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15557401_20141014.JPG » 푸드포체인지의 ‘영양균형과 미각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천 효성동초 5학년 학생들이 영양꼬치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바른 식문화’ 교육 현장

튼튼먹거리탐험대 전국 순회교육
주방 갖춘 차량서 조리·시식 체험
균형식단 짜보고 다양한 미각 비교
“맛있게 먹고 유용한 정보도 습득”
전문 푸듀케이터 초청해 배우기도

“아이들은 아는 만큼 잘 먹어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나트륨 적게 먹기, 식중독 예방하기 등 건강하게 먹는 법을 교육하는 ‘튼튼먹거리탐험대’의 고혜진 강사의 말이다. 성인들에게 ‘음식 건강하게 먹는 법’을 교육하는 것에 비하면 아이들을 교육했을 때 그 효과가 더 크다는 말이다.

이렇게 어린이들이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먹거리교육’이 화제다. 먹거리교육은 영양·식습관·미각 등 바른 식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통칭한다. 교육방송(EBS) 다큐프라임 <맛이란 무엇인가>의 3부 ‘맛의 교육’ 편에 오감으로 먹는 법을 가르치는 ‘미각교육’이 소개되면서 미각교육을 포함한 각종 먹거리교육이 주목받는다.

지난 5일, 청원 생명 축제가 열린 청주 미래지 농어촌 테마 공원, 9.5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교육차량 ‘튼튼먹거리탐험대’가 문을 열었다. 이 차량은 냉장고·싱크대·조리대·전기오븐 등 조리체험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트럭 안 테이블 6개에는 각각 휴대용 가스버너, 프라이팬 그리고 바나나와 견과류, 각종 야채와 닭안심 등 조리에 쓰이는 재료가 놓여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초등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00515557201_20141014.JPG » ‘튼튼먹거리탐험대’에서 건강한 식문화 교육을 진행하는 오성자 강사의 수업 모습.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뼈 건강에 좋지 않아요. 뼈가 건강하지 못하면? 키가 안 자라요. 나트륨을 빼려면 칼륨 경찰을 불러야 해요. 그럼 칼륨 경찰이 나트륨을 데리고 몸에서 나가요.”

이날 수업을 진행한 오성자 강사는 실감나는 표현으로 어린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어린이들은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안 좋은 이유, 가공식품 영양성분표 보는 법 등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소금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맛이 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직접 칼을 쥐고 바나나와 파프리카를 잘랐다. 칼륨이 많은 바나나를 넣은 ‘바나나 견과류 피자’, 각종 야채와 구운 닭안심을 넣은 ‘닭가슴살 토르티야 롤’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었다.

이날 참가한 전도윤(11)군은 “맛있는 음식인데 몸에도 좋다니 재미있다”며 “앞으로도 친구들과 함께 몸에 좋은 음식을 자주 만들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원(8)양은 “요리를 직접 해보니까 좋다”며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으면 ‘싱겁게 해 주세요’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단체협의회가 운영하는 튼튼먹거리탐험대는 먹거리교육이 생소하던 2009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무엇이 건강한 음식인지를 알고 직접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게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초·중학교를 다니며 나트륨이 덜 들어가 있고 영양 균형이 잘 맞는 식단을 짤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지난 6일 오전, 인천 효성동초등학교 5학년 교실은 “국수에는 탄수화물!”, “버터에는 지방!”, “미역에는 무기질과 칼슘!”을 외치는 학생들 목소리로 왁자지껄했다. 푸듀케이터가 아이들이 음식에 함유된 영양소를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조별로 빙고게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푸듀케이터’는 음식(food)과 교육자(educater)의 합성어로 식생활과 관련해 건강, 환경 문제 등을 교육하는 바른 먹거리 전문강사를 말한다. 올바른 식문화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비영리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는 푸듀케이터를 양성해 교육을 신청한 기관에 파견하고, 바른 먹거리 교육, 미각교육 등을 진행하도록 한다.

푸듀케이터의 바른 먹거리 영양균형, 미각교육은 약 75분 동안 진행됐다. 아이들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무기질·비타민·물 등 ‘6대 영양소’에 대해 먼저 배웠다. 각 영양소가 어떤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지, 6대 영양소가 몸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게 된 아이들은 배운 것을 숙지하기 위한 빙고게임에 참여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무기질·비타민이 ‘1:1:2’가 되는 식단이 균형 있는 식단이라는 것을 배운 뒤 ‘나의 식단 균형표’도 만들었다.

오이와 토마토, 사과 조각을 관찰하고, 씹는 소리를 들어보고, 맛을 보고, 만져 보고, 냄새를 맡는 등 ‘오감으로 맛보기’에 참여한 아이들은 “토마토는 입에서 터져서 갑자기 신맛이 나”, “오이 씹을 때 나는 소리는 다른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소리보다 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표현했다. 그리고 오이, 토마토, 메추리알, 떡, 포도를 꼬치에 끼워 ‘영양꼬치 만들기’ 활동도 했다.

5학년 신재관군은 “음식을 먹을 때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 생각하고 먹게 될 것 같다”며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토마토 하나만 놓고도 이야기할 거리가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푸듀케이터 김민희씨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재미있어야 한다. 좋은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힘을 썼다”며 “먹거리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더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도록 교육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정유미 기자 ymi.j@hanedui.com

(*한겨레 신문 2014년 10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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