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등학교 앞 문방구를 찾았어요.
"아주머니, 종이인형 있어요?"
"종이인형이요? 가위로 오려서 옷 입히는 종이인형이요?"
"예 ^^"
"에이, 요즘 그런 거 안 나와요"
"아, 아, 예... "
다음날 '내 친구 네이버'를 뒤졌어요.
역시, 역시, 대한민국 엄마들 대단합니다.
있더라고요.
엄마들이 올려놓은 종이인형 이미지를 다운받아 만들어 봤어요.
딸아이와 함께요.
아이도 처음엔 무엇인지 몰라 시큰둥하더니
같이 오리고-붙이고-그리면서 관심을 보였어요.
집안 모양새가 나오기 시작하니
싱크대, 화장대, 심지어 화장실까지 원하더군요. --;
"엄마, 이걸로 식탁을 하면 어떨까?"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내거나
"오우-, 엄마 좋은데"라며 되려 절 칭찬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컸다 싶었어요.
이틀에 걸쳐서 만들었는데요,
어제오늘 푹 빠져 삽니다. ^^
만드는 방법은
종이인형 이미지를 다운받아 칼라 출력을 합니다.
가위로 오려줍니다. 시간이 은근 걸립니다.
일부는 코팅을 했는데요, 옷을 입힐 때 어깨끈이 잘 넘어가지 않아 불편합니다.
코팅지가 딱딱해서 앞으로 옷이 잘 들리거든요.
절반은 코팅을, 절반은 그냥 생종이로 오려서 사용했어요.
참 이쁘죠? 옷을 입혀본 종이인형입니다.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 인형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요건 엄마의 생각일 뿐이고!
우리 아이들은 소녀시대 언니들이나 캐릭캐릭체인지를 더 좋아합니다.
지금부터 집을 만듭니다. A4 용지 박스뚜껑 2개를 테이프로 꼼꼼하게 붙입니다.
두 방을 오갈 수 있는 문도 만듭니다.
가구 차례입니다. 빈 박스를 뒤집어 침대를 만듭니다.
침대에 그림을 그려주면 한결 화사(?)합니다. 꽃무늬 침대커버라고 해야 하나요. ; ;
옷장도 만듭니다. 옷장 안에 옷을 살짝 꽂을 수 있게 합니다. 물론 문도 만들어야죠.
반짝 떠올라서 만들었던 화장실 변기.
아 변기는, 일회용 커피잔 커버를 뒤집어서 만들었습니다.
벽에 살짝 칼집을 내어 화장실 문을 열고닫을 수 있게 합니다.
싱크대입니다. 아이가 설겆이 하는 곳(개수대)과 가스렌지, 창문을 그리자고 하더군요.
화장대입니다. 화장품과 거울은 엄마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DIY 가구점을 오픈할까 봅니다.
에효---, 대략 완성된 종이인형과 집입니다.
디카가 아닌 폰카로 찍었더니 화질이 별로네요.
아이와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인증샷을 남기는 게
실은 쉽지 않더라고요.
손은 계속 움직이면서 아이와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그 와중에 카메라까지 들이밀어야 하니...
아아, '엄마표'의 길은 너무 험난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