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미국을 뒤흔든 세계교육 강국 탐사 프로젝트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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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사는 곳

p31

2000년 봄, 전 세계 43개국 약 33만명의 청소년들이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형태의 시험을 치렀다. 두 시간 동안 치러진 이 새로운 시험은 PISA라는 것으로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국제 학업 성취도평가)를 줄인 것이다. 피사는 기존의 학력평가와는 좀 달랐다. 이를테면 가격이 얼마 하는 물건을 사려면 어떤 동전을 몇 개 써야 하는지를 묻는 보통의 시험과는 달리 그 자리에서 답안지에 동전 디자인을 하라고 주문하는, 좀 이상한 시험이었다.

...

피사는 기존의 시험들과는 달리 어느 나라의 학생들이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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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들이 기다리던 결과가 발표됐다. 세계 1위는 핀란드였다.

핀란드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배경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

읽기 시험에서마저 미국에서 가장 좋은 환경의 아이들과 가장 나쁜 환경의 아이들 간의 성적 격차는 90점이 넘었다. 이에 반해 한국의 환경별 점수 격차는 33점밖에 되지 않았고, 같은 환경을 놓고 보았을 때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에 비해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p45

교육에서 가장 성공적인 혹은 향상을 많이 한 나라들은 대략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유토피아적 핀란드 모델.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시스템으로 과도한 경쟁이나 부모 간섭없이 아이들이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함양하는 경우이다.

2.압력밥솥 같은 한국 모델. 정부에서 공부제한 시간을 시행할 정도로 아이들이 너무 집착적으로 공부만 하는 경우이다.

3.허물을 벗듯 탈바꿈하는 폴란드 모델. 향상의 나라. 미국과 비슷한 비율의 아동 빈곤이 존재하지만 아이들의 지식과 사고력이 최근 급격한 향상을 보이고 있는 경우이다.

 

미국사람이 본 한국교육의 진짜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p280

그곳은 정확히 말하자면 학원이 아니라 야간 자율학습 독서실이었다. 형광등이 달린 낮은 천장의 굴속 같은 방들 안에서 40명 정도의 청소년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우리가 걸어들어가자 고개를 들어 쳐다봤지만 약간 초점이 흐려진 눈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표정이 뚜렷했다. 밀실공포증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포스트모던한 노동 착취공장 그 자체였다. 티셔츠를 만들어 내는 대신 지식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 말이다.

 

(야간 불법 과외교습을 단속하는 과정을 함께한 이 책의 저자 아만다 리플리는 한국의 학생들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았을까. 분명히 공부잘하고 똑똑하니 부럽다는 눈길로 바라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한국 학생들을 배우고 있는 학생이 아니라 착취당하고 있는 공장의 노동자로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

 

p276

한국의 교육제도를 칭송하는 사람은 한국에서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심지어 그 시스템 안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우리가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엘리트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이에게 의미있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는 환경이 전제되지 않으면 시스템은 왜곡될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

매년 한국의 신문들은 학원강사, 학생 때로는 부모가 연루된 부정행위 사건들을 보도한다. 2007년에는 SAT문제 부정유출을 이유로 한국학생 900명의 시험 성적이 취소되기도 했다.

 

교사의 역할

p235

교사들입니다. 모든 것이 교사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준비가 잘 되고, 잘 고른 교사들이 필요합니다.

다른 것은 하나도 바꿀 필요가 없어요.”

-1997-2000년 대규모 개혁을 진행시킨 폴란드의 교육부 장관 미로스와프 한트케의 말

 

p139

핀란드에서는 모든 교원양성 학교의 입학기준이 무척 까다롭다. 이런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미국에서 의대에 합격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따라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처음부터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난 뒤에야 복잡한 평가를 받게 해 가장 성과가 낮은 교사들을 가려내느라 모든 교사의 사기를 꺾는 미국의 상황과 많이 비교된다.

 

부모의 역할

 

p174

이상한 패턴

예를 들어 자녀의 과외활동에 자원자로 참가한 부모의 자녀가 그렇지 않은 부모의 자녀보다 평균적으로 읽기/독해 능력 점수가 낮았다.

 

전 세계적으로 어렸을 때 부모가 책을 거의 날마다 읽어줬던 아이들은 15세 무렵에 비교해 봤을 때 읽기/독해 능력에서 훨씬 앞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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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들이나 학교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도 교육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부모의 역할이 하나있다. 부모가 집에서 취미로 독서를 하면 아이들도 독서를 즐길 확률이 높았다. 나라 배경과 가족의 소득격차에 상관없이 일관적으로 같은 패턴을 보였다. 부모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부모의 말보다 더 중요했다.

