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 잠든 후에 귀가해서 보니,
베이비트리에서 보낸 온 우편물을 개똥이가 맘대로 개봉했더군요.
당연히 제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빠는 멋진 악당>
32개월 개똥이에게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지맘대로 개봉한 개똥이는 바로 아빠를 붙잡고
수차례 반복해서 책을 읽어 달라고 했답니다.
아침에도 눈뜨자마자 저한테도 책을 읽어 달라고 하더군요.
(항상 그런것은 아니고, 가끔 그럴때가 있습니다)
읽어 보니,
선생님이 숙제로 내 주신 '아빠의 직업'을 알아 보기 위해
몰래 아빠 차를 타고, 아빠 뒤를 쫓아 가 보니,
체육관에서 멋진 '정의의 사도'를 상대로 바퀴벌레 마스크를 쓰고 싸우는 악당이 아빠였습니다.
정의의 사도가 이기고, 모두가 환호할때 꼬마는 눈물을 흘립니다.
(이 대목에서 울컥 저도 목이 메었습니다. ㅠㅠ)
일상으로 돌아온 아빠에게 "아빠는 악당이야!" 외치지만,
아빠는 즐거워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악당이 없으면 정의의 사도가 할 일이 없잖아?
아빠는 모두들 위해 열심히 악당 역할을 한 것뿐이야"
꼬마는 일기를 씁니다.
'우리 아빠 직업은 악당입니다.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우리 아빠 같은 악당이 되고 싶습니다.'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우리 아빠 같은 악당이 되고 싶습니다...
긴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