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흑돼지로 감싸 구운 바닷가재. 사진 박미향 기자
제주산 흑돼지로 감싸 구운 바닷가재. 사진 박미향 기자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셰프들의 제주 맛 향연
제주에 반한 18명 국내외 셰프 제주 식재료로 ‘맛의 향연’ 펼쳐…레시피 따라 만들어보기 도전해 볼만

미식의 섬이 갖춰야 할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미국의 하와이로 가보자. 하와이에선 해마다 ‘하와이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이 열린다. 하와이 식문화를 대변하는 ‘퍼시픽 림 퀴진’의 창시자인 앨런 웡과 로이 야마구치가 2011년에 만든 미식축제로 전세계 식도락가들을 섬으로 끌어들인다. 퍼시픽 림 퀴진은 하와이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이민 온 태평양 연안국들의 음식이 녹아든 퓨전 식문화다. 섬의 특징인 육지로부터의 고립은 개성 있는 섬 음식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 본토에서는 즐길 수 없는 ‘포케’(Poke·참치 등을 활용한 하와이식 회무침) 같은 음식이 살아남았다.

미식의 천국을 꿈꾸는 제주도가 하와이 따라잡기에 나섰다. 하와이의 포케처럼 제주의 흑우, 푸른콩된장 등 전통 식재료를 복원하고 있다.

하와이와 자매결연 30돌을 맞아 하와이 미식축제와 유사한 ‘제1회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도 열었다. 지난 5일부터 열흘간 열린 페스티벌엔 앨런 웡, 로이 야마구치, 토드 잉글리시 등과 초밥 장인 안효주, ‘비스테까’의 김형규, 류태환, 에드워드 권, 이찬오 셰프 등 18명의 국내외 셰프가 참여해 제주 식재료로 만찬을 열었다. 국내 셰프들은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했다.

제1회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에 참석한 국내외 셰프들. 지난 12일에 열린 첫번째 본행사. 사진 박미향 기자
제1회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에 참석한 국내외 셰프들. 지난 12일에 열린 첫번째 본행사. 사진 박미향 기자

#풍경 1

지난 12일 오후 6시께, 하얏트리젠시 제주의 클리프 가든. 하얀 천막이 쳐졌다. 국내외 셰프 11명의 솜씨를 맛보려는 이들로 천막 앞은 문전성시였다. 미국에서 동서양 퓨전 요리의 개척자인 밍 차이는 성게로 속을 채운 표고버섯을 깻잎으로 싸서 전을 부치듯 익혔다. 튀밥을 얹은 방어회를 두고 밍 차이는 ‘뉴 스타일 방어 사시미’란 이름을 붙였다. ‘마누 테라스’의 이찬오 셰프는 신선한 제주산 딱새우와 카라향(감귤의 일종)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제주산 한우와 딱새우로 류태환 셰프는 고급 레스토랑의 한 끼를 만들었다. 지글지글하는 소리에 발길을 멈춘 곳은 토드 잉글리시의 부스. 얇게 자른 제주산 흑돼지 삼겹살로 바닷가재를 감싼 음식을 내놨다. 손님들에게 윙크를 아끼지 않는 그는 제주 사람 같았다. 제주 향토음식 장인 김지순 선생의 빙떡이나 제주식 산적으로 배를 채우자 해는 졌다. 사람들은 모리모토 마사하루 셰프의 라멘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의 라멘에는 제주산 닭의 ‘미지’(똥구멍에 모인 기름)가 들어갔다. 밤이 깊어가도 관광객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다리미질로 구워 감칠맛 더한 옥돔구이
제주 흑돼지 바닷가재 만나 풍미 더해
김형규·류태환·이찬오 셰프 레시피 공개

