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파는 문구점

자유글 조회수 5872 추천수 0 2012.09.12 11: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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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로 시집을 와서 아는 사람도 없고 남편 출근을 하면 늘상 집에서 딸이랑 시간을 보내거나 가까운 공원에 나가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한창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엄마품에서 해방된 기쁨으로 현관문을 가리키며 밖으로 나가자고만 했다. 어떤 날은 가지런히 정돈된 신발들을 하나둘 끌고와 군함 같은 큼직한 신발속에 자신의 발을 넣어보기도 하고. 정작 바깥으로 나가면 몇걸음 떼지도 못하고 주저 앉으면서도 마냥 좋아라했다. 하루이틀 지나니 이젠 제법이다. 한발짝, 두발짝...뭐가 좋은지 혼자서 까르르 웃으며 박수도 치고. 이젠 엄마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브레이크 없고 목적지 없고 속도가 일정하지 않는 딸아이의 어설픈 운전(?) 솜씨에 엄마의 마음은 점점 타들어가고..

 

눈에 보이는건 다 신기하다. 알록달록 색깔도 이쁘고 음식점 앞을 지날때면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도 솔솔나고..운이 좋은 날엔 다정한주인 아주머니로 부터 간식거리도 하나 얻고.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가 귀엽다며 사탕발림 소리 한번 듣고..

 

서투른 걸음걸이로 참 많은 곳을 다닌것 같다. 그 많은 곳 중에 딸아이가 문턱이 닳도록 드다든 곳이 바로 문구점이다. 그땐 꽤 멀었을 거리였을거다. 몇걸음 걷다 쉬어가고 쉬어갔던곳. 지금은 5분도 안걸리는 거리니..참 많이 다녔다. 처음엔 구경삼아 잠깐 들러서 눈요기나 하고 ...그다음엔 색종이 한묶음 사서 나오고..이젠 단골이 되어서 사탕도 얻어 가지고 오고 하니.

 

문구점.

옛날엔 문방구라고 불렀는데. 문방구. 참 정겨운 이름인것 같다. 문구점은 약간 세련되고 신도시의 물을 먹은 느낌이랄까? 나이를 먹다보니 옛 이름이 촌스럽지만 추억이 남아있어 나에겐 따스하게 다가온다. 예나 지금이나 문구점 한켠에는 추억의 물건들이 한가득이다. 딸아이도 가끔 그런 물건들에 손이 간다. 요즘 아이들에겐 새롭고 낯선감이 있기에 호기심에 한번 다가가는것 같다. 알사탕 같은 투명한 구슬, 한때 유행했던 DDR게임기, 친구랑 우정 확인한다며 손가락 끝을 꾹 눌러 색깔을 확인하는 우정테스트기, 요리조리 돌려보는 큐드, 물속에서 고리에 링 끼우는 게임, 새총, 비비탄 총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요즘 아이들에겐 생소한 물건들..

우리 식구들은 가끔씩 함께 이런 놀이들을 즐긴다. 구슬치기도 하고 머리맞대고 큐브도 돌리고 링 끼우기도 하고.

 

며칠전 집 정리를 하다 곳곳에서 추억의 물건들이 하나씩 나온다. 딸아이의 놀이장소는 집 전체이기에 곳곳에서 찾게 된다.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놀잇감들이 정겹다.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이런 놀잇감들은 쳐다보지도 않을거다. 값비싼 교구에 웃음을 보이지.. 나 역시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좋은것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그런데 실제 그러한 모습들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가 의문스럽다. 한편으로는 부모의 욕심, 부모의 얼굴을 보이기 위한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부모의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끔은 이러한 옛 놀잇감을 구입하는것도 좋을듯하다.

 

오늘 저녁 아이들 손잡고 문구점에 한번 들러 추억을 담아보는건 어떨가요?

오손도손 둘러앉아 엄마아빠는 옛 코흘리개 시절로 돌아가고 우리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옛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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