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학을 맞아 찾은 경주.

짧은 일정에 전에 안가본 곳을 찾아 간곳. 양동마을입니다.

경주역에서 버스로 한시간정도 승용차(택시)로 20~30분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어요.


2010년에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은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에 있는 마을입니다. 15세기 중반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두 가문에 의해 형성된 양반마을로 기와집과 초가집이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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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서 찍은 마을 뒷편 사진. 


12월 말인 지난주에 찾았는데 겨울비가 내린 뒤여서 그런지 하늘이 맑고 날씨도 따뜻해서 아이들과 산책하기에 좋았어요. 평평한 평지에 마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낮은 구릉(?)을 끼고 집들이 있어 옛집들을 구경하며 오르락내리락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새로 지은듯한 담장도 있지만 그 옛날부터 있었을것 같은 초가집과 집밖의 화장실도 있었어요. 곳곳에는 사람이 사는 집도 있고 가게도 있고 마을 아래에는 민박집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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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종가 안뜰에 있는 소나무. 집을 지을때 심었다는 이 소나무는 600살을 훌쩍 넘겼습니다.

600년이 넘는 세월을 이고 있느라고 아주 무거워보입니다.


마을 입구에는 이마을 소개 전시관이 있고 시간대별로 해설사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냥 자유롭게 돌아보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 했어요. 다 돌아보는데는 3시간여가 걸린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는데 겨울이라 잠겨져 있는 문도 많고해서인지 2시간도 안되서 마을을 다 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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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했던 곳은 이 고랑입니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냇가에 미나리가 자라고 있습니다. 물이 있는 곳에는 작은 물고기들도 많은 것으로보아 물 맑은 곳인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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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입구 전시관을 지나 양동마을 초입에 있는 양동초등학교.


양동마을은 학교도 기와집? 학교가 참 특이하더라구요. 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새로 기와지붕으로 지어졌나했더니만 1913년에 개교한 공립초등학교라고 하네요. 그 사이 새로 지은것 같았어요. 현재는 60여명이 안되는 아이들이 재학중이라고 해요. 그 옆으로 병설유치원도 나란히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학교 참 좋다"고 이리로 전학오자고 하니 본인들이 다니는 학교가 제일이라네요.ㅋㅋ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양동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제일 가까이 있다는 안강역을 찾아 갔어요. 경주역에서 무궁화호로 한 정거장 더 가면 나오는 역인데 이동 경로상 그곳에서 상경행 기차를 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의 코레일 앱에서 현장감없이 손가락으로만 클릭한 결과가 여행을 얼마나 다르게 해주는지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양동마을에서 안강역까지는 버스로 3정거장. 1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요. 그런데 버스 정거장에서 안강역을 찾아가는 길은 한밤 중에 북경의 어느 뒷골목을 지나 숙소를 찾아갔던 경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경주역처럼 시내 중심가에 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내 외곽에 있었고 열려진 가게하나 찾을 수 없었지요. 


가까스로 안강역을 찾아 갔는데 1층은 역사무실, 2층에 승강장, 매표소, 대기실이 있는 자그마한 역이었어요. 초행길이라 서둘렀더니 기차시간은 2시간 30분이나 남았고 대기실에는 우리 밖에 없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매표소 직원 두분이 계셔서 그나마 겨울밤에 공포스럽지는 않았지요.


그러나 당황도 잠시 21세기 한국 코레일 역사답게 시설은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대기실에는 온풍기, TV, 탁자, 의자, 책장까지 없는 것이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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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역 대기실. 참 깨끗하죠? 추운날 따뜻한 곳에서 여유있게 TV를 보고 있습니다. 호텔보다 넓고, 집보다 깨끗하고 아늑한...


우리는 책꽃이에 있는 책도 보고 케이블 방송까지 나오는 TV에서 영화도 보고 '먹방' 프로그램도 보고 낯선 이곳을 즐겼지요. 보다못한 역무원이 어디를 가는지 물어보고 더 효과적인 경로를 알려주고 표를 바꿔주고 싶어했으나 우리는 일정대로 기다리며 다시는 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안강역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기차에 오르기전에 저녁을 먹고 싶은데 매점이나 식당은 근처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로 조금만 나가면 이것저것 많을테지만 교통도 불편하고 가족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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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입니다. 양푼보리밥. 


바로 역무원에 사정이야기를 하고 가끔 그분들이 시켜먹는다는 양푼보리밥 맛집 연락처를 알아낸 것이죠. 양해를 구해 대기실에 음식 배달을 요청하니 사장님께서 직접 가지고 오셨더군요. 경주 인심 참 좋습니다~.^^

9가지 반찬에 고추장을 넣고 슥슥... 열무김치에 된장찌개까지...

그때도 참 맛있게 먹었는데 지금봐도 또 먹고 싶네요.


이렇게 두시간 반 가량을 안강역사를 즐기다 캄캄해진 시간에 무궁화호 기차에 올랐답니다.

참, 기차 탈 즈음에는 키큰 남자분 한 분이 더 오셔서 덜 무서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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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기 2분전. 안강역. 고마웠어요~ 안강역...


 

화려하고 편안하지 않더라도, 

낯설고 무미건조한것만 같은 여행일지라도,

심지어 여행내내 티격태격 싸울지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매순간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추억들을 남길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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