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동반

책읽는부모 조회수 6268 추천수 0 2012.04.20 17:28:20

기다림이란 단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큰 기쁨을 위해 나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수행이 필요한 시간이란 생각도 들고요. 가톨릭에서 부활절을 맞기 위해 카니발 축제 후 지내는 사순 시기, 영원한 것을 추구하고자 속세를 떠나 수도의 삶을 사는 수도자들의 삶의 여정 또한 기다림의 한 모습인 듯 합니다.

 

일년 좀 넘게 자식을 키우면서 가뜩이나 급한 성격인 나에게서 육아로 인해 마음이 급해지는 나의 모습과 맞닥뜨리는 일은 제게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축구공만 따라서 몰려다니는 선수의 모습처럼 큰 그림보다는 당장 눈앞의 것들에 급급해하고 있더라고요.

 

육아서적을 읽는 것 또한 아이와 내가 건강하고 기쁘게 살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기보단 내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중에서 뭐가 잘못된 것이 없을까 체크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해서 급한 맘에 책까지 단숨에 읽어버리는 소머즈의 능력까지 생기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번 책은 일부러 하루에 조금씩 읽어갔답니다.

 

다른 분도 서평에서 얘기하신 것처럼 선생님이란 직업이 일반적인 부모의 얘기를 나누기에는 좀 상황이 다르지 않나 하는 마음이 앞서더라고요. 어떤 얘기들은 세대차이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나와는, 요즘의 엄마들이 처한 상황과는 좀 다르네하면서 조금은 삐딱한 생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들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고, 생활들을 나누고, 화장실에 칠판까지 걸어주시는 열성에는 공감도 되고 부럽기도하고…….진정 자연스러운 엄마의 모습이지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자연에서 뛰놀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주말이 되면, 또 시간이 날 때 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산으로 바다로 하다 못해 시내에 있는 아쿠아리움으로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게 됩니다. 순수하게 놀이의 시간을 마련해줘야지 하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뇌발달을 위해 많은 것을 접해보는게 좋다라는 생각 때문에 자연스러움이 자연스럽지 않게 될 때가 있더라구요.

 

언어를 배우는 것은 더 많은 사람과 현상을 이해 하기 위함이고, 음악과 미술, 체육을 하는 것은 세상의 소리를 잘 받아들일 수 있고, 여러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 위함이 본질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언어의 습득이 공부가 되고 점수로 판단되고……하버드의 학생들은 음악, 스포츠는 기본……그래서 다소 건전하지 않은(?) 이유로 피아노를 배우고 수영을 하고……. 그런 상황을 볼 때 마다 드는 생각. 학교때 일등하는 학생들이 씻는까지 잊어가며 시험을 준비하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을 보고, 시험기간에 굳이 씻지않는 학생들이 있는 것(요즘은 또 다르겠지요). 본질이,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라는 것으로치면 비슷하지 않나. ㅎㅎㅎㅎ즐거운 놀이가 되어야 할 순간마저 아이와 부모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영미선생님이 아이들과 살아가는 모습은 그들만의 고유성이지 싶어지더라고요.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서로 소통하고 많은 것을 함께 겪어내는 방법과 모습은 다 다를 테니까요.  나는 나와 내 아이와의 고유성을 잘 살려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많은 마음의 짐이 사라지는 편안함을 경험했답니다. 친구들이 어떻게 애를 키우고 있고 무엇을 가르치고 있고, 책의 저자들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고, 키워야하고…...참으로 좋은 모습들이었지만 나와 맞지 않는 것들은 마음의 짐이었더라구요. 그런것들을 인정하고 나니 어찌나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지 ㅎㅎㅎㅎㅎ 이번 책은 제가 자유로움을 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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