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33세에 37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저는 37세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녀는 결혼 전 가을에 말아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저는 임신 전 봄에 말아톤 하프코스를 완주했습니다.
 
그녀는 첫아이는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아이는 남편과 아이들의 격려 속에 집에서 낳았지만,
저는 첫아이(이자 막내?)를 병원에서 무통마취에 힘입어 자연분만했습니다.
 
그녀는 마흔에 셋째를 낳았고,
저는 마흔에 첫째를 낳았습니다.
 
그녀는 언제든 아이가 원하면 젖을 물렸지만,
저는 시계를 보며 '먹은지 2시간밖에 안되었다구! 3시간 간격은 유지 해야지!!!' 하며 젖 물리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각각 평균 2년반 모유수유를 했고,
저는 10개월반 만에 모유수유를 모질게 끊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천기저귀를 사용했고,
저는 방사선 물질 논란이 한참일때도 일본산 기저귀를 고수했습니다.
 
그녀는 예방접종의 문제점을 알고 거부했지만,
저는 얄팍한 지식조차 없어 필수 예방접종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예방접종은 모조리 다 했습니다.
 
그녀는 10년째 아이들을 온전하게 그녀 곁에 두고 키우고 있지만,
저는 생후 11개월 아이를, 걸음마도 못하는 아이를, 모유 끊고 분유도 거부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겼습니다.
 
그녀는 세아이를 돌보는 틈틈히 글을 쓰고, 책을 냈고,
저는 출퇴근 하는 틈틈히 그녀의 책을 읽었습니다.
 
IMG_2602.JPG
- 10개월반 모질게 모유수유를 끊던 첫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개똥이.

 

하지만 그녀는 별나라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녀 또한 밤새 한번도 깨지 않고 자고, 밥 좀 편하게 먹고,
문 닫고 볼일 보는게 소원인 보통의(?!!!) 엄마 였습니다.
육아의 달인이라 여겨지는 그녀 역시 한쪽 팔에는 아이 안고,
다른 한쪽 팔로는 식사 준비하는 모습 또한 저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저는 그녀가, 그녀가 추구하는 육아 방식이 고마웠습니다.
그녀가 책을 써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여러가지 많은 것이 고마웠지만,
가장 고마운 것은 제 안에 잠재되어 있던 아이를 향한 사랑을 한껏 깨우쳐 준 것입니다.
 
아이는 위대하다 하였습니다.
육아는 힘들지만, 아이에게 나 자신-엄마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아이를 키우는 순간 순간이... 무심코 스친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책을 읽고, 내 아이에게 그녀처럼 해 주지 못해 한없이 미안한, 죄책감으로 가득찬 엄마가 아니라
사랑으로 충만한 엄마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그녀는 그녀대로, 저는 저대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아이를 키우고 또 사랑할 것입니다.
다만 그녀 덕택에 사랑한다고,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그리고 자주 그 표현을 할 것입니다.
 
 
강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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