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리 가족 주말 농장에 다녀왔어요.
주말 농장... 생각만 있었지 실행이 어려웠는데
마침 지난 5년간 곁에서 아이를 돌봐주시고 최근에 집으로 내려가신 친정 아버지께서
채마밭을 일구며 생활하고 싶다고 하시더니만
덜컥! 시골의 작은 땅을 마련해서 시간가는지 모르고 지내신다기에
실사? 겸 다녀왔지요.^^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밭으로 내려가고 있는 아이들.
풀 내음을 맡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답니다.
짜잔.
도착하니 밭이 아니라 과실 농장이더군요.
매실 나무는 이미 꽃이 다 지었고 2-3그루씩 심어져 있는 과실 나무들 꽃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복숭아 꽃? 입니다.
배 꽃입니다.
사과 꽃입니다.
어렷을 적 한두번씩은 봤을텐데 어른인 저도 새롭더군요.
오히려 아이들은 시큰둥 하게 또 꽃이네 하고 지나가고요.ㅋㅋ
아버지는 서울에 계실 적에 늘 시골에 내려가면 흙집을 손수 짓어 살겠다고 하셨고
저는 집이 있는데 요즘 같은 때 웬 손수 흙을 빚어 집을 짓냐며 텃밭이나 가꾸시면서 지내시라고 했었죠. 텃밭이 있으면 아이들과 자주 들러 주말농장으로 가꾸겠다고요..
그랬더니만 내려가신지 두어달만에 주말 농장을 만드셨으니
이젠 꼼짝 못하고 자주 가야 할 것 같습니다.ㅋㅋ
이미 비를 피할 비닐하우스도 손수 지어 놓으셨더군요. 비닐하우스의 문도 직접 만드셨답니다.
평소 집안의 형광등 하나 손수 갈지 않는다고 핀잔을 들으셨던것 같은데
비닐하우스 짓는 방법은 어떻게 아셨는지...
자식, 손주 다 키워놓으시고 이젠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시는냥
신나하십니다.
최근 몇년간 하나씩 주워 놓으신 도구며 세간들이 그곳에 다 쌓여 있었습니다.
"엄마, 나 뭐해야해?" 묻는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주변의 돌을 주워 한곳에 두라고 하십니다.
또 비닐하우스 안의 풀도 뽑고요.
바구니에 돌을 담고 삽으로 흙을 파서 풀을 뽑고 있는 아이...
제법 자세가 나오지요?
일을 하는가 싶더니만
"할아버지 배고파요~"
할아버지는 근처 맛집을 알아두셨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 읍내로 나섰습니다.
바로
수타 짜장면...
늦은 점심시간인데도 식당안은 손님으로 소란스러운 것 보니 맛집은 맛집인가봅니다.
물론 맛도 있었고요.
아주~ 오랜만에 본 시골 읍내 풍경입니다.
짜장면을 먹고 나온 아이들에게 작은 누렁이 개가 달려와 깜짝 놀랐지만
그 모습 또한 정겨웠지요.
주말 농장 첫날은
돌 줍다 풀 뽑고 자장면 먹고 또 풀을 뽑았지요.
그사이 할아버지는 비닐하우스 문 2개를 마저 만들어 다셨지요.
할머니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은 농장에 어떤 동물을 키울까 행복한 고민을
했답니다.
사실 지난주는 어린이날이 있는 주말이었죠.
두 아이 돌보며 회사 다니기가 힘이 들었을까요?
이두 저도 귀찮고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에게 소비적인 어린이날이 아닌 의미있는 날도 선물해 주고 싶었고요. 그래서 금요일 밤기차를 타고 귀향했지요.
이런 엄마의 마음 알랑가모르겠네요.ㅋㅋ
그 다음 날은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귀퉁이 땅에 모종을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모종 심기 소식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