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사퇴의 충격이 주말 내내 가시지 않았다.
이런 과정의 단일화를 바라지 않았다는 허탈감, 안철수 후보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았나하는데서 오는 실망감, 이대로 가면 단일화가 되었다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 그렇게 되면 앞으로 5년은 현 정부를 제대로 심판하지도 못할 것이며, 그 밖의 일들은 하아....... ‘참, 별 걱정을 다하네.’라고 내게 툭 내뱉어 본다. 그러나 주말 동안 이 몸은 움직였을망정 마음은 차후 대선과정에 가 있는 정치 좋아하는 아줌마였으니 이런 나를 어찌하리오.
그래서 아이들 재우고 이 늦은 밤 문득 나를 위로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선시대 중 태종과 세종 시대를 떠올리면 어떨까. 현 정부 동안 벌여놓은 퇴보정치를 다시 돌리는데 기반을 세울 사람으로 문재인 후보를, 그리고 차기 대선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그의 바통을 이어받아 민주주의를 더 꽃피우는 것으로 혼자 상상해보았다. 뭐 가능하지 않은 일도 아니지 않은가. 이러면서 속상해했던 나를 달래본다. 나도 참^^
광복 후 일제 청산을 제대로 못하고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제 청산은 더욱 물 건너간 일이 된 것처럼, 현 시대에 청산해야할 것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역사의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며 안철수 후보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보 사퇴를 결심했던 그 마음을 지켜드리고 싶다. 야권 단일화 후보가 12월 19일 당선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야권의 차기 대권 후보로 부상한 안철수 후보를 지켜드리기가 더욱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10년 전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의 그 기쁨을 다시 느끼고 싶다. 그러면 정치에 관심 많은 이 아줌마가 정치에 좀 덜 신경쓰고 육아와 가사에 더 충실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