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베이비트리 독자분들, 쌀쌀한 가을 바람에 감기는 안걸리셨나요?

요즘 페이스북에서는 <나에게 영향을 주었더 책 10권>이라는 놀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영향을 준 책 10권을 정리하고, 페친 열 명에게 물어보는 것이죠. 페친끼리 계속 이어가는 놀이이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놀이라 재밌는 것 같아요. 이런 걸 볼 때마다 왜 저는 베이비트리 독자들과 하고 싶은거죠? 하하. 그래서 제가 정리한  `내 인생의 책 열 권'을 적고, 딱 한 명 꼽아서 여쭙겠습니다. 그 분이 정리해주시고, 베이비트리의 다른 독자분를 또 지명해서 계속 연결 연결해보아요~~ ^^

 

1660429_818109631553755_5189855705434127836_n.jpg » 제가 어렸을 때부터 쭉 기록한 글짓기장,독서록입니다. 오랜만에 옛날 제 글씨를 보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 @양선아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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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이글을 보시고 나서 몇 분 동안이나 너무 오래, 그리고 복잡하게 고민하지는 아세요. 꼭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위대한 문학 저작만을 고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어떻게든 당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들을 고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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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
고아원 생활을 하는 주디가 힘든 여건 속에서도 씩씩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좋아서 재밌게 읽었던 소설. 편지 쓰기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 주디가 쓰는 편지들을 보며 편지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사랑스런 주디가 너무 좋아 한때 영어 이름을 주디로 쓰기도. 키 큰 남자에게 끌리는 것 보면 키다리 아저씨 탓인가. ㅋ

 

2. <가난한 사람들>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같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
이상하게 고아가 등장하는 작품들,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이 끌렸다. 러시아의 심리학자이자 소설가인 도스도예프스키의 매우 섬세한 심리적 묘사가 좋았다. <가난한 사람들> 역시 바르바라와 마카르의 편지 형식. 편지라는 장르에 많이 끌린 듯하다.

 

3.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전헤린과
<생의 한가운데><다니엘라> 루이제 린저

그때는 전혜린이 친일파 자식인 줄은 몰랐다.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했던 친구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좋아했던 전혜린이다. 그러다 책을 읽고, 그녀의 불꽃같은 삶, 열정적인 면에 이끌렸다. 전혜린이 번역한 루이제 린저의 작품도 덩달아 좋아했다.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은 어쩌면 전혜린과 린저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4. <삶과 지성에 대하여> 크리슈나무르티,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산에는 꽃이 피네> <무소유> 법정 스님 책과 같은 명상 또는 관조하는 책들

나는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왜 존재하는가, 타인과 자연과 나는 어떤 관계인가, 뭐 아주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떠오를 때 펴던 책들이다. 누런 때가 묻은 크리슈나무르티의 문고판 책, 촌스런 표지의 명상록이 여전히 책꽂이에 꽂혀 있다. 법정 스님의 단순하고 소박하고 절제하는 삶을 동경했다. 그러나 꼭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다.

 

5. <논어><맹자><명심보감> <장자> <채근담> 과 같은 동양의 고전

어렸을 때 나에게 가장 영향을 줬던 사람은 막내 이모. 책을 좋아한 이모는 내 생일 선물로 책을 꼭 사줬다. 그 중 하나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런 책들. 군자로서의 삶, 선비로서의 삶, 지식인으로서 삶 이런 것들이 담겨 있었다. 모름지기 나는 군자가 돼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풋. 그런 생각들이 나를 열심병에 걸리게 만들고, 규범과 도덕에 꽉 메인 인간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읽은 지 오래돼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듯하다. 중년의 나이에 꼭 논어, 맹자 등을 다시 읽어보라는데 읽어봐야지.

 

6. <희망의 불꽃><위기의 학교><왜 교육은 역사를 불행하게 하는가> 교육 관련 서적
내게 당신의 올해의 책을 꼽으라면 나는 조너선 코졸의 <희망의 불꽃> 을 꼽겠다. 관련 서평은 http://babytree.hani.co.kr/?mid=media&amp;category=57393&amp;document_srl=185368

<위기의 학교>는 기자가 탐사보도로 펴낸 책. 교육 시스템과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교육 정책을 둘러싼 각 행위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해 시리즈로 내 보낸 기사. 읽으면서 ‘나는 도대체 언제 이런 기사를 쓸 수 있단 말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한겨레 탐사보도 연구모임에서 이재훈씨가 추천해서 읽어본 책. 탐사보도 연구를 열심히 했는데, 언제쯤 제대로 된 탐사보도를 할 수 있을지...

