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광명점 쇼룸에서 선보인 조립형 선반과 수납장을 이용한 다용도실 인테리어.

[매거진 esc] 라이프
복합공간으로 진화하는 가구 매장과 인테리어 스타일숍…한샘과 이케아 매장 탐방

요즘 가구회사들의 전시장은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닮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명시에 문을 연 이케아는 13만㎡ 넓이 매장에 크기와 넓이도 다양한 65개의 주거공간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샘은 서울 강남구 논현점 지하 1층 396㎡ 넓이에 집 꾸밈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16개의 콘셉트룸을 열었다. 한샘은 경기 분당점과 서울 잠실점에도 각각 10개, 20개의 콘셉트룸을 만들었다. 까사미아도 곧 실제 아파트에 가구를 전시하는 샘플하우스 씨랩 3호점을 열 예정이다. 한때 모델하우스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온 ‘모델하우스 스타일 인테리어’가 유행했다. 부동산 분양 시장이 침체된 시기에 이제 가구회사들의 전시장이 인테리어 트렌드를 보여주는 구실을 한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며 서울 논현동에서 디자인 편집숍 더패브를 운영하는 박지원 대표와 디자인 전문 기자인 유승주씨와 함께 이케아와 한샘의 전시장을 둘러보며 눈에 띄는 스타일들을 짚어보았다.

이케아는 기능, 한샘은 소재

이케아 전시장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방에 붙어 있는 18개의 베란다다. 빨래, 음식 준비, 수납 등 쓰임새도 다양해 말 그대로 다용도실 노릇을 할 수 있는 인테리어 아이디어들을 보여준다. 박지원 대표는 “처음엔 이케아 매장에서 싱크대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방가구들은 싱크볼 모양이 다 똑같았다. 그런데 이케아는 사각, 타원형, 둘로 나눠진 개수대 등 모양도 기능도 다양했다. 이런 다양성의 힘은 다용도실에서 특히 잘 나타나는데 수납선반과 서랍, 재활용함 배치 등 소비자들이 참고할 아이디어가 다양하다”고 했다. 유승주씨도 “욕실·다용도실 등 작은 공간들을 활용할 수 있는 유닛 디자인”을 이케아의 장점으로 꼽았다.

매장별로 10~20개
콘셉트룸 선보인 한샘
이케아는 기능으로
한샘은 소재로 승부

이케아는 매장에서 방 하나를 한 가지 색깔로 통일하는 색깔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유씨는 “이케아 매장을 찾을 땐 좀더 과감한 스타일을 볼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65개의 방이 색깔만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컬러 매치를 잘해놓으면 어떤 공간이든 다 좋아 보이는데 그런 점을 노린 게 아닐까” 하고 짐작한다. 박 대표는 “이케아의 장점으로 기능성과 가격을 꼽는데, 인테리어 종사자들 사이에선 이케아 디자인은 이미 다 알려져 있던 것을 재조합해 특별히 인상에 남는 제품이 없다는 평이 많았다. 또 값이 싸더라도 소재가 값을 정직하게 반영하고 있다. 중밀도 섬유판(MDF)으로 만든 저렴한 가구가 많았지만 250만원짜리 가죽 소파도 있었다. 국산 가구들은 디자인과 소재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말이 맞다”고 짚었다.

한샘은 매장 곳곳에 원목 가구의 특징이나 관리 요령을 적어두어 이케아보다 나은 소재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가구만 있던 분당 매장에 주방과 욕실관을 새로 만든 것도 이케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단장한 한샘 매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내추럴·퓨어·모던 등 주제에 따라 더 섬세한 코디네이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케아보다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국 사람들은 벽지 색깔에 보수적이어서 매장도 천편일률 흰색으로 도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샘은 과감한 다크 그레이나 파스텔 톤 등 서로 다른 벽지 연출을 보여준 점도 좋았다.”(유승주) “이케아는 액자나 옷걸이, 서랍 속 정리함까지 모두 이케아 제품으로 채웠다. 공간 활용 아이디어도 주면서 다른 이케아 제품을 함께 끼워팔 수도 있다. 그런데 한샘은 온통 다른 회사 제품으로 옷장을 채워뒀더라. 실익이 없기도 하고 막상 한샘 가구는 잘 보이질 않는다. 아파트 모델하우스 꾸밈을 많이 해봤는데 소품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집이 보이질 않는다. 모델하우스식 전시는 가구를 만져보고 고르려는 소비자의 바른 눈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박지원)

사진1
사진3

대세는 복합공간

이케아와 한샘 모두 크고 좋은 집보다는 작은 집을 모델로 했기 때문일까. 두 매장 모두 한 공간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도록 꾸며진 방들이 눈에 띄었다. 박지원 대표가 한샘에서 잘 꾸며진 곳으로 꼽은 방은 침대 옆에 긴 테이블을 두고 책과 음반을 얹을 수 있는 선반을 달아둔 침실이다.(사진3)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방 주인의 취미와 개성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는 이유다. 유승주씨도 커다란 식탁 옆에 책이나 취미·생활용품을 넣어둔 수납장을 둔 다이닝룸(사진1)을 뽑았다. 하이브리드 제품이 각광받는 시대, 주거공간도 예외는 아니다. 한샘 매장 중앙에 있는 다이닝룸은 평범한 살림집 같지만 반대쪽 벽엔 큰 거울을 달아 카페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사진2
사진4
이케아도 비슷하다. “‘이케아 개성 있네’ 하고 눈여겨봤던 것은 이층침대(사진2)였는데 침대 밑엔 큰 책상을 두어 작업실로 꾸미고 침대에 올라가 잘 수도 있다.”(유승주) “업무용 책상과 이야기할 수 있는 테이블을 두고 한쪽 벽엔 철판을 붙인 이케아 서재(사진4)가 기억에 남는다. 요즘엔 집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은데 서재와 사무실을 겸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공간이다.”(박지원)

따지고 보면 생활용품부터 인테리어 공간까지를 두루 갖춘 요즘 가구회사들의 매장부터가 복합공간 유행의 결과다. 한샘은 진작에 전국 플래그숍 6곳과 몇몇 대형 대리점에 방 3개짜리 모델하우스를 꾸며두었는데, 이번에 방 모양으로 꾸며진 쇼룸을 대폭 늘린 것이다. 애경그룹은 올해 안으로 부산 센텀시티에 패션·인테리어·외식 공간을 두루 갖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쿤의 대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박지원 대표는 “유럽을 다녀 보면 이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들이 자리잡혔다는 것을 느낀다. 파리의 인테리어 디자인 숍인 메르시나 콜레트 등은 이미 한국 사람들에게도 관광 코스가 됐다. 가구 사러 가서 밥 먹고 옷 입어보고 문구류도 산다. 우리나라 대형 기업들도 여럿 이런 매장에 도전을 했지만 아직 성공 사례가 없다”고 전하며 “필요한 것은 이케아 같은 대형화가 아니라 디자인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이케아·한샘·박지원·유승주 제공


(*위 내용은 2015년 2월 26일자 한겨레신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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