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피부’ 연예인은 “적게 쓴다”
유해성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
안 쓸 화장품 골라낼 때 유용패션잡지에서 오랫동안 뷰티 에디터로 일했던 피현정 브레인파이 대표가 실제로 경험한 일을 들어보면, 제아무리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것처럼, 화장품도 많이 바르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임상실험에서 주름이 없어졌다는 제품, 미백 성분으로 특허를 받았다는 제품 등 좋다는 신제품인데도 실제로 써보면 별 차이가 없어서 늘 의문을 갖고 있었어요. 그때는 클렌징 제품을 비롯해 기초화장품은 10여개를 사용했고요. 그런데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피부가 점점 안 좋아지더니, 임신을 하고 나선 발라도 발라도 피부가 까칠해지고, 붉어지고, 건조해지면서 트러블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약산성 클렌저와 토너, 크림 타입 모이스처라이저 세 가지만 쓰기 시작하면서 주름이 눈에 덜 띄고 피부 탄력도 높아졌어요. 그게 10년 전인데, 요즘은 세안하고 나서 아무것도 안 발라도 피부가 안 땅겨요.”왜 그럴까? 그가 찾아낸 문제는 바로 화장품에 들어 있는 과도한 화학성분이었다. 화장품 하나에 들어가는 화학성분은 적어도 30가지, 많게는 100가지가 넘는다. 피부에 꼭 필요한 성분도 있지만, 단순히 화장품의 향을 좋게 하거나 보존 기한을 늘리려고 넣은 성분도 있다. 이런 성분이 피부에 지나치게 많이 공급되면 피부가 더 나빠질 수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인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많은 종류의 화장품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자극과 화학성분에 노출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화장품은 아무리 많이 발라도 흡수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바르면 모공을 막아 여드름 등이 악화될 수 있다”며 “피부 타입에 맞게 꼭 필요한 화장품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화장품을 아예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살이 찌면 음식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 것처럼, 화장품을 바르는 데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실 매 끼니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이나 마트에서 사온 적지 않은 식재료에도 엄청난 양의 인공조미료와 방부제 등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지만 아예 ‘끊고’ 살 순 없잖은가. 기본적인 영양 섭취를 하려면 먹어야 하되, 되도록이면 나쁜 첨가물을 줄여 먹으려 애쓰는 것처럼 화장품을 바를 때도 이런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기초화장품이 크게 세안제,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의 세 가지로 이뤄져 있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화장품 다이어트’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무조건 클렌징 오일 뒤 클렌징 폼으로 닦아낼 게 아니라, 비비크림 정도만 발랐다면 클렌징 폼 하나로도 충분하다. 클렌징을 잘 했다면 각질 제거 기능을 하는 토너도 매번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다음엔 에센스, 로션, 크림 가운데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 것으로 하나만 골라 바른다. 지성 피부라면 워터 에센스나 젤 타입 로션, 건성 피부라면 크림을 바르는 식이다. 이런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제품의 묽기 등 제형만 다를 뿐, 보습이라는 기능은 같기 때문에 여러 개를 바르는 것보단 하나를 골라 피부에 충분히 흡수시켜주는 게 낫다. 부분적으로 땅기는 곳이 있다면 그 위에만 같은 제품이나 오일을 조금 덧발라주면 된다. 주름이나 미백 등 특별히 고민되는 문제가 있다면 그에 맞는 기능성 화장품 한 가지 정도는 추가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건 자외선 차단제다. 자외선 차단제에도 화학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만, 자외선을 직접 받아 피부가 손상되는 것보다는 차단제를 바르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그래도 전면적인 ‘화장품 다이어트’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면, 우선 ‘간헐적 뷰티’를 실천해보라는 게 피현정 대표의 조언이다. 저녁에는 평소 바르던 대로 충분히 바르는 대신 아침에는 단계를 줄여본다든가, 주 5일은 그대로 바르고 주말 이틀 동안엔 두세 개만 발라보는 식으로 천천히 습관을 바꿔보라는 것이다. 그는 “피부는 습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장품 20개를 쓰다가 2개로 줄인다고 바로 좋아지는 게 아니다. 최소한 2주에서 한달은 해봐야 피부가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으므로 부담없이 시작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화해’
‘화장품멘토’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위 내용은 2015년 11월18일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