로이 야마구치가 시연한 ‘쇠고기 카르파초’. 사진 박미향 기자
로이 야마구치가 시연한 ‘쇠고기 카르파초’. 사진 박미향 기자

#풍경 2

지난 13일 오전 9시30분. 제주 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 5팀의 셰프 시연행사가 펼쳐졌다. 행사장을 찾은 한라대 조리학과 2학년 김덕규는 “제주도에서 만나기 어려운 유명한 스타 셰프들의 시연이라서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첫 행사는 로이 야마구치와 에드워드 권.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좌중을 압도한 로이 야마구치는 이날 제주산 흑우의 안심, 등심을 작게 자른 전복과 섞어 ‘쇠고기 카르파초’를 만들었다. 흑우는 최근 복원한 제주 토종 품종이다. 제주산 영귤소스와 라임 등의 허브소스를 얹었다.

에드워드 권은 레스토랑의 원가 관리 등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대해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주 딱새우 등을 활용한 맛을 선보였다. “제주 딱새우야말로 요리사들이 조리하기에 매우 좋은 식감과 맛을 가진 재료”라고 칭찬했다.

이날 조시아 시트린-토드 잉글리시, 류태환-이찬오, 밍 차이-모리모토, 재니스 웡-성현아 등의 시연이 오후 6시까지 이어졌다.

#한국 셰프들이 전하는 레시피

‘류니끄’의 셰프 류태환 - 감태퓌레를 곁들인 옥돔구이

재료: 옥돔 1마리, 다시마, 올리브기름, 제피기름, 제피잎 적당히, 감태퓌레(감태와 올리브기름 등을 섞어 간 것)

감태퓌레: 건조 감태 10장을 물에 살짝 적셔 냄비에 넣고 간장 300g, 식초 80g, 청주 80g, 맛술 80g, 설탕 30g을 넣고 졸여준다.

1. 비늘을 벗기지 않은 옥돔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다. 횟감으로 자른다. 2. 살과 껍질을 분리한다. 3. 살은 뼈를 제거하고 다시마에 감싼 뒤 종이포일을 한 번 더 감싸서 다리미로 열을 가해 15% 정도 익혀준다. 4. 비늘이 붙은 껍질은 뜨거운 기름을 끼얹어 가면서 비늘이 잘 일어나도록 바삭하게 튀겨준다. 5. 다리미로 익힌 살은 한입 크기로 잘라 감태퓌레를 올리고 제피기름을 뿌려준다. 6. 그 위에 바삭한 껍질을 알맞게 잘라 올려주고 제피잎을 올린다.

‘마누 테라스’의 셰프 이찬오 - 카라향과 전복딱새우 샐러드

재료: 딱새우 3마리, 전복 1마리, 카라향 1개, 레몬 1개, 펜넬(회향) 1/4개, 한련화 잎 10장, 생강 10g, 간 마늘 5g, 청주(정종) 50g, 간장 50g, 미림 50g, 올리브기름, 소금, 후추

소이미림소스: 냄비에 청주, 간장, 미림, 얇게 자른 생강, 레몬 껍질을 넣고 끓여 알코올을 날린다. 간 마늘을 넣고 불을 끈다. 식으면 체에 걸러 식혀서 사용한다.

1. 딱새우는 껍질을 까고 내장을 제거한다. 2. 전복은 겉면의 이끼를 칫솔로 닦아 내장을 제거한 다음 6등분한다. 3. 카라향은 잘라 소이미림소스에 담가둔다. 남은 과육은 카라향주스를 만든다. 4. 얇게 자른 펜넬을 카라향주스, 올리브기름, 레몬즙, 소금, 후추를 섞은 것에 담가둔다. 남은 카라향주스는 소이미림소스에 마저 섞는다. 5. 카라향주스를 섞은 소이미림소스에 전복과 딱새우를 넣어 끓여 익힌다. 6. 카라향, 마리네이드 한 펜넬, 전복과 딱새우, 남은 소이미림소스와 올리브기름을 섞어 접시에 담고 한련화로 장식한다.

