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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난 빙랑구의 소수민족 공연. 사진 이정국 기자
[한겨레 매거진 esc] 여행
골프 여행·해변 리조트로 알려진 섬…소수민족 공연·숲속 온천욕·커피 등 즐길거리 다양
중국 전통 휴양지 하이난은 우리네 제주도와 닮았다. 대륙 남쪽의 따뜻한 섬이고, 이른바 ‘육지 사람들’(중국인들은 ‘본토인’이라 부름)이 ‘힐링’을 원할 때 찾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듯 닮은 두 섬은 20년 전부터 교류해왔다. 해마다 양쪽 인사들이 답방 형식으로 방문하는데, 올해는 제주도 관계자들이 하이난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하이난의 ‘수도’ 격인 하이커우시 국제회의 전시장에서 열린 ‘하이난 국제관광섬 축제’ 개막식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두 섬이 자연환경 보호와 힐링을 콘셉트로 해 관광의 고급화를 지향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배우는 사이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에게 하이난은 ‘골프 치러 가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하지만 하이난은 골프, 발마사지, 해변 리조트 이상의 볼거리들이 많은 곳이다. 면적 3만4300㎢로 제주도의 20배에 이르는 섬에서 골프와 발마사지, 수영만 즐기고 온다면 일종의 ‘공간 낭비’나 다름없다. 알려지지 않은 하이난의 모습을 당신에게 소개하는 이유다.

소수민족 삶 고스란히

고급 리조트가 몰려 있는 하이난 싼야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바오팅현에는 중국 소수민족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빙랑구 문화여행구역이 있다. 이곳은 중국 소수민족 리족(여족)이 모여 살던 집단 거주지를 생태공원화한 곳이다. 리족 인구는 120여만명으로,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17번째로 많다. 그 가운데 90% 이상이 하이난에 거주한다. 전체 하이난 인구 800여만명 가운데 15% 정도를 차지하는데, 빙랑구는 리족의 성지라 할 수 있다.

1988년 문을 연 빙랑구는 올해 5A급 여행관광지구로 지정받았다. 중국 정부는 관광지 수준에 따라 A의 개수를 지정하는데, 5A는 최고 등급이다. 웅장한 출입구가 꼭 대형 놀이공원에 온 느낌이다. 전동차를 타고 조금 들어가니 중국 소수민족의 삶이 그대로 보존된 마을이 나온다. 일부 리족들이 실제 살고 있다.

얼굴에 문신을 한 리족 여성. 사진 이정국 기자
얼굴에 문신을 한 리족 여성. 사진 이정국 기자
리족은 한족에 비해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덩치도 작다. 열대기후 사람들의 특성이다. 리족은 자수와 염색 기술로 유명했다. 중국 황실에 진상할 정도였다. 지금도 국가에서 무형문화재로 보호하고 있다. 빙랑구 안 박물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용 퀼트로 인증받은 대형 퀼트가 전시돼 있다. 손으로 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다. 리족은 여인들의 문신으로도 유명하다. 가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독특한 문양을 여성들의 얼굴과 다리, 팔 등에 새기는데, 지금은 없어진 풍습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얼굴, 팔, 다리 등에 문신을 한 리족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백미는 소수민족 공연이다. 리족과 또다른 소수민족 먀오족(묘족)의 생활풍습을 공연화한 것인데,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관객들이 공연이 진행될수록 점차 환호를 지른다. 등장하는 소수민족들도 수백명이고 흑염소, 거위 등 동물들도 수십마리 나온다. 할리우드의 스턴트쇼를 본떠 온 듯한 장대한 장면도 연출된다. 공연을 보려면 따로 관람료를 내야 하는데,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

제주도 20배 넓이 화산섬
동남아 열대기후 1년 내내 따뜻
독특한 백사장의 바다도 좋지만
7선녀 닮은 봉우리 명산도 절경

일곱 선녀가 서 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치셴링의 봉우리. 사진 이정국 기자
일곱 선녀가 서 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치셴링의 봉우리. 사진 이정국 기자

7선녀 올려다보며 온천욕을

바오팅현에는 치셴링이라는 명산이 있다. 7명의 선녀가 서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산봉우리가 탄성을 자아낸다. 고산지대다 보니 맑은 날씨가 금세 흐려지면서 운해가 끼는데, 치셴링에 걸린 구름 또한 장관이다. 등산로를 따라 편도 2시간30분이면 정상까지 갈 수 있는데, 하이킹 코스가 잘 정비돼 있어 굳이 등산장비까지 필요하진 않다. 숲이 잘 보존돼 있어 밀림 같은 느낌을 준다. 중간중간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괴목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죽은 나무에 기생하며 뻗어오른 나무가 있는가 하면, 꽈배기처럼 돌돌 말려 나무들 사이에 걸쳐 있는 덩굴도 있다.

