는 정기적으로 표준화된 시험을 보게 하고 직업학교를 택하는 시기를 15세에서 16세로 미뤘다. 교양이 되는 공부를 할 시간을 일 년 더 연장한 것이다.

 

폴란드에서는 항상 가장 낮은 점수가 1, 가장 높은 점수가 5이다. 시험을 볼 때마다 톰은 한 명이라도 5점을 받는 학생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놀라거나 좌절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냥 책가방을 메고 다음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다. 그는 게티즈버그에서 아무도 A를 받지 못하는 수업을 상상해 봤다. 그의 친구들은 그냥 포기를 해 버릴까, 아니면 더 열심히 노력을 할까? 톰이 보기에 폴란드 아이들은 실패에 익숙한 것 같았다. 사실 맞는 논리였다. 하는 공부가 어려우면, 수시로 실패하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본문 120

그리고 한국. 한국에 교환환생으로 온 에릭은 중간에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대학으로 학교를 옮긴다. 대화 한 마디 나눌 시간 없는 고등학교 교실에 질려버린 것.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학생들도, 교육 관계자도 모두들 알고 있다.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든 전략을 궁금해하는 저자에게 한국 사람들은 모두 핀란드가 바른 모델이지 한국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가 생각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는 한국이 '교육은 나라의 보물'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냈다는 사실이다. 역시 한국의 교사들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왔고,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이다

 

또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자녀의 치어리더이자 열혈 팬인 부모말고 자녀가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갖추도록 도움을 주는 부모가 필요하다. 

 

책 전체에서 저자가 강조한 것은 교육의 엄격함이다. 어떤 첨단 장비나 좋은 시설보다 부모, 학생, 교사가 교육의 가치에 동의하고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임할 때 교육 강국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기대하는 대로 크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더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고 풀 수 있도록 기대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에서 피사가 똑똑함의 기준인 것처럼 저자가 말하는 똑똑함도 폭 넓은 공부 전체를 포함하는 개념은 아니다. 대중적인 기본 소양, 교양을 말한다. 사회에 나와서 자기 쓸모를 다 할 수 있는 역량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자기 자리에서 필요한 계산을 하고, 자료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식의 기본적 소양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우수한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많지만 대다수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일하는 사람들 말이다.

모든 사람이 잘나가는 대학에 들어갈 만큼 똑똑할 필요는 없지만, 교육이 기본적인 사회적 역할을 도와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똑똑한 학생들이 많은 한국은 모두가 잘나가는 대학에 들어가는게 목표이고, 그렇지 못하면 패배, 실패한 것으로 보는 사회다. 책 속 표현으로 하자면 배움의 동기가 되어야 하는 경쟁이 이제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여기서 온 사회 전체적 낭비도 엄청나다.

 

교육강대국 중에 한국이 없었다면 더 편하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 내가 잘 모르는 이 나라는 이래서 공부를 잘하는구나, 하면서.

반면 교육강대국 중에 한국이 있어서 또 더 흥미롭게 읽었다. 분명 60년대와 2000년대 한국은 반백년만에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있는 것은 맞다. 이방인의 눈을 통해 그 변화의 원인을 알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부쩍 공부에 관심이 생긴 나는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행복하게 만드는지궁금하다. 그게 공부여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http://blog.naver.com/solchani00/150190560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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