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육아’라는 제목을 보고 바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제목이 웃프기 그지없어 신청해봅니다.’라구요. 전투육아라는 표현은 웃긴데 실질은 전혀 웃기지 않은...하하. 필자의 의도와는 달리 저는 이 제목을 ‘육아는 전투와 다름없다’라고 해석했어요.(필자는 하루에도 수천번씩 바뀌는 자신의 마음이 전쟁인 것 같아 제목을 전투육아라고 지었답니다) 보통 ‘육아는 전쟁이다’라는 말을 많이들 하니까요. 아이는 ‘예측불가한 상황’이라는 폭탄을 던지는 존재이며, 나는 그 폭탄을 맞고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존재랄까..저도 엄마가 되고부터는 씻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제때 화장실조차도 못갔으니까요. 첫째를 낳고 복직했을 때 처녀때보다 날씬해진 저를 보고 사람들이 깜짝 놀랐더랬죠. 복직해서는 다시 피둥피둥. 그러다 둘째를 낳고서 얼마전 다시 ‘마르고 탄력없는 몸매’로 복직을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질문에 한결같이 대답하고 있습니다. “애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이렇게 되더라”구요. 하하. 처음느낌 그대로 이 책은 정말 웃프기 그지없었답니다. 웃지만..웃는 이유는 그 고단함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거든요. 웃지만...웃는 이유는 그 황당함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거든요. 하하. 그러다가 뒤에서는 진한 감동 때문에 진정 뭉클해진답니다. 크흡.
블로그 글을 책으로 엮은 거라 술술 넘어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책의 절반정도 까지는 몰입하기가 힘들었어요. 공감가는 내용이긴한데 첨에는 표현이 과해서 그런지 재밌게 읽을 법한 내용도 무심히(조금은 냉담하게) 지나가게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그런 표현들이 눈에 익으니 어떤 글들은 너무 재미지더라구요. 딸아이가 오빠랑 베란다에서 화분에 흙을 파내고 노는 장면에서는 너무도 내추럴하게 M자로 앉은 딸램의 자세하며, 시꺼매진 발바닥 클로즈업에 엄마의 울부짖는 효과음에 버스에서 정말 배가 찢어지게 웃어버렸어요. 이렇게 미친 듯이 웃으며 책장을 넘기다가....
문득문득 짧은 글에 한참을 머무르게 되는, 뒤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게 되는 그런 페이지들이 있어요.(많아요.^^)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차분하게 평화로워지는 그런 글과 그림이요. 가장 인상깊었던 하나만 소개하자면 ‘내 새끼’란 제목의 글이 있어요. 그림은 엄마 손 위에 아이의 작은 손이 따뜻하게 포개어져 있는 그림이에요. 글은..“모르고 살았다면 모를까, 알고 나니 이걸 몰랐다면 어찌 살았을까 싶지.” 아이들의 뽀송뽀송한 살냄새, 포근한 그 느낌은 그 자체로 그냥 사랑이잖아요. 회사에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서면 전 첫째한테 “엄마 오늘 힘들었는데 치료 좀 해줘”라고 해요. 그럼 첫째가 저를 꼭 안아주면서 “나한텐 사랑이 많으니까”라고 말해주곤 하구요. 그때는 정말 ‘치유’를 받아요. 이런 느낌을 알고 나서는 정말...없으면 못살 것 같죠.
개인적으로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었어요. 저는 당최 시간이 나질 않더라구요. 아이가 잘 때는 집안일 하랴, 깨어있을 때는 같이 놀면서 뒤치다꺼리 하랴...그러다 보면 컴퓨터로 하는 은행일도 시간을 쪼개서 하기 일쑤였거든요. 그런데 이런 화려한(?) 그림과 속깊은 글을 남길 시간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애도 둘인데... 그러다 든 생각이 ‘아, 이 엄마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푸는 거구나’였어요.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운 찰나를 포착해서 미소와 함께 남겨두는 것.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 이런 의미 때문이겠구나 싶더라구요. 이런 기록들은 아이들에게도 정말 큰 선물이 될 것 같구요. 그런 점에서 저는 참, 엄마로서 부끄럽고 미안하네요. 하하.
저자는 현 블로그를 쭉 운영하다가 나중에 손자손녀 블로그로 전향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까지 유쾌발랄한 글을 길~게 많이 볼 수 있겠어요. 하하. 즐거운 시간 선물해주신 저자와 베이비트리 운영진께 감사드립니다~~^^