존경스러운 전성은 선생님의 교육 관련 3부작들은 교육과 학교, 교육 정책에 대한 개념조차 잡히지 않았던 내게 대충 눈을 뜰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 책이다. 관련 기사는 http://babytree.hani.co.kr/?mid=media&amp;category=57393&amp;document_srl=163811


http://babytree.hani.co.kr/?mid=media&amp;category=57393&amp;document_srl=131218

 

7.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불안> 등 알랭드 보통의 책들

알랭드 보통의 책들은 너무 재밌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것들에 대한 핵심적인 통찰력, 그리고 그것을 서술하는 방식이 정말 재밌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불안에 대해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구나... 사회학을 전공한 내게는 알랭드 보통은 또 한명의 사회학자로 보인다.

 

8.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최인철 <상처 떠나보내기><대한민국 부모> 이승욱 등 심리학자, 상담학자, 정신분석학자의 책들

나는 사람의 마음과 감정에 관심이 많다. 구체화되고 형상화되지 않지만, 우리 인생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은 심리학의 기본적인 개념들과 재밌는 심리학적 연구 결과들을 알 수 있어 좋았다. 베이비트리 필자인 이승욱 선생님의 책 <상처 떠나보내기>를 보면서는 밤새 눈물을 질질 흘렸고, <대한민국 부모>를 보면서는 가슴이 서늘해져 도대체 한국의 부모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말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부모 관련 평은 http://babytree.hani.co.kr/?mid=media&amp;category=57393&amp;page=3&amp;document_srl=77601

 

9. <하루 정리 15분의 힘><심플한 정리법> <까사마미식 수납법> 등 정리 관련 서적

나는 정리 꽝 여자다. 구체적인 생활 능력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남편에게 정리 좀 하라는 잔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나는 정리를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는 노트 정리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고, 지금도 일기며 다이어리며 각종 블로그며 에스엔에스까지 글로 정리하는 것은 즐긴다. 구체적 생활에서 정리도 잘하고 싶었다. 동기부여를 위해 읽은 책들이 정리 관련 책들. 정리를 잘하면 어떻게 인생이 바뀔 수 있는지, 정리가 왜 중요한지,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들은 내게 동기 부여를 강하게 했다. 과거보다 조금은 정리를 할 줄 아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중. ^^


10. <서 있는 여자> 박완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또 하나의 문화에서 나온 책들 <글 읽기과 삶 읽기><여성의 몸, 몸의 문화정치학>

결혼제도와 이혼한 여자의 삶,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해보게 만들어준 박완서의 서있는 여자. 그 뒤로 박완서씨의 책은 찾아 읽게 됨.

건강 관련 취재를 하면서 여성의 몸과 여성의 마음 건강 관련해 취재하다, 또 베이비트리 필자 이현주 한약사님의 소개로 알게 된 크리스티안 노스럽. 마음과 몸이 별개가 아니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 알게 됨.

또 하나의 문화에서 나온 책들은 대학 때 많이 읽음. 여성주의가 무엇인지, 또 여성을 둘러싼 문화적 맥락, 정치적 맥락에 대해 알게 됐다.

 

그 외 <장길산>은 장편 소설 중 가장 재밌게 읽었고(마치 무협지를 보듯이), 한홍구 선생님의 <특강><대한민국사> 등은 최근 의식적으로 현대사를 알아겠다는 생각에 읽은 책. 역사에 대한 지식도, 관점도 현격하게 부족한 나는 앞으로 역사 관련 서적을 좀 더 많이 접해야할 듯. 추천해주실 만한 역사 관련 서적 있으면 기꺼이 추천 받아 읽어보겠음.


또 최근 관심이 생긴 책은 공간에 대한 책들. 아마도 구본준 선배의 <마음을 품은 집>을 본 이후부터 모든 건물에는, 모든 공간에는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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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그럼 제가 궁금한 분은!!!

요즘 최고 인기글을 기록하신 `하마 육아'를 쓰고 계시는 `빛나는 여름님'!!!

'빛나는 여름'님의 `내 인생의 책 열 권'이 궁금하옵니다.

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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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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