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당신 건강을 앗아가는 ‘밤일’

조회수 16685 추천수 0 2010.05.13 17:44:37

야간근무자 회람 요망

수면 유도물질 멜라토닌 줄어들어…위궤양·유방암·우울증 위험 높아져

근무 전 차광 공간서 7~8시간 숙면…퇴근 뒤 족욕·명상…빛 치료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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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문을 여는 홈플러스 매장에서 일하는 안소라(42·가명)씨. 그는 최근 야근조에 들어간 뒤 몸 상태가 나빠졌다. 계산, 물류 정리, 손님 응대 등을 하는 그는 밤 11시 반에 출근해 다음날 아침 8시 반에 퇴근한다. 야근조 인원은 8~9명이라 어떤 날은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바쁘다. 밤새 일한 뒤 집에 돌아가서도 쉴 틈이 없다. 초등학생 딸을 학교에 보내고 청소 등 밀린 집안일을 하고 나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오후 2~3시나 돼야 잠이 든다. 안씨는 “야근한 뒤부터 푹 잘 수도, 길게 잘 수도 없어 항상 피곤하다”며 “한 달에 생리를 두 번 하는 등 생리주기도 불규칙적”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눈도 많이 나빠져 안경을 쓰게 됐다. 눈은 항상 충혈돼 있고 뻑뻑하다. 밥맛도 없고 밥 먹는 횟수도 줄었다. 퇴근한 뒤 오전 9시에 한번, 출근해서 새벽 2시에 한번 밥을 먹는데 항상 속이 쓰리다. 허리가 원래 좋지 않았는데, 야근 뒤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물리치료를 받게 됐다. 안씨는 “한 달에 20만원 더 벌겠다는 생각에 야근을 선택했는데, 건강이 나빠져 치료 비용이 더 나간다”며 “제때 잠자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 야근의 위험성 안씨 경우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야근은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의대 정신과 교수인 데이비드 딘저스는 저서 <수면의학의 원칙과 실제>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교대근무자의 위궤양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4배나 높다고 밝혔다. 또 대장암과 유방암 발생률도 높아지며,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면역기능 저하로 교대근무자의 경우 병가가 잦으며, 우울증이나 교통사고, 산업재해를 당할 가능성도 커진다. 사회적 활동이 줄어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멀어지기 쉽고, 이혼율 또한 높다.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 연구팀은 야간 교대근무가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야근이 위험한 이유는 생체리듬이 깨지고 멜라토닌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은 일정한 생체리듬을 유지하고 다른 호르몬 조절을 돕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불면증, 고혈압, 심장질환 등과 관련 있다. 특히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돕고 유방암 세포의 작용을 억제해 유방암을 예방하는 일을 한다. 멜라토닌은 해가 진 뒤 왕성하게 분비되고 일출 전 새벽부터 급격하게 감소한다. 그런데 야간작업을 하게 되면 마치 낮처럼 일을 하게 되므로 생체시계가 교란되면서 멜라토닌 호르몬도 부족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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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근자 건강 수칙 야근이 건강에 나쁘지만, 최근 한국엔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경찰, 소방관, 기관사, 의사, 간호사 등 필수 공공서비스 영역 외에도 편의점, 대형마트, 영화관, 미용실, 쇼핑몰, 백화점, 아이티업계 등 각계에서 야근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불가피하게 야근을 하는 사람들은 건강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꼭 지켜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이다. 낮에 자더라도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하루 7~8시간 정도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어두운 커튼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차광을 잘 하고, 가족들도 소음 방지에 신경 써야 한다. 야간근무 뒤의 수면은 밤에 자고 아침에 출근하듯, 야간근무를 나가기 전 잠자는 것이 좋다. 야근자는 퇴근할 때나 낮에 외출해야 할 경우 선글라스를 착용해 밝은 빛을 피하는 것이 좋다.