 

반짝이는 물건들을 무시하라~!

p336

성적이 제일 좋은 교육 시스템에서는 첨단 장비들이 눈에 뛸 정도로 부재합니다.”

OECD의 국제 교육 전문가 안드레아스 슐라이허(PISA시험 개발자)가 내게 말했다.

왜 그런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좋은 시스템 안에서는 첨단 기술보다 교사들의 수업기술에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나라에서는 교사임금과 평등문제(더 많은 재원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투자하는 정책)에 우선순위를 둔다. 세계 수준의 교육을 찾기 위해서는 무대장치나 소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교육코치인 부모들

p334

스스로 교육코치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 날마다 책을 읽어주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아이들의 일과와 세계뉴스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시 노력하게끔 돕는다.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자율권도 준다. 교사의 역할을 해내는 부모인 것이다.

이러한 부모들은 엄격한 교육의 중요성을 믿는다. 그렇기에 자녀들이 아직 어릴 때 실패를 맛보기를 원한다.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진실한 자세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알게 하는 경험들이 다음 수십 년 동안 자녀들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결론?

p313

핀란드, 한국, 폴란드의 이야기 역시 복잡하고, 아직 미완성이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현대 세상에서 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엄격한 학습으로 고도의 사고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지한 지적문화를 학교에 정착 시키는 것뿐이다. 아이들로 하여금 이것이 실체가 있고 한시적으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이 문화를 영구히 정착시켜야 한다.

 

각 학교와 나라들로부터 점점 더 많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학생들 자신이 얼마나 더 높이 뛸 능력이 있는지를 직접 세상에 증명해 보인다면, 이 소수 문화는 저항할 수 없는 커다란 물결이 될 것이다.

 

후기

베이비트리로부터 이 책을 5월 연휴 전에 받았습니다. 연휴기간동안 집중적으로 읽었지요. 책 제목을 본 순간 살짝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하는 투의 표현이 제 마음에 와 닿지 않았거든요. 똑똑한 것과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고정 관념을 가지거나 편식하듯 읽는 것은 위험하니 이 책도 열심히 읽었습니다. 책 속에 나온 학생들의 모습을 제 아이들의 미래의 모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을 했습니다.

 

저자 아만다 리플리는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아이들의 시각으로 각 나라의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주의 깊게 살폈습니다. 그리고 각 나라를 직접 다니면서 그곳의 교육자들은 스스로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 알아보았지요.

 

비판적인 사고능력과 읽기, 독해, 수학, 과학등을 잘하는 아이들로 키우려면 교사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핀란드의 교육방식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미국이 투자(?)대비 아이들의 성적이 형편없다는 것에 대해 교실에 첨단장비를 설치하거나 쓸데없이 스포츠(?)같은 활동에 주력하지 말고, 누구나 노력하면 수학과 같은 과목도 잘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엄격한 교육의 의미인 것 같습니다. ,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낙제점수를 주는 실패를 경험하게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학생들처럼 부모가 공부를 강요하지 않아도 학생 스스로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핀란드 아이들이 부럽기는 저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내 아이들이 스스로 배움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한다면 그것만큼 바랄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고 보니 저 역시 학창시절에 부모님이 저에게 공부해야 한다는 말씀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그저 책을 보고 배우는 것이 즐거워서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원에 가는 것도 스스로 결정하고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스스로 결정해서 독학으로 미분을 공부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하는 것도 스스로 선택해서 혼자서 하루종일 독서실에 앉아 공부하기도 했는데, 부모님의 강요가 있었다면 절대로 즐겁게 공부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책을 보며 하나하나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저의 모습을 보며 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배움의 재미를 느끼게 되겠지요. 두 아이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한국의 압력밥솥같은 교육열을 직접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밤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아이들도 나처럼 언젠가는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겠구나 하는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관악산을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왔다는 일곱 살짜리 큰 아이를 보면서 체력이 정말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고등학교 출신 유학생들이 공부하다가 쓰러지는 것을 종종 보았는데, 공부도 체력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거든요. 그러고 보면 미국 학생들이 스포츠활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는 것이 꼭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진짜 공부를 시작할 때 꼭 필요할 테니까요.

 

저는 제 아이들이 시험성적만 똑똑한 아이가 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배움은 필수 이지요. 하지만 수학 과학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 배움이 왜 필요한가를 아는 것이 먼저이고,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 깨달아야 부모가 간섭하지 않아도 멋지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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