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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돌잔치 날에는 안쓰겠다고 떼쓰던 조바위를 요즈음은 즐겨 착용하는 한유진 입니다.)

 

새로운 책이 도착하기 전 마음에 와서 콕.. 박힌 책 한권의 책 읽기를 서둘러 마쳤다.

몰라서 아이를 힘들게 한 날, 이기적인 엄마라서 힘들게 한 날.. 이런날 저런날 내 마음 속으로 내가 '나쁜 엄마'구나.. 미안해.. 하고 말했었는데.. 그런 제목의 책이 있다니~!!

 

내가 나쁜 엄마라고 생각한 이유..

 

1. 출산 휴가 3개월을 마치고,직장에 다시 출근하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올케에게 아이를 부탁했다. 나는 아이를 일주일에 한번만 품에 앉을 수 있었다. 품에 안을 때는... 한없이 기쁘고 고맙고.. 이랬다가도.. 일요일 저녁 아이를 두고 일어날 때는... 이제 잠을 잘 수 있겠구나라는 안도감과  서글픈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2. 직장에서 재계약을 하고자했을 때, 일이나 아이냐를 놓고 고민했다.당연히 아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3. 결국 직장을 관두고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이사를 하고 전업으로 육아를 하면서도 매일..취업사이트를 들여다 본다. 아이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뻐하고.. 다른 생각은 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4. 이유식을 하는  때.. 그냥 사먹이면 안 될까 생각했던 일들.. 좋은 엄마라면 그런 생각조차 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5. 밥 먹일 때... 내 몸 편하게 아이를 밥 먹이려고.. 텔레비젼을 틀어준다..육아서에서는 절대 안된다고 했는데~!

6... 더 나열해야 하나... 글로 쓰니.. 내가 너무 괴롭다. 여튼 매우 많은 순간 나는 나쁜 엄마라고 생각을 한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이건 누구나 갖는 바람이 아닐까? 아이에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나의 나쁜 감정을 전이시키지 않고, 좋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많이 노력하는 순간순간들에도 나는 붉어지는 저녁노을을 보며 아.. 이렇게 내 인생의 하루가 갔구나 하는 생각에 서글퍼지며 아이게게 죄책감이 든다. 마감을 앞둔 논문을 밤새워쓰며 아이가 자는 동안 엄마의 온기를 심어주지 못해 죄스런 마음도 든다. 아.. 왜 이래야 할까?

 

나는 매일 갈등한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면서도 돌아서며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을 누군가가 알아볼까 무서웠다.

 

그런 때 만난 책. 나쁜 엄마(2009, 에일럿 월드만, 도서출판 프리뷰).

 

일단 제목은 마음에 든다. 나 말고 나쁜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안도감을 준달까?

이 책은 에일럿 월드만이 네아이의 엄마로 변호사를 관두고 전업주부로, 작가로 직업을 바꾸면서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앞부분은 자신이 나쁜 엄마로 느껴졌던 일들에 대한 솔직한 얘기, 후반부는 자신이 아이를 키우면서 실행한 교육법에 대한 나눔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책의 앞부분에 나와있는 솔직한 표현들이 공감간다.

 

" 나는 자신이 전업 엄마로서의 일을 하는데 그토록 부적합하고 준비가 안 되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나는 무슨 일이든 대충하지 못한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그랬는지, 아니면 나 스스로 성공의 열매, 그리고 성공했을 때 느끼는 그 기분을 즐겼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엄마가 되기 전까지 나는 실수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나는 매일 실패했다. 아기 물티슈나 기저귀는 툭하면 집에 두고 나왔다...제일 견디기 힘든건 지루함이었다....(43p)"

 

이런 문장 앞에서는 나는.. 단 한마디만 말하고 싶었다. "저두요!"

 

가사분담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런 부분은 전업 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는 직장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 이다.

 

" 집안일과 가족뒤치다꺼리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일이다. ....모든 일이 자기 책임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우울한 일이다.... " 그래서.. 저자는 집안일 나누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아이들도 일하고 우리 부부도 일한다. 모두들 우리의 삶이 화창한 여름 날씨처럼 맑게 개어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집안일이 있으면 반드시 같이 한다."

 

아이를 처음갖고 우왕좌왕하면서 여러책들을 읽으며 도움을 얻었다. 지나치게 다양한 방법은 나를 헷갈리게 하고, 그 가운데 내가 내린 결정은 주관을 갖자는 것이었다. 저자는 나와 다른 사람의 육아법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얘기하고 있다. 참고해 볼만하다.

 

"육아법을 종교처럼 신봉하는 삶들은 자기와 다른 생각을 무시하고 화부터 낸다. 어떤 부모들은 밀착육아, 동종요법, 천기저귀, 모유수유, 아기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것 등을 종교적 신앙처럼 믿습니다. 남침레교회 신도들이 사형제, 강한 군대, 생존권, 이성애, 그리고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것과 흡사합니다."

 

그리고, 육아사이트의 사이버폭력, 시어머니와의 관계, 낙태, 왕따, 부모의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도 논하면서 우리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동시에 내게는 아직 닥치지 않았지만,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 생각할 기회를 준다.

 

마지막으로 내가 길고 긴 생각에 빠지게 했던 좋은 엄마에 대한 얘기. 그리고.. 약간은 희망에 들뜨게 했던 얘기. 어쩌면 우리모두가 잠든 아이를 바라보면서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내일 더 많이 사랑해주리라 마음먹게 해주는 이야기 였다.

 

"자기가 좋은 엄마인지 나쁜 엄마인지에 대해 너무 신경쓰지 않는 엄마, 양쪽 모두 될 수 있고, 어느 쪽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아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최선을 다하는 엄마, 최선을 다했는데도 나중에 보면 그저 그런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것에 만족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 이 책의 말미에는 흥미롭게 독서 가이드가 붙어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편집은 사실.. 몰입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나쁜 엄마가 아니까 싶어, 저처럼 괴로우신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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