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베이비트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는 동안 올라오는 다른 분들의 서평은 안 읽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올라오는 서평은 다 읽은 듯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잠시 생각 했는데,
그건 “반감” 때문
이었습니다.
특히 저자의 의도인지, 편집자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제목에 맞춰 각 Chapter별 Point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부분이
가장 거슬렸고, 나중에는 아예 읽지 않고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편집자의 의도였다면 편집의 실패.
마지막 <내가 만약 자식을 다시 키운다면>을 보면
반성과 바람, 그리고 참회의 버전이라고 정리된 대목이 나오는데요,
저자 역시 “내 육아방식이 옳다”가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할 걸 그랬어.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의 아쉬움이 묻어 납니다.
아이 혼자 택시에 태워 유치원에 보낸 대목 보다 더 놀랐던 것은
혼자 버스를 타고 귀가하게 한 것이었는데요,
그 대목에서 저도 지난날의 과오를 떠올리며 반성과 추억에 잠시 잠겼습니다.
개똥이 두 살 무렵.
그러니까 돌 지나 아장 아장 걸어 다닐 때.
옆 단지 연못에 물고기 구경을 갔습니다.
보통은 앉은 자세로 서 있는 개똥이의 허리를 잡고 있었지만,
그날은 잠시 허리를 펴고 선 채로 하늘을 봤습니다.
바로 풍덩~ 소리가 들려 ‘뭐가
빠졌나?’ 하고 둘러 보니, 개똥이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연못을 보니 개똥이가 누운 채로 물에 잠겨 가라앉는 중이었지요.
(아 정말 이 장면을 떠올리면 바로 공포영화가 됩니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연못으로 뛰어 들었는데,
다행히 제 허벅지 정도의 깊이였습니다.
전신이 물에 잠긴 개똥이를 건져 올려 안고, 둘 다 홀딱 젖은
채로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밀며 집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습니다.
놀래서 내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은데, 개똥이는 얼마나 놀랬을까?
녀석은 울지도 않고 제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씻기기 위해 잠시 내려 놓았더니 그제서야 빵~ 울더군요.
그래… 그렇게 울어야지…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씻고 옷 갈아 입고 녀석은 피곤했던지 바로 제 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사고에 대한 보고를 하면서 ‘내가 베이비시터 였으면
바로 해고였다’ 생각 했고,
쏟아 지는 비난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별일 아닌 듯 여겨 주어서 고마웠더랬죠.
그런 사고가 있었지만 전 베이비시터가 아니라 엄마였기에 잘리지 않고
오늘도 녀석의 엄마로 남아 있습니다.
사고 다음날도 녀석은 물고기 구경한다고 연못에 갔고,
다행히 물에 대한 거부감도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저런 실수를 하게 되겠지만,
아이를 위험하게 하거나 좌절하게는 하지 말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단결!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