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교사 조합원으로 이루어진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아이가 다닌지 6개월 째.

함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는 취지 아래, 교사분들의 연월차 시에는 부모들 중에서 시간이 가능한 사람이 지원해서 아이들과 교사 대신에 하루를 보내는 활동이 있습니다. 이를 아마활동이라고 하죠.

신입 조합원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아마활동(아빠 엄마를 아마라고 부릅니다.)을 어제 제가 맡았습니다.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영양교사 대신에 아이들 점심이며 간식을 챙겨주는 임무를 맡아서 기대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밥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좀 긴장되서 전날 일찍 퇴근해서 영양교사 솜사탕의 지도를 받았지요. 12일 메뉴는 김밥!
나들이용으로 40줄 주문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26명 다니는 곳인데, 넉넉히 준비해 달라고..)

속 재료를 건네 받았는데, 양이 좀 많았어요.
집에서 김밥 5줄 정도 싸 본 경험에는 40줄 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도 안되는데…
재료를 집에서 준비하면 오전에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아이와 8시반에 집에서 나서서 등원하니 일찍부터 등원한 친구들은 만다라를 예쁘게 색칠하고 있었습니다.  부엌에서는 체육공원에서 이웃 공동육아 어린이집 친구들과 나눌 송편과 녹두전을 데우려고 대표 교사께서 준비하고 계셨어요.
쌀 3컵씩 밥통에 넣어 밥하기로 하고, 녹두전을 데우는데,
남우가 자꾸만 와서 그림 그리기 같이 하자고 조르고, 명상하러 2층에 올라갈 무렵에는 같이 하자고 징징징~ 앵기네요. 모처럼 엄마와 낮시간을 가지게 되니 응석을 부립니다.
엄마는 명상하는 동안에 천도복숭아 깎아 놓고 기다린다며 겨우 달랬어요.

아이들 간식먹고, 나들이 준비로 분주하고, 그 와중에 밥이 되었는데 열어보니
어마나, 밥물이 많았네. 떡밥이 되었군! 떡밥으로 어쩔까나????
찐득하게 김에 붙는 밥을 펴서 김밥을 세줄 말았는데, 남우가 같이 가자고 또 떼쓰고…
김밥 다 싸서 갖다준다며 달래다가 어느덧 아이들은 모두 출발.

시간을 보니 10시반, 부지런히 김밥을 말다가 썰다가 그릇에 담다가…
그네께서 혼자 있으면 무서울 지 모르니 라디오도 켜고 문닫아 놓고 있어도 된다고 하셨는데,
라디오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뭐 정신없이 김밥 싸다보니 11시.

시간은 째깍째깍. 12시까지 배달하기 어렵겠다 싶어서 근처에 계신다는 다른 엄마께 배달 도움 요청하고 김밥을 열심히 말았습니다. 대학생 때 바자회한다며 김밥 말아본 이후 가장 많이 만들어 본 거 같아요. 친구 엄마께서 오셔서 김밥도 썰어주시고 담아주시고, 체육공원까지 배송도 도와주셨습니다.

체육공원에 올라가니 아이들이 더운데도 뛰어다니고, 김밥 싸온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손 씻고, 그늘에 자리잡아 김밥 공개. 밥이 떡이되서 김밥이 좀 몰랑하다.
남우 친구는 씹기 어려웠다며 한마디 해주시고, ‘밥이 떡이되서 그런거야. 미안하다’ 해주니 괜찮다네요. 

한 아이가 다가와서 ‘그런데, 누구세요?’ ‘응, 나 남우엄마, 푸르메야’ 하니 씨익 웃고요.
(제가 아이 등하원을 안 해주니, 자주 못봐서 궁금했나봅니다 ㅎㅎㅎ)

아이들이 오전에 간식을 잔뜩 먹어서 김밥은 많이는 먹지 않았어요.

2시 넘어서 돌아온 아이들은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고, 바깥 놀이를 많이 해서 피곤할 텐데도,
책을 읽으며 더 놀고 싶어했어요. 거실에서 책을 꺼내 읽는 아이들과 앉아 있으니,
낮잠 준비해야하는 도우미도 책 읽고 있고…조금씩 다투다가 울기도 하고,
‘나 이거 읽어줘~’ ‘나도 읽어줘~’하며 다가오는 아이들.
엄마가 형아들과 친구들에게 책 읽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남우. 오전 보다는 마음이 좀 편해졌나봅니다.

아이들 낮잠 준비할 무렵에, 남우가 깁스 풀러 가는 날이라고 배려해주셔서 남우와 함께 일찍 하원했습니다. (보통은 아이들은 5시에 하원합니다.)
밥만 좀 잘 되었더라도…아쉬움이 남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교사분들 애쓰시고 계신 것 깊이 느낄 수 있었고, 서로 도우며 조율해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저 같은 초보도 아마활동이 가능하네요.

아이들과 함께 뛰노는 아마활동을 하려면 제 체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공부하는게 쉽다고요?

회사에서 일하는게 쉽다는 걸 느낀 하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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