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의 달을 뜻하는 5월의 5, 둘이 아니라 하나를 뜻하는 2와 1을 합쳐서 나온 수가 21, 곧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다. 필자는 부부의 날 강연 준비를 하다 번개처럼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남편과 아내가 하루에 15초만 투자하면 15년 아니 그 이상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겠는데 하고 짜낸 것이다.

하루 중, 입을 맞춘다. 눈을 맞춘다. 숨 고르기를 한다. 포옹한다. 기도한다.

금실 좋은 부부 사이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애정 행위가 줄어든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상대의 몸에 무디어지게 된다. 하지만 1초의 볼 키스로도 번개처럼 연애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침묵도 대화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몸이 닿지 않아도 심장이 뛰고 좋은 기운이 상승한다. 말로 하는 대화만큼 감정을 나누는 대화도 소중하다. 단 2초 동안의 눈 맞춤이 하루 중 어느 순간에 발생한다면 아름다운 관광지를 매일 보는 것과 같다.

부부는 정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남편은 힘들 때 아내를 생각하며 “내가 이 사람과도 사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딨겠나” 하고, 아내는 “내가 이것도 사람 만들었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딨겠나!” 하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난다. 아무리 화가 나도 딱 3초만 숨을 고르자. 우주의 소리와 심장의 소리는 같다.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운율은 아기 심장 박동 소리이다. 부부가 서로의 심장을 맞대고 그 뛰는 소리를 느낄 때 부부는 삶과 생명의 경이로움, 우주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바람이었어”라는 가사가 있듯이 부부의 만남은 바람, 운명, 곧 신비다. 신비를 풀어가는 길은 딱 하나, 바로 기도다.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든 아니든, 나의 남편, 아내, 자녀를 위해 5초만 기도하자. 지켜주시라고 청하자.

일 초라도 입을 맞추자. 이 초라도 눈을 마주치자. 삼 초라도 숨 고르기를 하자(소리 지르기 전에 ①초 ②초 ③초). 사 초라도 포옹하자. 오 초라도 기도하자. 모든 부부가 15초만 쏟아부으면 매일 금슬 좋은 부부로 새로 태어나리라 믿는다.

허찬란 신부·천주교제주교구 가정사목위원장

(*위 글은 2015년 5월 20일 인터넷한겨레 왜냐면 칼럼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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