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부모가 되는 시간' -김성찬 지음, 문학동네, 2014

 책 읽는 부모6기 첫 도서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 이전에 후기 올림 

 

 

이번에 읽은 책은 저자가 14권의 책을 읽고 그 후기를 모아 놓은 것이다. 그런데 단순한 후기가 아니다. 읽은 내용 중에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직접 적용해보면서 자신의 경험으로 오롯이 승화시켜낸 체험후기이다. 요즘 서점에 가보면 육아서가 넘친다. 그만큼 실제 육아는 쉬워졌을까? 저자는 멘토는 흔하지만, 멘토의 교훈을 실천해봤다는 예가 드문 것이다. 육아서와 실제 부모들의 삶 사이의 간격을 메울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p.295)고 했다. 자연스레 우리의 일상 육아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작가의 노력들이 책 곳곳에 보였다

 

 부모 역할 훈련에서 부모는 첫째 비판하지 않고 듣는 기술(적극적 듣기), 둘째 기분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기술(-메시지), 셋째 윈-윈으로 타협하는 기술(무패 방법)을 배워야 한다. 듣고, 표현하고 타협하는 기술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p.283~284)

 

이 부분은 최근 퍼실리테이션(효과적인 절차에 따라 그룹의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목적을 달성하도록 돕는 활동)교육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위 방법은 아이와의 소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의 모든 대화에서 필요한 민주적인 소통방식이다. 어른들끼리도 일상에서 이렇게 대화하지 않으면서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만 이 방법의 의사소통이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나타냈듯이

 

그래서 부모는 결국 깨닫는다. 육아를 잘하려면 부모 자신이 성숙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이에게 잘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부모 먼저 잘해야 한다. 더 괜찮은 부모가 되기 이전에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p.7

 

가 아닌 우리가 중요시되는 한국 사회 문화가 육아에서도 어떻게 나타나는지 제대로 짚어주었다. 게다가 낮은 자존감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시원하게 말해주었다. 서울G고등학교에서 드러난 성추행이 이 학교만의 문제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교육학자 하야미즈 도시히코는 그들은 왜 남을 무시 하는가에서 자신을 긍정하는 데 실패한 아이들이 타인을 경시함으로써 가상적 유능감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강한 자의식의 뒷면에는 어른들의 폭력적인 시선을 내면화한 수치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자기가 아주 평범하다 해도 다른 사람을 경멸적인 시선으로 내려다볼 수 있으면 자신감 비슷한 것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가상의 유능감일 뿐이다. 아이들은 어쩌면 있지도 않은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자기보다 아래의 존재를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p.300 

 

우리 주위에서 나타나는 여러 형태의 폭력(가정폭력, 데이트폭력, 학교 폭력, 갑질 등)들은 어쩌면 낮은 자존감으로 시작되어 엇나가버린 슬픈 단면들이 아닐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여러 가지 이유로 구분 짓고, 차별하고 그러면서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좀 더 고상한, 대우받을만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고 있다.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현실은 거리가 멀다. 내가 존중받기 위해 남을 존중해야하듯 내 아이가 존중받으려면 다른 모든 아이들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자존감의 문제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짚어준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최민석 작가가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에세이를 쓰려면 글을 쓰기 이전에 삶을 써야 한다." 맞는 말이다. 글이 될 만한 삶을 살아나가는 게 더 힘든 일이다. p.296 

 

부모가 되는 시간을 쓴 저자는 자신의 글을 쓰기 이전에 삶을 쓰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표절시비로 떠들썩한 신경숙씨. 아마도 창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동일하게 느낄지 모른다. 자신의 삶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흘러넘치지 않는다면 결코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힘들다. 최근 박재동 화백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예술가들이 마을을 도와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예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떡볶이를 만들더라도 그 떡볶이를 먹는 사람에게 맛의 감동을 준다면 그게 바로 예술이다."라고 하셨다. 결국 넓은 의미로 보면 우리 모두가 예술가인 셈이다. 요즘 하는 일로 인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마다 다른 향기를 직접 느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란 걸 직접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느끼고 있다.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그 사람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예순이 넘어도 대화를 나눠보면 젊음이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 일상이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분들이 있다. 작가가 글이 될 만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듯 우리 모두는 우리의 이야기를 떳떳하게 할 만한 삶을 살아내야 적어도 스스로에게만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려면 행복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 않을까. 우리 각자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나?

 

모두 행복한 지금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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