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베이비트리의 배려로 권오진님의<아빠학교>를 받아서 읽었습니다.
처음 제목만 봤을때는 아빠가 다니는, 아빠를 위한 학교로 이해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펼쳐보니 <아빠학교>는 이런거였습니다.
. 집 = 학교, 아빠 = 교장 = 교사, 아이 = 학생
베이비트리 관계자께서는 '아빠더러 읽으라 하세요' 했지만,
직장맘인 저의 경우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기는
보통의 아빠와 다를바가 없어서 그런 관점에서 읽었습니다.
아빠와 아이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 무인도 체험에 참가해서 음식을 모두 수거 당한 상태에서
"아빠가 먹을것 좀 구해올게" 하고 본부에서 음식을 받아서 아이에게 가는 것.
. 서바이벌 게임에서 아빠는 아이가 죽을때까지 죽지 않고,
아이를 보호하는 총알받이가 되는 것.
. 연어 잡기 게임에 참가해서 아이만 먼저 투입 시킨 후
아이가 번번히 실패 하고 있을때, 아빠가 투입되어
단박에 아이의 양팔에 우람한 연어를 안겨 주는 것.
등등
그중에 저는 원격놀이를 응용 해 봤습니다.
예전에는 '띵~똥'하는 초인종 소리에 '아빠~~~'하고 달려 나갔지만,
요새는 각자 알아서 띠띠띠띠 비밀번호를 누르고 소리소문 없이 집으로 들어오니,
그런 풍경이 사라졌지요.
하여, 저는 집근처 전철역에 내려서 전화를 했습니다.
"개똥아~ 엄마야. 엄마 집에 다 왔어요. 기다려요"
아이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아이는 8시 전후가 되면 "엄마한테 가요" 하더니,
며칠 후 "엄마 마중 가요"까지 구사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마중나오려는 그 시간에 제가 아직 회사에 있는 경우입니다.
아직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엄마 마중 나가자는 아이를 달래느라 애먹고 있는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을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퇴근이 늦어지면 아이는 집 현관문 앞에 앉아 엄마를 기다리기도 하고,
아이의 성화에 못이긴 친정엄마와 아이가 아파트 현관 입구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전철역에서 집으로 가는 동안의 설레임을 선물하려던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아이의 마중이 기쁘고 행복하기만 한것도 아니었습니다.
재회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이는 "안아조" 하면서,
유모차를 마다하고 안고 집까지 걸으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살짝 공포스럽까지 합니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마중은 최근의 저녁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때로는 마음이, 때로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지만,
"엄마~~~!!!!!!!" 큰소리로 부르며 안겨오는 아이가 있어 행복합니다.
요새는 비도, 눈도 안오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환상적인 날씨 아니겠습니까. 적어도 저녁에는 :)
이제 이 책을 남편에게 넘겨야 겠습니다.
남편은 이 책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들 것인지,
남편이 만들어 가는 <아빠학교>는 어떤 학교 일지 궁금합니다.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