제주산 한우 스테이크, 사진 박미향 기자
제주산 한우 스테이크, 사진 박미향 기자

‘비스테까’의 셰프 김형규 - 레몬바질과 마늘버터를 곁들인 한우안심 스테이크

재료: 레몬바질 5g, 무염버터 60g, 다진 마늘 15g, 타임 6줄기, 샬롯 2개, 방울토마토 1개, 감자 1개, 한우 안심 200g, 아스파라거스 3개, 레드와인 50㎖, 발사믹식초 30㎖, 식용유 100㎖, 소금, 후추 약간, 육수 약간

레몬바질마늘버터: 다진 레몬바질(레몬향이 나는 바질이 있음) 5g, 다진 마늘 15g, 무염버터 30g. 모든 재료를 다져서 섞은 다음 각자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냉장해 굳힌다.

1. 한우 안심을 하루 전에 손질하여 두드려 스테이크 모양을 만들어 소금과 후추로 간하여 냉장고에 보관한다. 안심을 다듬고 남은 힘줄은 팬에 볶은 다음 오래 끓여서 샬롯을 조리할 때 국물로 쓴다. 3. 아스파라거스는 다듬어 삶아놓는다. 4. 샬롯은 육수와 발사믹식초, 버터 약간, 레드와인을 첨가해 팬에서 졸여가며 익힌다. 익는 정도를 보면서 버터를 첨가한다. 5. 방울토마토와 타임은 식용유에 튀긴다. 6. 감자는 삶아 으깨어 버터와 소금으로 간을 한다. 7.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팬에 두르고 안심 스테이크를 굽는다. 접시에 다 담는다.

제주/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제주음식,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법

올해만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수가 3월 기준 300만명을 넘었다. 섬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와도 눈앞에서 맛깔스러운 제주음식이 아른거리는 이들이 많다. 도시의 제주음식 전문점들은 고급식당들이다. 가정에서 제주음식 만들어 먹는 법은 없을까? 조리법은 ‘제1회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에 참여한 셰프들이 털어놓은 레시피 등을 참고하면 된다. 제주음식은 제주도산 재료로 만들어야 제맛이다. 제주도도 전국 배달 서비스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무릉외갓집 2009년 문을 연 제주농산물 꾸러미 판매 업체. 제주도 중산간지대에 위치한 무릉2리의 농부들이 만드는 친환경 농산물을 회원가입(연회비 43만8000원)하면 매달 한번 배달해준다. 영농조합법인인 무릉외갓집의 현재 회원 수는 527명. 5월 꾸러미(사진)에는 애플망고 2개, 쌀 100g, 쌈채소, 파프리카 4개, 참다래(키위) 9개, 제주도 꽃꿀 등이 들어 있다. 이외에도 간장, 꿀, 각종 채소 등 친환경 농산물의 개별 판매도 한다. (제주시 서귀포시 대정읍 중산간서로 2852/010-6727-7966/www.murungfarm.co.kr)

바다어랑 길호수산영어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제주산 생선 판매업체. ‘제주품질인증마크’, ‘제주마씸마크’ 등을 획득한 업체로 삼치, 제주산 고등어, 참조기, 옥돔, 갈치 등을 판다. 주문하면 하루 정도 걸린다. 조리가 어려운 옥돔만 조리법이 제공된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공단로 115번길 43/064-732-0305, 010-4124-0355/www.gilho.co.kr)

모슬포수산업협동조합 굴비, 삼치, 옥돔 등 제주도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들을 파는 제주도 수협 중 한 곳이다. 해썹(HACCP) 등의 인증을 받았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최남단 해안로 58/064-792-0553/www.mspsuhyup.com)

생드르영농조합법인 제주어로 ‘살아있는 들판’이라는 뜻. 친환경농업생산자들의 단체인 ‘흙살림제주도연합회’와 ‘한살림제주생드르연합회’의 유통사업단. 여름에는 당근, 겨울에는 귤 등만을 택배 판매한다.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148/064-783-6145/www.saengdr.com)

이밖에 청룡수산(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4/064-733-3111) 등이 있다.

박미향 기자

(*위 내용은 2016년 5월19일자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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