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다이어트의 정석
술자리·외식 잦은 직장인 3명의 ‘모바일 피티’ 8주 체험기

덥다. 이제 더는, 코트나 카디건으로 뱃살을 가릴 수가 없다. 고민이 시작된다. 텔레비전에선 ‘시작은 박나래이나 끝은 조윤희니라’(<온스타일> ‘마이 보디가드’) 하며 다이어트를 권유한다. 이럴 거면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란 거짓말로 ‘먹고 자라’며 먹방·쿡방을 쏟아내지나 말았어야지. 늘씬한 허리, 탄탄한 복근을 화면 가득 비추며 ‘날씬한 몸매’를 찬양하는 방송을 보고 있자니 부아가 치민다. 하지만 그런 분노도 잠시, 지난주까지 분명 맞았던 바지의 훅이 안 잠긴다. 의자에 앉으면 셔츠의 단추를 밀어내며 당당히 윤곽을 드러내는 속살, 애써 숨을 참으면서도 혹시 ‘누가 볼까’ 잔뜩 신경이 쓰인다. 이쯤 되면 다이어트를 피할 도리가 없다.

모바일 피티 과정에서 김홍태씨가 스마트폰 채팅 프로그램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모바일 피티 과정에서 김홍태씨가 스마트폰 채팅 프로그램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살을 빼는 방법은 정말이지 간단하다. 섭취 열량을 줄이고, 소모 열량을 늘리면 된다. 그런데도 번번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건, 이 단순한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의욕에 불은 붙였는데, 계속 활활 태울 연료인 ‘의지’가 부족하다. 그래서 요즘 인기를 얻는 게 개인 트레이닝(퍼스널 트레이닝)이다. 체력, 다이어트 목적, 생활습관 등에 맞게 트레이너가 운동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식단 지도도 해주는 개인 트레이닝은 한시간에 4만원에서 10만원 이상의 제법 비싼 프로그램인데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이들은 개인 트레이닝을 받고 싶어도, 시간 맞춰 운동하러 갈 여유를 내는 게 좀체 쉽지 않다. 이런 이들을 겨냥해 나온 서비스가 ‘모바일 피티’다. 스마트폰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 맞춤형 운동 동영상을 보내주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언제든 상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식단도 주기적으로 짜서 알려준다. 이에스시(esc)는 ‘11분 운동법’으로 널리 알려진 헬스케어 전문기업 ‘건강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30~40대 직장인 독자 3명이 지난 3월28일부터 8주 동안 모바일 피티를 받으며 변해가는 과정을 살펴봤다.

동영상에서 본 스쾃을 시연해 보이고 있는 이승기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동영상에서 본 스쾃을 시연해 보이고 있는 이승기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이승기씨 식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이승기씨 식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이승기(38·남·173㎝, 84㎏→80㎏)

업무가 홍보 쪽이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게 일이고, 술을 마시는 게 일이다. 일주일에 최소 2차례는 술자리가 있고, 외식도 많다. 그렇게 살아온 지 12년, 체지방률이 두자릿수가 안 되던 몸은 지방간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망가졌다. 눈앞에 다가온 중년, 이제 배에 ‘王’자를 새기려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건강’을 지키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는 8할이 먹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하는데, 트레이너가 제공한 식단을 꼬박꼬박 지키지는 못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일에 지장을 줘선 안 되기에 식사 약속까지 없앨 순 없었다. 그 대신 샐러드 뷔페를 이용하거나 한식·초밥 등 저염·저지방 메뉴를 골랐고, 통제가 가능한 아침과 약속 없는 주말엔 단호박찜, 바나나, 연두부, 닭가슴살, 채소샐러드 등을 챙겨 먹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던 고칼로리 음식을 끊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에 시원한 ‘소맥’ 한잔 걸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그것도 한 3주 지나니 괜찮아졌다. 식습관은 그야말로 식‘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엔 식사일기를 꼬박꼬박 적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먹은 걸 적어보면 생각보다 많이 먹었다는 걸 알게 돼 경각심이 생겼고, 하루 또는 주 단위로 좀 과하게 먹었다 싶을 땐 음식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모바일 상담을 통해 트레이너가 ‘잔소리’를 해준 것도 효과적이었다.

몸이 운동을 ‘마음먹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저금통에 동전 넣듯 꾸준히 하는 것’으로 기억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큰 성과다. 맨손운동 네 가지를 각각 1분20초~1분30초씩 두 세트 하고, 앞에 나온 운동 두 가지를 한 세트씩 하면 11분이 지나간다. 복근 운동을 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욕이 나올 뻔도 했지만, 마운틴 클라이밍(엎드려뻗친 자세에서 빠르게 두 무릎을 가슴까지 번갈아 차올리는 운동)을 할 땐 전신에 힘이 생기는 것 같았고, 스쾃을 할 땐 온몸의 지방을 불태운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했다. 2주차를 지나면서는 매일 저녁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 일과를 다 끝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4주정도 지났을 땐 몸속에 군불을 때는 시스템이 가동된 것처럼 느껴져 컨디션도 좋아졌다. 비록 화면을 통해서지만, 혼자 할 때와 달리 운동하는 중간중간 독려받는 느낌도 좋았다.

