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9_144121.jpg 나일이가 태어났을 때....

나는 내 아이가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가길.. 그거 하나만 바랬다.

내가 살면서 느낀 두려움, 실패, 좌절, 불안함.. 등 이 세상을 무섭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내 아이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내가 바람막이가 되어주자 다짐했었다.

그런데.. 나일이가 커가면서 고집을 피우고, 때론 황당할 정도로 떼를 쓰며,

엄마인 나를 순간순간 시험에 빠뜨렸을 때..

도대체.. 내가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 정말 막막했었다.

 

게다가 양가 집안에서 첫 손주이다 보니, 나일이는 종종 집안의 왕처럼, 상전처럼 굴곤 했다.

어른들도 아이 울리면 성격 버린다면서... 나일이의 투정과 뜻을 다 받아주곤 하셨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이런 상황들이 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나일이는 여전히... "싫어!" 라는 말을 자주하고,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특히 '정리' 같은 것은

흉내만 낼 뿐.. 엄마인 나에게 떠넘기다시피 한다.

작년에 몇개월간 다녔던 유치원에서도.. 나일이는 정리하는 걸 힘들어하고,

선생님이 자기에게 잘못을 이야기하며 행동을 제재할 때, 나일이는 견디기 힘들어 한다고 했다.

나는 그런 나일이의 행동이.. 약간 버릇없다고 느끼긴 했지만,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안돼'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되도록 뜻을 받아주려고 했으니까..

아이에게.. 세상에는 안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네가 이 세상의 중심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면.. 어린 나이에 아이는 자신감도 잃고

좌절을 맛볼거라 판단했었다.

 

이런 생각으로.. 47개월동안 나일이를 대한 내가,,

<아이의 회복탄력성>이란 책을 받았을 때...

나는 생각했었다.. 이제는 놀이, 육아, 밥상에 이어 별별 육아책이 다 나오는구나.. 라고...

그리곤 내 아이를 이야기할 때, 시련이나 실패란 말은 아직 이르다고 여겼기에..

이 책은 지금까지 받은 육아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모를 받았다.

책장도 넘겨보지 않고 책장 구석행으로 보내어지는..

책으로치자면,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그러다 이젠 책 서평을 써야겠다 싶어서... 어디에 놨더라?

잘 기억도 안나는 책을 찾느라 몇분을 허비했는데...

겨우겨우 찾아 책장을 넘긴 순간... 도입부 몇장을 읽은 그 짧은 시간에...

나는 뜨악~ ..... 경악하고 말았다.

 

<아이의 회복탄력성> 이 책은 그동안 행해오던 나의 육아에 반전! 그 자체였다.

아........................................................................

나는 절망의 가까운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씁쓸하다못해,, 가슴이 아린다 아려..

나의 교육관은... 책에서, 아이를 나약하게 키우는 부모와 싱크로율 99% 일치했기 때문이다. ㅜ.ㅜ

 

'회복탄력성'이란 시련, 문제를 극복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마음의 근육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아이의 마음이 강해지고 적극적으로 변한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욱 막막하게 느껴지는 아이의 미래에 사고력이나 창의력보다도

더욱 필요한 요소인 것이다.

7전 8기, 오뚜기의 힘이 바로 이런 회복탄력성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생소한 단어가 왜 요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하는 걸까..

아마도, 아이를 하나 둘만 낳아서 풍족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가 늘면서(나를 포함 --')

아이들은 좌절이나 시련을 쉽게 접하지 못해서인듯 하다.

부모가 많은 부분을 도와주고, 해결해주다 보니, 정작 혼자 해결할 줄 아는 나이가 되어서도,

부모를 찾으며 실패를 견디지 못해 쉽게 포기하고 물러나는 것이다.

 

 

<아이의 회복탄력성>은 나에게 반전을 선사했지만, 

모든 육아책이 그렇듯,. 이 책 역시, 나와 내 아이를 위해 맞춘 옷은 아니기에,

책을 읽으면서 '좀더 세세하게 이야기해줬으면, '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정말 나일이에게 좋은 부모, 현명한 부모인지에 대해선 감을 잡을 수 있었기에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또 나의 사소한 고민들도 몇가지 해결되었다.

이를테면, 밤에 잘 때, 나는 너무너무 피곤해서 그냥 쓰러져 자고 싶은데,

아이는 계속 자기 전에 읽었던 3-4권의 책을 읽어달라고 고집피울 때..

그럴 땐 아이에게 "엄마가 오늘은 많이 피곤하니 뽀뽀만 하고 자자" 라고 말해도 된다는 것을...

아이가 밥 먹는 동안, 내가 해야할 집안일이 있을 땐

아이 혼자서 밥을 먹게 해도 된다는 것을.....

 

지금 생각하니, 뭐 이런 것도 고민했나.. 싶긴 하지만...

전에는... 이러면 안되는 줄 알았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하고, 식사예절을 위해선 아이가 혼자서 밥을 먹는 것보다,

내가 옆에서 같이 먹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참... 피곤하게 살았구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씁쓸하긴 했지만, 마음은 조금 편안해졌다.

지난 번에 받은 <아이들>이란 책이 워낙,,, 아이들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

그렇게 마음 넓게 아이들을 대하지 못한 내가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이 책에선, 아이들의 의견에 늘 동조하거나, 아이들의 요구를 거절해도 된다고 하니..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한 '부모의 역할'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적당함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알긴 힘들지만,

그건... 내 아이의 성향에 맞게 그때그때 부모가 잘 판단해야할 것 같다.

(아.. 이래서 육아가 어렵다니까 ... 해답은 있는데 정답은 없는..ㅜ,ㅜ)

 

 

끝으로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온 말을 빌리자면,

'많은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런 부모 덕분에 요즘 아이들은 못하는 게 없다. 영어도 잘하고, 악기도 다룰 줄 알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의 능력은 과거보다 향상됐는데,

아이들의 미래는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도대체 우리 아이에게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사랑만 받은 아이는 약할 수밖에 없다. 거절당하거나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을 잘 참지 못한다.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

부모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인지하여 그 역할 이외의 것은 아이 스스로 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 방법은 지금까지 말한 시련과 실패를 선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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