통상 야근 뒤엔 잠이 잘 안 오는데 족욕이나 목욕, 명상 등 몸을 이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자. 어떤 사람은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술을 먹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건강을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밤샘일을 하면 음기가 많이 소모되면서 간이 나빠진다. 간이 나빠지면 눈도 뻑뻑해진다. 소주 2잔 이상의 술은 간의 피로도를 증가시킨다. 눈을 혹사하는 컴퓨터나 독서보다는 차라리 눈을 감고 편안한 음악을 듣는 것이 더 낫다. 잠자기 전 과식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하루에 꼭 세끼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생활리듬에 맞춰 식사를 하되, 잠자기 직전 식사만은 피해야 한다.



야간작업을 하면 커피를 상대적으로 많이 마시게 되는데 커피 또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커피보다는 간을 회복시켜주는 구기자, 결명자, 산수유, 국화차를 보리차 마시듯 즐겨 마시면 좋다.



야근자의 경우 운동을 못하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 스스로 생활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집에서 누워 쉬는 정적 휴식보다는 산책이나 여행 등 동적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마음 관리도 중요하다. 김이종 한의사는 “화를 내면 낼수록 간은 나빠지며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체리듬이 파괴돼 불면증을 앓는다면 수면 전문의와 상담 뒤 광치료를 해볼 수 있다. 이정희 강원대 정신과 교수는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빛인데, 광치료를 하면 조도가 높은 빛을 적절히 쬐어 수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교대근무자가 수면 문제를 겪는다면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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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멜라토닌을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한 생체리듬을 파악하지 않고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수면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



글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 도움말 : 이정희(강원대병원 수면센터장·교수) 임상혁(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산업의학 전문의) 임종한(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 김이종(하늘벗한의원 원장)














외국에선 어떻게



상세한 ‘야근 지침’ 법으로 강제
잦은 교대변화 피하고 긴 휴식 보장

야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야근을 금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야근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고, 이럴 땐 제도 개선을 하고 여러 예방적 조처를 취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법에서 강제하고 사업장에선 야근 수칙을 철저히 이행하는 등 사회적 뒷받침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선진국의 경우 교대근무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일찌감치 인지하고 법에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의 노동법 제6조에서는 야간근무와 교대근무에 대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야간근무 및 교대근무 노동시간은 노동과학적인 연구하에 결정되도록 할 것 △야간근무 노동자의 평일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을 넘지 않도록 할 것 △야간근무 노동자는 고용되기 전, 고용된 후 적어도 3년에 한 번씩은 노동의학적 건강검진을 받도록 할 것 등이다. 스위스도 노동법 제25조, 제26조에서 △노동시간은 해당 노동자가 6주 동안 계속해서 교대근무를 했을 때, 교대근무를 하지 않은 것보다 더 길어지지 않도록 배정할 것 △오전-오후, 또는 주간-야간 2교대 근무를 할 경우 각 노동자가 두 교대조에 동일한 횟수로 배치되도록 할 것 △교대근무를 조형할 때 노동의학적 측면 및 노동과학적 측면을 고려할 것 등 매우 상세한 지침들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법적 강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 국립안전보건연구원(NIOSH)에서 구체적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권고안은 △계속되는 야근 교대는 피할 것 △2~4회의 야간근무 전에는 2일의 비번이 있도록 할 것 △빠른 교대변화는 피할 것(나이트 근무 이후 다음 순환 교대근무 전에 최소 24~48시간의 휴식을 권고) △자유로운 주말을 계획할 것(한 달에 두 번은 주말을 제대로 쉬도록 해야 할 것) △긴 교대노동이나 오버타임은 최소화할 것 △아침 근무는 너무 일찍(새벽 5~6시) 시작하지 말 것 △정기적이며 예측 가능한 스케줄을 확보할 것 등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법률적 조처나 예방 조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만든 교대작업자의 보건관리지침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산업의학 전문의)은 “한국의 야간근무와 교대근무에 대한 인지도는 현저히 낮다”며 “일례로 외국의 자동차회사는 야간근무가 없지만, 한국의 현대, 기아 등 자동차회사는 12시간 맞교대 형태의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산업의학적 측면에서 보면 2조2교대보다는 4조3교대가 건강에 덜 해롭고, 교대 순번을 시계방향(오전-오후-밤)으로 돌려야 몸에 대한 부담이 적으며, 야근자의 경우 작업장의 조명은 대낮처럼 밝아야 한다”며 “이런 점들은 모두 사업주가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들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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