치셴링 공원 안에 자리한 더블트리 리조트. 사진 이정국 기자
치셴링 공원 안에 자리한 더블트리 리조트. 사진 이정국 기자
치셴링을 돌아봤다면 근처 리조트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빽빽한 숲 사이에 자리잡은 더블트리 리조트에서의 하룻밤은 해변가 리조트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이 만든 곳이다. 화산섬인 하이난에는 온천이 많은데, 치셴링도 유황온천으로 유명하다. 천연온천으로 만든 리조트 수영장에서 치셴링이 올려다보인다. 또 각 방 테라스마다 욕탕이 있어, 연인이나 가족이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첩첩산중에 위치한 리조트여서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심했다. 열대기후인 하이난이지만, 마치 늦가을 날씨처럼 쌀쌀했다. 산바람을 맞으며 온천욕을 즐기면 ‘힐링’이라는 말을 절로 실감하게 된다.

싱룽 열대식물원의 커피 농장. 사진 이정국 기자
싱룽 열대식물원의 커피 농장. 사진 이정국 기자

구수한 하이난 커피도 별미

싼야시에서 동북쪽으로 1시간30분 가다 보면 완닝시의 싱룽 관광지구가 나온다. 이곳도 대형 리조트와 골프장이 즐비한 곳인데, 색다른 볼거리를 원한다면 하이난 최대 식물원인 싱룽 열대식물원을 추천한다. 일반 식물원과 다를 바 없지만, 특이한 점은 식물원 자체에서 재배한 커피와 코코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식물원 내 커피·코코아 연구소를 두고 있을 만큼 품질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식물원을 돌아본 뒤 마지막에 시음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재배된 차와 코코아, 커피를 두루 맛볼 수 있다. 입장료(60위안·한화 약 1만800원)에 음료 값이 포함돼 있는데, 모두 7잔 정도를 마실 수 있다.

커피에선 갓 볶은 신선함이 느껴졌다. 에스프레소에 가깝게 진하게 내렸으나 쓴맛이 거의 나지 않고 구수함과 단맛이 혀끝에서 돌았다. 같은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인도네시아 만델링의 강렬한 맛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다. 구입을 원할 경우 식물원 동선 끝에 있는 판매점을 이용하면 된다.

그래도 섬에 왔는데 바다가 아쉽다면 식물원에서 30분 거리인 보아오로 가면 된다. 아시아 지역 경제 포럼인 보아오 포럼이 해마다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포럼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5분 정도 가면 폭이 좁은 백사장이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나간 독특한 형태의 보아오 해변을 만날 수 있다. 해변에 도착하니 웬 거북이를 든 할머니가 다가온다. 거북이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으면 할머니에게 비용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하이난/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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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여행 정보

대중교통
 하이난은 화산섬의 특성상 지반이 약해 지하철이 없다. 대중교통은 버스와 택시 위주인데, 관광객이라면 택시 이용을 추천한다. 치셴링에 가려면 싼야시에서 기차를 타고 바오팅역에 내려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빙랑구는 싼야 시내에서 관광 셔틀이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www.binglanggu.com

묵을 곳 싼야시 주변에는 해변가 고급 리조트가 많고, 하이커우시에는 도심 속 고급 호텔이 많다. 미리 해외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는 것이 좋다. 치셴링 공원 안에 있는 더블트리 리조트에는 각 테라스마다 욕조가 있어 편안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www.doubletree.com

항공편 동방항공(www.easternair.co.kr), 남방항공(www.csair.com/kr) 등 주로 중국 국적기가 운항된다. 직항이라 해도 중국 광저우에서 내려 입출국 수속을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라, 차라리 상하이를 들르는 값싼 경유기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한항공 직항도 있으나 여행사를 통한 전세기 형식으로만 운영돼 개인 구입은 어렵다.

(*위 내용은 2015년 12월2일자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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