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엄마아빠 품 안에 달려오고
축 처져버린 못생긴 젖가슴도 늘 환영해주며
아침에 일어나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
언제나 환하게 웃어 주는 아이.
엄마아빠가 보는 책, 노트북, 책상.
잠자는 것도, 노는 것도, 먹는 것도
뭐든 엄마아빠랑 같이 하고 싶은 아이.
어쩌면 무조건 적인 사랑은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에게서 받는 사랑에 비하면
내가 아이에게 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일이 힘들거나 칭얼거림에 지치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려 버리니까.
다음에, 하고 내민 손을 뿌리쳐 버리니까.
난 언제쯤 아이에게 어른다운
아니 아이같이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그러나 너무 자책하진 말기로 해요.
엄마밖에 아빠밖에 모르던 아이가
엄마아빠와 제일 말이 안 통한다고 느낄 때,
친구가 제일 좋고 세상이 갑갑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한 남자가, 여자가 엄마아빠보다 더 소중하다고 느낄 때,
그때가 바로 우리가 보여줄 차례일 테니까요.
우리의 사랑을, 믿음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것을.
뱃속에 품었던 그 날부터 줄곧 너는
세상의 중심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이는 제 아이를 낳은 뒤에야
이 모든 걸 알게 되겠지요.
내가 지금 그런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