요즘엔 ‘턱선이 날렵해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혈색 좋아졌단 소리도 많이 듣는 다. 무엇보다 스스로 활력을 느낀다. 이제 운동하는 버릇을 들인 만큼, 조금 더 노력해 오랫동안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

동영상에서 본 옆구리 운동을 시연해 보이고 있는 김성연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동영상에서 본 옆구리 운동을 시연해 보이고 있는 김성연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김성연씨 식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김성연씨 식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김성연(48·여·160㎝, 71㎏→69㎏)

운동을 매우 좋아했다. 트레킹, 인라인 스케이트, 스키, 재즈댄스, 헬스 등 종류도가리지 않았다. 그런데 3년 전 동강 트레킹을 갔다가 미끄러져 발목을 다친 뒤로는 운동할 엄두를 못 냈다. 인대가 늘어났다. 조금만 무리하면 통증이 심했다. 그러는 동안 체중은 10㎏ 이상 늘었다. 사달이 난 건 지난 2월이다. 건강검진 결과표엔 고혈압이 찍혀나왔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았다. 발목이 문제가 아니라 성인병 때문에 큰일이 나겠다는 불안감이 급습했다. 예전처럼 격렬한운동은 못해도 ‘생활운동인’은 돼야 건강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발목보호대를 감고 운동을 시작했다. 상·하체, 복근, 허리, 어깨 가리지 않고, 모바일 트레이너가 전송해주는 11분 운동 동영상을 열심히 따라했다. 뛰는 동작은 강도를 낮춰 최대한 발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조심했다. 11분은 길고도 길었다. 운동을 시작한 지1분도 안 돼 땀이 솟았다. 5분쯤 지나면 ‘지금 그만두면 도루묵’이라고 ‘협박’하는 트레이너를 한대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11분이 지나고 나면 또다시 11분은 헉헉대며 방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다.

식단도 조절했다. 아침과 저녁엔 바나나나 달걀, 고구마 등을, 점심땐 잡곡밥과 채소 위주의 반찬으로 싼 도시락을 먹었다.

5주차부터는 체중 변화가 별로 없어 점심때도 고구마, 달걀, 오이 등을 먹었다. 문제는 친구를 만나거나 집안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주말. 인간관계를 포기할 순 없으니 약속을 잡았다. 사람 만나는 자리에 술이 빠질수 있나. 그렇게 ‘탈선’한 다음날은 트레이너에게 “어제 맥주를 두 잔 마셨다”고 정직하게 고백했고, 그의 조언을 받아 식사량을 줄였다.

‘몸은 절대 속이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런노력 뒤, 얼마 전 받은 검사에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목부터 아팠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 최근엔 하루에 40㎞를 걷는 날도 있다. 이번 주말엔 그동안 나가지 못했던 트레킹 동호회에 다시나가볼 생각이다. 거실 한구석에 장식품처럼 서 있던 실내자전거도 다시 타고 있다.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하게 됐고, 일하는 틈틈이 동영상으로 배운 운동 동작 한두 가지를 해보는 습관도 생겼다. 체중이 많이 줄진않았지만 군살이 정리되고 근육이 붙어 그런지 전에 입던 옷이 커졌다. 얼마 전엔 등산용 바지를 새로 샀는데, 그전엔 작아서 못 샀던 사이즈가 편안하게 맞았다. 

동영상에서 본 플랭크를 시연해 보이고 있는 김홍태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동영상에서 본 플랭크를 시연해 보이고 있는 김홍태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김홍태씨 식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김홍태씨 식단.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김홍태(37·남·176㎝, 85㎏→80.5㎏)

20대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해서 딱 봐도 건장한 체격이다. 하지만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라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90㎏을 넘는 건 일도 아니다. 좀 더 체계적으로 생활습관을 관리해서 80㎏ 선으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4월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올해 초부터 결심을 한 터여서 식이 조절도, 운동도 별 문제가 없었다. 양배추, 닭가슴살 소시지, 삶은 달걀, 오이, 당근, 고구마 등을 주로 먹었는데, 특히 양배추가 얼마나 달큰하고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 운동도 열심히 했다. 살이 많이 빠진 건 이 시기였다. 고비는 5월에 찾아왔다. 이달 들어 점심·저녁 약속이 없을 때가 일주일에 대여섯 차례밖에 안 됐다. 한달 동안 미뤄둔 술자리, 밥자리가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다. 생각 끝에 약속이 없을 땐 다이어트식을 챙겨 먹었고, 다른 땐 가급적 먹는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메뉴를 고를 수 있을 땐 회나 수육처럼 단백질이 많고 기름기가 적은 음식을 선택했고, 튀김류는 피했다. 술이 몇잔 들어가면 먹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다음날 트레이너가 “어제 뭐 먹었냐. 식사일기는 제대로 썼냐”고 물어볼 걸 생각하면 참을 수 있었다.

그래도 운동은 꼬박꼬박 했다. 스쾃과 버피 테스트는 짧은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고, 제대로 운동했다는 기분이 나서 원래도 좋아한다. 그래서 운동 프로그램에 두 동작이 들어가 있는 날엔 신이 나서더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스쾃 도중에 엉덩이만 들었다가 상체를 세우는 변형 스쾃, 트위스트 마운틴 클라이밍처럼 기존에 알던 동작을 응용한 운동법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 덕분인지, 약속이 많았던 5월에도 몸무게는 1㎏ 정도가 빠졌다.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을 갖게 된 건 예상치 못한 ‘득템’이다. 마침 모바일 피티 프로그램 초반에 헌혈을 하러 갔다가 선물로 휴대용 물통을 받아 왔다. 1년에 네댓 차례 헌혈을 하지만 한번도 선물을 안 받아 왔는데, 그날은 매일같이 물을 2리터 이상 마시라고 ‘닦달’하는 트레이너가 떠올랐다. 500밀리리터 정도 들어가는 그 물병은 요즘 하루에 대여섯 차례씩 비워낸다. 이번에 새로산 체중계도 ‘애용’할 생각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매일같이 변하는 체중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지만, 거울을 보고 몸이 변했다고 깨달을 땐 이미 늦은 게 아닐까 싶다. 건강을 지키려면 매일 몸무게를 확인하고, 식단에 신경쓰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위 내용은 2016년 5월25일자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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